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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팅 앱’이 가져온
새로운 문화
디지털 줄서기로
똑똑하게 기다리는 법

글 · 편집실

원하는 곳을 방문하려는데 사람이 많아 대기를 해야 할 때. 줄을 서지 않고 똑똑하게 기다릴 수 있다. 유명한 맛집, 인기 많은 팝업 스토어, 사람 많은 놀이동산 그리고 은행까지.




웬만한 곳에는 ‘원격 웨이팅 앱’

오랜만에 나온 나들이, 유명한 맛집에 가봤더니 얼핏 봐도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대기 줄에 포기한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지루하게 내 차례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기에. 이러한 불편함을 없애고자 효율적인 줄서기를 가능하게 하는 스마트폰 앱이 우리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졌다. 일명 ‘원격 웨이팅’ 앱으로 식당, 백화점, 팝업 스토어 등 요즘 웬만한 곳에서는 줄을 서지 않고, 앱을 통해 원격으로 줄서기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원격 웨이팅’ 앱을 설치하고, 자신의 휴대폰 번호와 이용 인원을 입력하면 자신의 차례가 왔을 때 안내를 해준다. 덕분에 식당 문 앞에서, 입구 앞에서 직접 기다릴 필요 없이 본인이 있는 곳에서 스마트폰으로 ‘디지털 줄서기’, ‘똑똑한 줄서기’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똑똑한 줄서기의 보상

웨이팅 앱의 선두 주자라고 할 수 있는 ‘캐치테이블’ 앱은 월간 순 이용자 200만을 돌파, 같은 종류의 웨이팅 앱인 ‘테이블링’ 또한 115만을 기록하는 등 소비자들이 활발하게 앱을 사용하고 있음이 보였다. 이러한 똑똑한 줄서기에 사람들이 반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똑똑한 줄서기를 통해 얻는 보상, 바로 ‘시간은 곧 금’이라는 소비자들의 가치관을 충족시켜준 것이다.
웨이팅 앱이 없던 시절, 서비스 이용을 원하는 곳의 식당, 매장 등에 대기 줄이 있다면 그 자리에서 하염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조금이라도 줄을 이탈하면 자리를 뺏길 수도 있기에 공간적 제약은 물론 대기하는 시간만큼 시간적 제약도 존재했다. 이렇듯 줄 서는 기다림은 체력적으로, 감정적으로도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원격웨이팅’ 앱을 통해 그 자리에서 꼼짝없이 기다리는 줄서기가 아닌 ‘디지털 줄서기’가 가능해지자 이용자들은 대기하는 시간 동안 다른 곳을 방문하거나, 다른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즉, 시간적·공간적 제약이 없어지면서 지루하기만 했던 대기 시간이 자신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행복한 시간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또한 무한 기다림 대비 이용한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소비자들은 심리적으로 불만을 느끼게 되는 경향이 있다. ‘이만큼이나 기다렸는데...’라는 원망의 소리를 줄이기 위한 스스로의 방안으로 ‘웨이팅 앱’을 누르게 되는 것. 바쁜 현대사회에서 시간을 허투루 소비하고 싶지 않은 심리, ‘시간은 곧 금’이라는 소비자들의 가치관, 시간 대비 성능이 중요한 ‘시성비’의 일환으로 소비자들은 ‘원격 웨이팅’ 앱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게 됐다.






고객도 좋고, 사장님도 좋은

소비자들의 심리를 파악하여 욕구를 충족시켜준 ‘원격 웨이팅’ 서비스. 이러한 서비스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서비스를 활용하는 곳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원격 웨이팅’ 앱을 통해 예약받은 식당에서는 예약금을 사전에 받아 ‘노쇼’를 방지할 수 있기에 원활한 예약관리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백화점에서는 ‘원격웨이팁’ 앱이 ‘효자’ 노릇을 하고 있었는데, 백화점 내 인기 많은 식당 혹은 팝업 스토어를 가기 위해 ‘원격 웨이팅’ 앱을 이용해 대기를 걸어 놓고, 자신의 차례가 올때까지 대기를 하는 동안 백화점 곳곳을 돌아다닐 수 있기에 인근 매장 매출이 함께 상승하는 효과가 일어난 것이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실제로 고객들이 웨이팅을 걸어 놓은 매장과 인접한 곳의 매출이 최대 7배까지 상승했고, 웨이팅 후 이동하는 과정에서 인근 층 매출이 발생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앱을 통해 입장 시간을 원격으로 알려주니 고객이 더 많은 시간을 쇼핑에 할애하게 되고, ‘아이 쇼핑’이 실구매로 이어지는 효과를 톡톡히 보게 된 것이다.






들어봤나, ‘0차’ 문화

이러한 웨이팅 앱 확산에 따라 MZ세대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0차’ 공간이라는 새로운 문화 트렌드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방문하려는 식당, 백화점, 팝업 스토어, 카페 등 핫플레이스에 웨이팅 앱을 통해 대기를 걸어 놓고, 다른 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원래 주목적이었던 핫플레이스를 1차 약속으로 정해놓고, 대기를 하면서 어느 곳에서 어떻게 시간을 보낼지, ‘0차’ 공간을 미리 찾아보는 것. 실제로 웨이팅 앱을 활용한 가게에서는 인근 매장과 협업을 통해 대기 시간 동안 어디서 시간을 보낼지 ‘0’차 공간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러한 ‘0’차 공간으로 인해 백화점 매출이 상승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인근 매장의 매출이 올라가는 효과가 나타나게 되는 것이고, 핫플레이스 주변 상권을 더욱 활발하게 하여 지역 상생 효과까지 기대가 되는 현상이다.




점점 더 넓어지는 ‘원격 웨이팅’ 앱 시장

식당, 백화점뿐만 아니라 오랜 줄 서기가 기본인 놀이동산에서도 일찌감치 ‘원격 웨이팅’ 시스템을 도입해 인기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장시간을 허비해야 하는 이용자들의 불편을 줄였고, 은행에서도 영업점 방문 예약 서비스를 도입하여, 고객이 모바일 앱이나 인터넷으로 은행 지점별 대기 인원을 확인하고, 번호표를 미리 뽑아 실시간으로 대기를 확인해 기다림 없이 은행을 방문할 수 있게 하였다.
여러 장점과 효율성이 있음이 증명된 ‘원격 웨이팅’ 앱 시장은 식당 예약, 웨이팅 서비스뿐만 아니라 주변 맛집 제공, 커스텀 케이크 주문, 와인 배송 등 다양한 방면으로 서비스 영역을 넓히는 모습을 보여주며, ‘디지털 줄서기’에 큰 호응이 있는 만큼 관련 IT를 기반한 웨이팅 문화는 점점 더 다양하고 빠르게 확산하는 추세다.
웨이팅 문화는 젊은 세대들만이 누리고 있는 문화가 아니다. 시니어 소셜벤처 ‘임팩트피플스’가 조사한 신중년의 웨이팅 앱 이용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62.7%가 ‘웨이팅 앱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웨이팅 앱 사용 이유 및 만족하는 요인으로는 56.2%가 ‘예상 대기 시간/순서를 알 수 있다’라고 답했다. 내일 저녁 약속이 있다면, 스마트폰을 꺼내 ‘원격 웨이팅’ 앱을 통해 맛집을 찾아보고, 앱을 이용해 웨이팅을 걸어보자. 그리고 대기 시간 동안 근처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다가 차례가 됐다는 알림이 오면 바로 입장을 하자. 앞으로 똑똑한 줄서기는 필수일지도 모른다.




참고 ‘선착순 줄서기 그만’...웨이팅앱으로 유명 맛집도 편하게 이용, 조세일보, 2023.02.05.
Z세대가 ‘웨이팅 앱’을 똑똑하게 사용하는 법, 대학내일, 2023.03.17.
4060신중년 10명 중 6명 “웨이팅 앱 경험 있어”...‘나우웨이팅’ 가장 많이 이용, 서울경제, 2023.0 3.21.
웨이팅의 시대, 기다림은 어떻게 문화가 됐나, 성대신문, 2023.05.30.
“줄서지 말고 쇼핑하세요”...‘이 앱’ 썼더니 매출 20%나 늘었다는데, 매일경제, 2023.10.22.
‘웨이팅 앱’으로 아낀 시간, 어디에 쓰려는 걸까?, MADTIMES, 2023.12.03
영역 넓히는 ‘웨이팅 앱’ 캐치테이블...이제 ‘와인 배송’까지, 매일경제, 2023.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