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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순간 그가 걸어온
내공 있는 인생

이연복 셰프

글 · 한율   사진 · 박시홍

셰프테이너의 전성시대를 이끈 이연복 셰프는 ‘셰프들이 존경하는 셰프’로 꼽힌다.
‘장인’, ‘진짜 대가’를 향한 존경심이다.
‘중화요리의 대가’라는 타이틀을 얻기까지 이연복 셰프에게는 수많은 시련과 고난이 있었다.
역경을 이겨낼 수 있었던 건 일에 대한 끝없는 애정과 열정,
그리고‘내 요리만큼은 내가 반드시 지킨다’는 신념 덕분이었다.

  • #이연복
  • #중식대가
  • #목란

Q. 안녕하세요! <with IBK> 독자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이연복 셰프입니다. 저는 지난 50여 년 동안 중화요리를 전문으로 해왔어요. 최근에는 다른 사업 분야에 도전하기 위해 많은 것을 배우고, 아이디어를 구상하며 준비 중입니다. 덕분에 그 어느 때보다 재밌고 즐거운 일상을 보내고 있어요.

Q. 13세 배달 소년에서 중화요리의 대가가 되셨습니다. 요리를 시작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렸을 때 가정 형편이 너무 어려웠어요. 생계가 여의찮아 학업을 계속 이어 나가기 힘들었어요. 집안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돼보자는 생각으로 배달을 시작했죠. 어렸지만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마음이 컸어요. 어느 날 중국집 직원에게 “여기에서 누가 가장 돈을 많이 벌어요?”라고 물었는데, “주방장”이라고 하더군요. 그 대답을 듣고 앞으로 주방장이 돼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제가 최초로 주방에 들어간 게 열네 살 때였어요. 설거지, 채소 다듬기 등 허드렛일부터 시작해 주방일을 하나하나 배워나갔던 게 시작이었어요.

Q. 중식의 대가가 되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고, 어떤 마음으로 극복하셨는지 궁금해요.

26살에 축농증 수술을 했는데, 수술 후유증으로 후각을 잃었어요. 그때 정말 많이 힘들었어요. 요리사 생명에는 너무나 치명적이었으니까요. 요리를 그만둘까도 생각했지만, 요리 말고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주어진 상황을 극복하자고 마음먹었고, 미각을 예민하게 발달시키는 방법밖에 없었어요. 이후로는 세 가지 원칙을 지금까지 철저히 지키고 있어요. 담배 안 피우고, 과음 안 하고, 아침 안 먹는 것이에요. 아침을 먹고 배부르면 음식의 간을 정확히 볼 수 없고, 과음과 흡연을 하면 다음 날 몸과 마음이 탁해지고 입이 텁텁해지기 때문이에요.

Q. 일을 하다 보면 보람과 성취감을 느끼게 되는 순간도 많은데요. 셰프님에게 가장 보람찼던 순간을 꼽는다면요?

요리하는 사람은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해요. 제가 만든 요리를 드시고 손님들이 감동할 때가 가장 보람이 느껴지죠. 좀 더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는다면 JTBC의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하고 있을 무렵, 광고를 찍고 받은 모델료로 아내에게 자동차를 선물했던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내 능력으로 아내에게 좋은 선물을 했구나!’ 싶어 내심 뿌듯했죠(웃음).

Q. 요리의 맛뿐만 아니라 장사에 대한 확고한 철학도 지니고 계신 것 같아요. 셰프님만의 장사 철학이 있다면요?

나만 할 수 있는 특별한 것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남과 다를 것 없는 비슷비슷한 맛이라면 손님들이 굳이 찾아오지 않아요. 중식의 경우, 모든 것을 다 잘할 수 없어요. 그중에서 서너 가지만 잘해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요. 중요한 건 무엇이 됐든 남과 다른 나만의 독창성이 들어간 특별한 메뉴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에요.

‘내 요리만큼은 내가 지킨다’라는 신념을 단 한 순간도 놓지 않았어요. 그래야만 제가 품고 있는 자부심을 지켜갈 수 있으니까요.

Q. 5월호 주제는 ‘자존심’입니다. 셰프님이 꼭 지키는 신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50년 정도 중식의 외길을 걸어왔으니 제 마음속에는 중식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요. 중식에 있어서는 남들에 비해 월등해야 한다는 생각도 해요. 이를 위해 저는 매 순간 정말 최선을 다해요. ‘내 요리만큼은 내가 지킨다’라는 신념을 단 한 순간도 놓지 않았어요. 그래야만 제가 품고 있는 자부심을 지켜갈 수 있으니까요. 때로는 힘에 부칠 때도 있어요. 그러면 저는 제 이름을 부르면서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건네요. “연복아! 네가 이것도 못 하면 다른 사람들과 다를 게 뭐가 있어. 너는 할 수 있어! 반드시 할 수 있어!”라고 몇 번을 되뇝니다. 무슨 일이든 자신을 믿고 실행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Q. 레시피 순서대로 음식을 할 때 가장 완성도 높은 요리가 나오듯, 인생도 레시피처럼 정해진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분들을 위한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인생을 사는 방법이 정해져 있다면 마음은 편하겠지만, 재미나 설렘은 없을 것 같아요. 요리할 때도 레시피대로만 하면 맛은 보장되겠지만, 새롭고 독창적인 음식이 나오기는 힘들겠죠? 인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때로는 정해진 길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닌, 다른 방향의 길이나 생각해보지 않았던 길로 가보는 것도 꼭 필요한 것 같아요. 그 시간을 통해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내가 가진 또 다른 재능은 무엇인지를 발견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러다 보면 때로는 실패나 좌절의 순간을 맛보기도 하겠죠. 중요한 건 그 시기를 어떻게 견뎌내고 이겨내느냐에 있다고 봐요. 어렵고 힘든 순간도 결국은 인생의 소중한 밑거름이 되더라고요. 중요한 건 자신을 지켜나가는 굳건한 마음이에요. 이 또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다 보면 자신만의 내공이 생길 거예요.

Q. 셰프님의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해요.

지난 50년을 정말 쉼 없이 달려온 것 같아요. 열심히 노력한 만큼 많은 것을 이루었고,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어요. 한편으로는 어깨와 팔목에 직업병도 얻었죠(웃음). 이제는 나이도 있으니 건강을 살피고 여행도 다니면서 조금은 쉬엄쉬엄 즐기면서 일하고 싶어요. 하지만 무슨 일을 하든지 최선을 다하는 마음은 앞으로도 변치 않을 거예요.

이연복 셰프가 <with IBK> 독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IBK기업은행은 제가 유일하게 거래하는 은행이에요. 오래전 매장을 시작할 때 IBK기업은행에서 여러 가지 큰 도움을 주셨어요. 그때 느꼈던 감동을 저는 여전히 기억하고 있어요. 제게 IBK기업은행은 옆집 친구 같은 존재입니다. 언제 가도 정감과 친근감이 느껴져요. 거래하는 지점 직원분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요. 좋은 친구 같은 IBK기업은행, 항상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이연복 셰프

대한민국 중식 셰프이자 중국 요리 전문점인 목란의 오너셰프다. 1977년 사보이 호텔에서 근무했으며, 1980년 주한 타이완 대사관 주방장을 역임했다. <신상출시 편스토랑>, <한국인의 식판>,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등에 출연하며 요리의 재미를 알려주고 있다.

IBK가 간다!

하남데이터센터이전추진단 김정훈 과장과 남대문지점 고인실 대리가 이연복 셰프에게 물었습니다.

Q. 한 TV 방송 프로그램을 보니 막내 직원과도 수평적인 관계로 일을 하시더라고요. 제가 생각한 주방의 위계질서와는 매우 달라서 인상적이었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으실까요?

A. 여러 사람이 함께 일하는 공간은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누구나 즐겁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일하고 싶지, 살벌한 분위기에서 누가 일하고 싶겠어요(웃음)! 사람 간의 관계가 편하고 즐거우면 일하는 공간이 즐거워지고, 일하는 공간이 즐거워지면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와요. 아이디어를 수용하고 발전시키는 능력도 높아지고요.

Q. 중식 중에서 셰프님의 매우 중요한 손님에게 대접할 수 있는 요리를 추천해주신다면요?

A. 먼저 손님이 고기를 좋아하는지 해산물을 좋아하는지 파악해야 해요. 내가 정성껏 만들어서 대접했는데, 손님의 취향에 맞지 않으면 서로 곤란하잖아요. 만약 고기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동파육을 만들어 드릴 것 같고, 해산물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전가복이나 팔보채를 대접해 드리겠습니다. 특히 다양한 식재료가 들어가는 팔보채는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음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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