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 디톡스란 ‘행복, 쾌감’ 호르몬으로 불리는 도파민 분비를 인위적으로 자극하는 스마트폰 콘텐츠 혹은 스마트폰 사용 자체를 줄이는 것을 가리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작년 3월 발표한 ‘2022년 디지털 정보격차, 웹접근성,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 참여자의 74%가 우리 사회의 스마트폰 과의존 문제를 우려했다.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디지털 피로도뿐 아니라 도파민 중독을 호소하는 이들이 느는 것도 당연지사다. 실제로 뇌에 끊임없는 자극을 주는 탓에 ‘도파민 기계’로 통하는 대표 숏폼 콘텐츠 ‘틱톡’에서는 도파민 디톡스(#Dopaminedetox)가 인기 키워드로 랭크됐으며, 관련 영상 조회 수 역시 점차 늘고 있다.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도파민은 성취나 쾌락 등 즐거움을 느낄 때 나오며, 의욕과 활기의 원천이다. 그런 만큼 부작용이 만만치 않은데, 도파민이 지나칠 경우 뇌는 더 강력한 쾌락과 자극을 찾게 되고 부족할 경우에 무기력감, 우울감에 시달리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다. 스마트폰이 등장한 후로 줄곧 도파민에 대한 문제 의식이 거론돼 왔다. 미국스탠퍼드대학교 의대 교수이자 중독치료센터를 이끄는 정신과 의사인 애나 렘키의 책 <도파민네이션>은 국내에서 발간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서점의 인문 서적 인기코너에 올라 있다. 렘키 교수의 “디지털 세상의 도래는 사람들이 받는 여러 자극들에 날개를 달아주었고, 스마트폰은 특히 컴퓨터 세대에게 쉴 새 없이 디지털 도파민을 전달하고 있다.”는 말은 특히 되새겨봄직하다.
쾌락 과잉의 시대인 오늘날, 쏟아지는 콘텐츠에 지친 이들이 찾아낸 대안은 이렇다. 틱톡 동영상을 비롯해 자신에게 쾌락을 주는 여러 자극제를 일정 기간 끊고, 점차 기간과 종류를 늘려가는 것이다. 실제로 <나 혼자 산다>에서 스마트폰 중독을 진단받은 코드쿤스트가 10시간 디지털 디톡스에 도전한 것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젊은 세대, 특히 청소년 사이에서 소비 확산세가 있는 숏폼 동영상은 도파민 과잉의 대표적 매체라고 할 수 있다. 틱톡, 유튜브 숏츠 등 짧은 동영상을 소비하는 것이 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는 중이다. 이와 같은 콘텐츠들이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주의집중력의 시간을 줄인다는 점이 우려스러울 뿐이다.
‘도파민 단식’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있는데, 전자기기를 아예 보지 않는 것은 식사, 음악, 운동 등 일상의 많은 부분을 제한하기에 적절치 않다. 또 뇌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도파민을 완전히 제거하기란 쉽지 않다. 우선, 짧은 주기의 스마트폰 금욕을 시도해보자. 온라인을 통해 자신의 디톡스 경험과 효과를 공유하는 것도 방법이다. SNS를 오히려 도파민 디톡스의 도구로 활용하는 식이다. 목표를 정하고 디톡스 도전에 따른 생활 습관과 변화를 기록하는 것도 중요하다. 작은 성공의 경험이 쌓인다면 분명 성취감으로, 훨씬 건강해진 삶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 스스로 해냈다는 느낌이 주는 도파민을 도구 삼아 도파민 중독을 이겨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