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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장수를 완성하는
소식좌의 건강법

장민욱뇌비게이션
장민욱 원장
글 · 백미희   사진 · 김성재

소식을 하면 노화를 일으키는 활성산소의 생산이 줄어든다. 중년기에는 평소 식사량의 20%를 줄이면 유방암과 대장암 같은 대표적인 대사질환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이고, 혈관 건강까지 지킬 수 있다.




Q. 평소 신경과 전문의로서 소식과 장수의 연관관계를 자주 언급하셨는데요. 소식이 장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싶습니다.

A. 그동안 ‘오래 사는 데 어떤 조건이 필요한가’에 대한 연구는 다양하게 진행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연구는 항상 식생활 문제로 귀결됩니다. 오래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먹어야 할까요? 90~100세까지 사는 분들을 관찰하면 비만인 사람도 없습니다. 평상시에 식습관을 절제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죠. 그리고 이런 연구를 통해 활성산소에 대해 알게 되었죠.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에너지가 대사되면서 세포마다 전달됩니다. 이 에너지가 세포 안에 있는 미토콘드리아에서 대사되면서 세포가 활동하거든요. 이 대사 과정에서 활성산소가 나타나게 되는데, 이것이 적절하게 결합하지 않고 남아돌게 되면 우리 몸을 돌아다니면서 DNA를 파괴하게 됩니다. 그러면 세포 분열 과정에서의 한계가 빨라집니다. 이 활성산소의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의 대사량을 줄이는 게 관건이고, 그 방법이 바로 적게 먹는 것, 소식입니다. 적게 먹고 적게 써야 장수할 수 있는 것이죠. 장수와 소식의 관계에 대한 연구가 인간과 같은 포유류인 쥐나 유인원인 원숭이를 대상으로 진행된 바 있는데요. 20~30년씩 오랜 세월에 걸쳐 연구가 진행됐고, 그 결과가 2010년대에 들어서며 발표됐어요. 결과를 보면, 식이를 제한했을 때 더 오래살고, 노화도 느리고 암 발생률도 줄어듭니다. 혈관질환의 발병률도 줄어들고요. 그래서 2010년대 이후, 그러니까 최근 15년 사이, 소식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 거고요. 결론적으로 장년기에서 노년기로 넘어가는 시기에 소식을 하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평생 소식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고요. 최근에는 45세 이전까지를 청년기, 45세부터 65세까지를 중년기, 65세 이후를 장년기, 85세 이후를 노년기라고 보고 있거든요. 청년기까지는 활발하게 에너지 대사를 만들어서 근육량을 확보하고 골밀도를 높이고 기초적인 체력을 확보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청년기를 지나서 중년기를 거쳐 장년기로 접어들게 되면, 에너지 사이클의 크기를 줄여야 합니다. 적게 먹고 적게 쓰는 거죠. 젊었을 때는 많이 먹고 많이 쓰는 사이클이었다면 점점 이 사이클의 원을 줄여가면서 장수할 수 있는 기본틀을 갖춰가는 거죠.

Q. 소식이라고 무조건 적게 먹는 게 좋은 건 아닐 것 같은데요. 건강한 소식을 하려면 식사량을 어느 정도 줄이면 좋을까요?

A. 성인 남성은 평균적으로 2,500kcal 정도 섭취합니다. 여성은 2,000kcal 정도 섭취하고요. 그런데 지금 내가 먹고 있는 양에서 약 20% 정도를 줄이게 되면 한 6개월 정도 만에 10% 정도는 체중감량을 하실 수 있거든요. 그렇게 다이어트에 성공한 상태에서 체중과 식사량을 유지하는 것을 전문가들이 권하는 건강한 식생활 습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만인 상태라면 20%보다 더 줄여야 하고요. 평균적인 상태라면 장년기에 칼로리 섭취를 20% 정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Q. 소식을 하게 되면 구체적으로 어떤 질환의 발명률이 낮아지는지 궁금합니다.

A. 현대인들은 대부분 에너지 과잉 상태입니다. 이럴 때 문제가 되는 것이 비만이고, 비만 때문에 생기는 대표적인 질병이 유방암과 대장암입니다. 남녀의 사망률을 높이는 질환이죠. 소식을 하면 대사성 암의 발생 빈도를 상당히 낮출 수 있습니다.
또 비만인 상태일 때는 혈관 질환도 발생하기 쉽습니다. 이 또한 수명을 줄이는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고요. 60대에서 80대까지 사망 원인의 1위가 혈관성 질환이거든요. 현재 혈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으로 콜레스테롤 조절이나 당 조절을 많이 꼽습니다. 혈압을 조절해야 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서 이제 대부분 잘 실천하고 계시거든요. 콜레스테롤이나 당은 결국 비만 문제로 연결됩니다. 결국 소식을 하는 것이 혈관 질환과 암 발생 비율을 낮추고 장수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아주는 것이죠. 60~80대에 암이나 혈관 질환을 겪지 않고 넘어가게 되면 결국 90세, 100세까지 장수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때부터는 뇌와의 전쟁입니다. 치매가 발생하는 시기거든요. 실제로 100세까지 장수하신 분들은 치매 발생 비율이 일반인의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식생활이나 위생 상태 등을 스스로 잘 가꿔나갈 수 있으니까요. 종합적으로 생각해 보면 젊은 시절에는 근육과 관절의 건강을 보강하고, 중장년 시기에는 혈관에 대한 건강을 챙기고, 노년기에는 뇌 건강을 챙겨야 합니다. 이렇게 삼박자가 갖춰지면 결국 장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중장년 시기에 암을 예방하고 혈관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결국 소식이 필요한 것이죠.



Q. 건강하게 장수하기 위해서는 소식(小食) 이외에도 서식(徐食), 정식(定食), 천천히 먹고, 정한 시간에 정해진 양을 먹는 것도 중요하다고 하는데요. 서식, 정식과 장수와의 연관성도 궁금합니다.

A. 천천히 먹고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양을 먹으면 소식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식품첨가물은 간에서 대사하는 과정에서 부담이 되는데, 현대인의 섭취량이 매우 많거든요. 그런데 정해진 대로 먹기 위해서는 인스턴트를 적게 먹게 되겠죠. 더불어 인슐린 분비와 관련해서 당을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데요. 당뇨에 걸리며 염증반응이 심해져서 노화가 촉진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불규칙하게 식사하게 되면 췌장에서 인슐린이 불규칙하게 분비됩니다. 특히 적게 먹어도 자주 드시는 분들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췌장이 쉴 시간이 부족해지니까요. 하루에 두 끼든 세 끼든 정해진 시간에 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들이 식사할 때 렙틴이라는 호르몬이 나오면 ‘배부르구나, 그만 먹어야겠다’고 느끼거든요. 그런데 보통 10~20분 정도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천천히 식사하면 포만감을 빨리 느낄 수 있죠. 그래서 식사 시간을 늘리는 건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혈당 스파이크’를 막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Q. 평균 수명과 건강 상태 등 우리나라의 장수 관련 현황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A. 2022년 말 UN에서 세계 장수 현황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여기서 한국이 10위를 차지했습니다. 결과를 조금 자세히 살펴보면 세계 최고의 부자 국가인 모나코나 도시 규모의 국가인 홍콩, 싱가포르 등을 제외하고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국가들끼리 비교하면 일본, 이탈리아, 스위스 정도가 우리보다 앞선 나라입니다. 게다가 평균 수명이 84.2세~84.3세 정도로 비슷하고요. 한국처럼 급격한 고도성장을 하면서 스트레스 지수가 상당히 높은 국가가 세계최고 수준의 수명을 유지한다는 건 굉장히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볼 수 있죠. 195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평균 수명이 50세를 채 넘기지 못했는데 그사이에 장족의 발전이 있었던 거죠.





Q. 건강하게 소식하는 법이 궁금합니다. 장수하기 위해서 어떤 음식을 피하고 또 어떤 음식을 가까이하면 좋을까요?

A. 아주 오래전부터 장수마을로 유명한 오키나와를 살펴보면, 이들은 절대로 포만감을 느낄 때까지 식사하지 않습니다. 항상 식사량의 80% 정도를 유지하려 노력하고 동시에 견과류와 생선 등 불포화지방산을 많이 먹더군요. 해산물 같은 오메가3의 비율이 높은 불포화지방산을 많이 먹어야 합니다. 육식을 할 경우에는 닭이나 오리 같은 가금류가 좋고요. 견과류를 소량 섭취하는 것도 좋습니다. 반대로 건강하다고 알려진 치즈나 우유 등은 칼로리와 지방의 함량이 높아서 유의해야 합니다. 알코올 섭취는 자제하는 것이 장수에 도움이 되고요. 또 소식을 하는 것만큼 영양소가 골고루 갖춰진 식사를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영양소가 불규칙한 상태에서 소식을 하면 골다공증이 생길 수 있거든요. 그래서 소식을 하되, 무조건적인 소식이 아닌 근육과 뼈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소식이 중요합니다.




결국 소식을 하는 것이 혈관 질환과 암 발생 비율을 낮추고
장수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아주는 것이죠.





Q. 신경전문의로 장수에 대해 갖고 있는 의견, 경험에 대해 들어보고 싶습니다.

A. 단순히 오래 사는 장수가 아닌, 건강 수명이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85세 이상의 노인 중 40%가 치매입니다. 오래 살아도 건강한 장수라고 볼 수 없죠. 그래서 우리나라의 건강 수명은 70세가 안 됩니다. 건강수명은 나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의 병에 걸리지 않는 것을 뜻합니다.
아예 병이 없는 것을 뜻하는 건 아닙니다. 실제로 65세 이상의 80%가 고혈압을 앓고 있는데, 약을 먹으면서 일상생활을 영위한다면 건강한 상태로 보는 거죠. 그런데 그 정도로 건강을 유지하는 수준이 아직 70세가 안 돼서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건강수명을 80세 이상까지 올려야 평균수명도 90세 근처까지 근접할 수 있을 겁니다. 지금은 과도기에 있는 상태고요. 실제로 노화를 늦추는 연구는 꾸준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노화를 늦추는 새로운 치료제가 개발되겠죠. 미래의 신약, 의학적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건강관리가 중요합니다. 영양소가 골고루 갖춰진 식사를 하고, 뼈와 혈관 건강을 지키고, 뇌운동을 해서 최대한 건강 수명을 지켜야 나와 가족의 행복을 지킬 수 있다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Profile.
장민욱 신경과 전문의
  • 현 장민욱 뇌비게이션 신경과의원 원장
  • 전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수련교육부장
  • 전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뇌신경센터 임상부 교수
  • 전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임상부 교수
  • 시립서울의료원 신경과 수료
  • 강원대학교 의과대학 대학원 졸업
  •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Check list.

건강하게 장수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법!
장민욱 원장이 알려주는 치매 자가 진단

주관적 기억 감퇴 설문
(SMCQ, Subjective Memory Complaints Questionnaire)
출처: 중앙 치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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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되는 항목이 6개 이상이라면, 경도인지장애 또는 치매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신경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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