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 테마

타인의 생각

‘나’에게 집중할 때
비로소 보이는

진심의 답

글 · 정성훈 작가

사람의 매력은 ‘솔직함’에서 나온다. 하지만 ‘솔직’의 경계는 모호하다. 솔직함이라는 단어에 기대어 무례를 범해선 안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진정성을 어떻게 발현시켜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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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아갈힘
  • #말과행동

신뢰란 무엇이기에
우리는 진실한
사람을 좋아하고 따르는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들은 자신을
진심으로 대해주는 사람을
원하기 때문이다.



Communication

소통에서 시작하는 신뢰

우리가 인간관계를 맺을 때 생각해 보아야 하는 것 중 하나가 ʻ저 사람 믿을 만한가?’이다. 회사에서 인재를 뽑을 때 면접관들은 생각한다. ʻ이 사람이 우리 회사를 성장시킬 만한 사람인가?’ 이뿐만 아니라 결혼할 때도 우리는 고심한다. ʻ이 사람을 내가 평생 믿고 살아갈 수 있을까?’

이처럼 누군가를 믿는다는 건 인간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사람을 믿어야 할까? 사람을 믿고 의지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요소가 필요하지만 우리는 진실한 사람에게 가장 큰 신뢰를 느낀다.

먹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 친구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성훈이는 먹는 것에 참 진심이야!”라는 말이다. 여기서 말하는 ‘진심’은 무엇을 의미할까? 우리는 보통 음식을 너무나 좋아하고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고, 또 그 음식에 대해 솔직하게 평가하는 사람들을 향해 “저 사람은 먹는 것에 진심이야!”라고 말한다. 이런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이 추천해주는 음식에는 이상하게 더 큰 신뢰가 간다.

신뢰란 무엇이기에 우리는 진실한 사람을 믿고 따르게 되는 걸까. 반대로 진정성이 없는 사람에게 우리는 신뢰를 느끼지 못하고 외면하려는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들은 자신을 진심으로 대해주는 사람을 원하기 때문이다. 진심으로 나를 대한다는 것은 나를 존중하고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말한다. 그럼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신뢰받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여기서 필요한 것은 대화다. 우리의 관계는 대화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진심으로 소통하는 연습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진심으로 대화한다는
것은 마음에 숨김없이
내가 느끼는 것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을 말한다.



Consideration

마음속 모든 것이 진심은 아니다

‘진심’의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면 ‘거짓이 없는 참된 마음’이다. 즉, 진심으로 대화한다는 것은 숨김없이 내가 느끼는 것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어려움이 시작된다. “우리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상대방에게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일까?”라는 의문이 드는 순간이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오랜만에 만난 직장 동기가 살이 많이 쪘다고 가정해보자. “대리님, 살 많이 찌셨네요. 예전 모습이 더 보기 좋았어요. 그러니까 살 꼭 빼셔야 해요.”라고 말한다면 이 말을 듣는 상대방의 감정은 어떨까.

본인은 진심으로 말했지만, 배려와 이해, 존중이라는 관점으로 봤을 때 이 사람은 진실한 사람이 아닌 무례한 사람이다. 진심은 반드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수반된 상태에서 진행되어야 하며, 배려와 존중이 없는 솔직함은 상대방을 불편하게 만들 뿐이다. 그런데 조직 안에서는 이렇게 무례하게 말하는 사람보다 훨씬 더 많은 다수가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있다. 진심으로 누군가에게 고맙다고 표현하는 것, 실수 앞에서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 누군가 성과를 냈을 때 참 멋지게 해냈다고 칭찬하고 격려하는 것, 고생 많은 동료에게 고생이 많다고 인정하는 말을 건네는 것, 일하다 누군가가 나를 불편하게 했을 때 불편하다고 나의 진심을 표현하는 것 등. 우리는 우리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에 큰 어려움을 느낀다. 그 원인은 바로 ‘익숙하지 않아서’다.

우리의 뇌는 옳고 그른 대로 행동하기보다 익숙한 대로 행동하는 것을 선호한다. 우리나라는 자신의 마음을 숨기는 것이 훨씬 더 익숙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앞에서는 이야기하지 못하고 마음속에 꾹 담아놓다가 화병(火病)이 생기는 사람들을 쉽게 발견한다.


사람의 감정은 사라지지
않고 켜켜이 쌓이는
특징이 있고 부정적인
감정이 쌓이면 결국 작은
일에도 쉽게 짜증이 난다.



Expression

오랜 관계는 진심에서 시작

자신의 진심을 잘 표현해야 하는 여러 가지 상황 중 단 한 순간만이라도 마음을 표현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그것은 누군가가 나를 불편하게 했을 때 진심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과거, 한 시트콤에서 “호박 고구마”라며 불같이 화내는 장면이 방송된 적 있다. 이 장면은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이들에게 웃음을 안겨준다.

이 영상은 가족 간의 식사 장면에서 시작된다. 불같은 남편, 바보 같은 아들, 할 말은 하는 며느리. 이런 가족 사이에서 참기만 하던 시어머니가 “호박 고구마!”라고 그동안 쌓아놓은 감정을 폭발하는 순간이 이 영상의 하이라이트로, 문득 이 영상이 왜 그렇게 많은 사람에게 인기를 얻은 건지 궁금해졌다. 시어머니가 폭발하고 가족들이 당황스러워하는 장면이 코믹하게 그려진 것이 이유였겠지만 이 영상이 인기 있었던 숨겨진 이유는 참다 참다 폭발하는 모습이 우리가 자주 겪는 모습과 닮아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한 성격 연구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화가 나는 상황에서 상대방에게 그것을 표현하지 못하고 참기만 하는 유형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생을 살다 보면 참아야 할 때가 많다. 하지만 불편하고 억울하고 화가 나는 상황마다 늘 참고 넘어가다 보면 우리 마음에 많은 고름이 생길 수밖에 없다. 사람의 감정은 사라지지 않고 켜켜이 쌓이는 특징이 있고 부정적인 감정이 쌓이면 결국 작은 일에도 쉽게 짜증이 난다. 쌓여있는 부정적 감정은 이성적인 영역에 문제를 일으켜 중요한 문제를 판단하고 결정할 때 실수를 저지르게 만든다. 또한 부정적 감정은 하지 말아야 할 말과 행동을 하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어 결국 후회할 일을 만들게 한다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다 보면
가볍고 편안한
마음으로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pression

무례하지 않게 진심을 말하는 법

누군가가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갈등의 상황을 마음속에서 꺼내 콕 집어 이야기하는 것은 때에 따라 큰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래서 그렇게 큰 에너지를 쓰느니 차라리 표현하지 않고 지나가는 것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를 지속적으로 불편하게 만드는 일이라면 그 에너지를 사용해서라도 자신의 마음을 표현해야 한다. 그렇다면 무례하지 않고 정중하게 자신의 진심을 표현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자신의 감정을 상하게 한 상대방의 행동이나 표현을 비난 없이 서술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나에게 무례하게 말하는 친구에게 불편한 나의 마음을 표현하는 상황이라면 이렇게 시작하는 것이 좋다. “친구야 네가 많은 사람 앞에서 나를 놀릴 때 있잖아.” 여기서 중요한 것은 차분하고 부드러운 어투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나의 진심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나의 표정과 말투가 상대방의 감정을 건드려선 안 된다. 만약 나의 표정과 말투가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만든다면 나의 진심이 왜곡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사람은 감정이 상하면 상대방이 나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아닌 나를 기분 나쁘게 하는 그 사람 자체에만 집중하게 되므로 최대한 감정을 누르고 말해야 한다.

두 번째는 상대방의 행동으로부터 받은 구체적인 영향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때 나는 무시당한다고 느꼈어.” 여기서 중요한 건 주어를 ‘나’로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너’를 강조하면 상대방이 공격당한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은 정중하게 요청하는 것이다. “혹시 네가 나한테 할 말이 있다면 1:1로 이야기해주면 좋을 것 같아.”라고 말이다.

위 3단계를 잘 적용해서 불편한 상황에서 정중하게 자신의 진심을 표현해 보길 바란다. 물론 처음부터 쉽진 않겠지만 이렇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다 보면 우리는 훨씬 덜 감정적으로, 가볍고 편안한 마음으로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과 인간관계를 맺으면서 진심으로 상대방을 대하고 표현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서로를 진심으로 대하고 소통하게 될 때 서로를 더 신뢰하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큰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 글. 정성훈 작가 심리학을 기반으로 수많은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연간 200회 이상의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긍정커뮤니케이션 대표이자 멀티캠퍼스 심리학 리더십 공개 과정 전임교수 겸 한국능률협회 파트너 교수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심리학>, 공저 <청춘아 매력을 잡아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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