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 테마

타인의 생각

변화와 성장의
첫걸음은

다름 아닌 호기심

글 · 김영희

호기심은 인간이 기계를 능가하고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데 필수다.
그것은 새로운 것을 배우고 탐구하며 창조하는 데 끝없는 원동력이 된다.
리더십과 창의성에 있어서도 결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개인과 사회 차원에서 호기심을 계속해서 장려하고 발전시켜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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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웃거림의
호기심이
창의로 이어진 게
한국인의 DNA다.


호기심은 저절로 주어지는 게 아니다

어려서부터 쌓인 호기심은 그 사람을 결정한다. 실패와 실수를 통해 얻은 지혜는 성공으로 이어진다. 발명왕 에디슨은 달걀을 직접 품어 부화를 시도했다. 순전히 호기심 때문이었다. 그는 몰상식한 행동과 이상한 질문을 많이 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지 3개월 만에 퇴학당했다. 요즘 말로 ‘꼴통’이었던 셈이다. 그럼에도 에디슨은 인류 발전에 기여한 위대한 사람이 되었다. 그의 말을 기억하자. “나는 실패한 것이 아니라 1만 가지 잘못된 방법을 발견한 것이다.” 창의적인 혁신에는 자신감이 필요하다.

세계적인 컨설팅 그룹 맥킨지는 최고의 명문 대학 출신 인재를 채용하기로 유명하다. 그런 맥킨지조차 최근 들어 다양한 경력의 인재를 채용하기 시작했다. 성적은 형편없지만 자기 사업을 해봤거나 1년 동안 휴학하고 혼자서 서비스 서커스 공연을 하며 유럽을 일주한 경력의 인재들이 맥킨지에 당당히 입사하고 있다. 인재 채용의 변화는 전 세계적인 흐름이자 발상의 전환이다.

한때 삼성의 이병철 초대 회장은 관상 면접을 보는 것으로 유명했다. 대를 이은 이건희 회장 대에 와서는 창의 인재를 뽑기 위해 관상 면접을 철회했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이 초일류 기업이 되려면 세계적인 천재급 인재를 뽑아야 한다면서 “10만 명을 먹여 살리는 한 명의 인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제는 기계의 발달로 과거의 노동 생산성과는 비교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 단순 반복되는 일은 로봇에게 시키고, 인간은 여가시간을 즐기며 인간이기에 가능한 창의적인 일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 현재는 학력이 아닌, 문제 해결 능력을 우선시하는 시대가 되었다.

한국인의 호기심 DNA

어느 시대든 기업의 핵심 역량은 사람이다. 그중 사람의 호기심이 평생을 좌우한다. 호기심이 있고 없고는 간단하다. 무언가를 궁금해하고 상상하며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은 호기심이 많은 축에 속한다. 나이를 먹어도 늘 청년인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호기심의 유무(有無)에서 오는 차이는 제법 크다. 우리 민족은 선천적으로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이라고 1901년 독일인 겐테 기자는 말했다.

“그간 조선을 방문하고 기행문을 썼던 여행자들은 조선인의 참기 어려운 관심과 지나친 호기심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았는데, 아무래도 충분히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을 사람들이 놀라울 만큼 호기심이 강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호기심이 방해가 된 적은 없다. 그들의 호기심은 선의의 호의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절대 사람을 해치거나 화나게 하려는 의도는 없다.”

그 기웃거림의 호기심이 창의로 이어진 게 한국인의 DNA다. 요즘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K팝과 K컬처 발전 역시 눈여겨볼 대목이다. 호기심은 성인에게도 필수다. 어린아이 때는 대부분 호기심이 많고 질문도 많다. 자라면서 호기심은 점점 퇴색해간다. 왜 그럴까? 먼저 전통적인 교육 시스템을 들 수 있다. 학교에서는 정답을 강조하고 표준화된 시험에 초점을 맞춘다. 이런 시스템은 학생들이 표준화된 답안을 암기하도록 독려한다. 그 때문에 창의적인 사고와 호기심이 방해받을 수 있다.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시험 점수를 위해 공부하느라 자신의 관심사나 호기심을 탐구하는 데 소홀하다.

학업을 마치고 직장에 들어가면 업무가 반복적이며 정해진 규칙에 따르는 경향이 있다. 창의적인 사고보다는 주어진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데 집중하도록 만든다. 결국 성인은 일상 업무에 치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탐색하거나 개인적인 호기심을 따르는 데 제한받는다.

현대 사회에서 기술의 발전은 정보 접근성을 높였다. 정보 과잉 현상을 초래했다. 사람이 스스로 정보를 탐색하고 질문하는 대신 손쉽게 답을 찾을 수 있게 만들었다. 예를 들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즉시 답을 얻는 것이 일상화되면서 깊이 있는 사고와 호기심을 발휘할 기회는 줄었다. 요즘은 성공과 효율성이 강조되는 시대다. 그로 인해 자신의 호기심을 탐구하기보다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는 삶을 따르기에 급급하다. 경제적 안정이나 사회적 지위 획득을 위해 개인의 창의적인 관심사보다는 ‘실용적인’ 경력을 추구하도록 만든다.

성인의 책임과 의무 또한 개인의 시간과 에너지 대부분을 소비하게 한다. 가족을 돌보고 직장에서 업무를 수행하며 일상적인 삶을 유지하는 데 몰입해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호기심을 추구할 여유가 줄어든다. 대부분의 어른은 자신의 호기심을 탐구할 시간을 갖지 못하는 형편이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즉시 답을 얻는 것이
일상화되면서 깊이
있는 사고와 호기심을
발휘할 기회는 줄었다.


거룩한 호기심을 아시나요

“중요한 것은 질문하기를 멈추지 않는 것이다. 호기심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영원, 삶, 현실의 경이로운 구조 등 이런 신비들을 생각해 보면 경외감이 들 정도다. 이런 신비를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매일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거룩한 호기심을 결코 잃지 말아야 한다.” 바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거룩한 호기심’에 대한 이야기다.

호기심과 창발적 사고는 쌍으로 가는 파트너다. 호기심 많던 에디슨, 스티브 잡스, 일론 머스크 등은 학력 파괴자들이다. 동시에, 학업 부적응으로 학교를 나와 자수성가한 대표주자들이다. 아이를 개러지(Garage, 차고)로 보내라는 말을 다시 한번 살펴볼 일이다. 개러지에서 탄생한 호기심의 성과들이 세상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호기심이 많았던 나는 특히 어른들의 말과 행동을 관찰하는 게 커다란 흥밋거리였다. 점차 마음이 여린 사람인지, 인정이 많은 사람인지, 성질이 급한 사람인지 등을 어느 정도 간파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신기하게도 뇌 안에 ‘거울뉴런’이 있음을 이탈리아의 신경심리학자인 리촐라티(Giacomo Rizzolatti) 교수는 발견했다. 모방을 위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게 ‘거울뉴런’이다. 타인이 하는 말과 행동을 유심히 관찰할 때 이 ‘거울뉴런’은 열심히 반응한다고 한다.

이는 호기심의 원천인 친화력과도 연관이 깊다. 지금도 사람을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은 나의 기질은 아마도 어릴 때 형성된 공감과 소통 능력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짐작한다. 궁금하면 알아야 하고 배우기를 지속한다. 특히 지적 호기심은 나이와 상관없이 활성화됨을 깨닫는다.

중요한 것은 질문하기를
멈추지 않는 것이다.
호기심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호기심이 이끄는 삶

나는 평범한 옆집 엄마였다. 지금은 제2의 인생을 살며, 작가이자 수필가, 칼럼니스트, 객원 기자, 디지털책글쓰기대학 사무총장 등 여러 일을 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는 스마트폰을 활용해 책 쓰기 교육을 진행하고, 챗GPT로 책 1권 끝내기 강좌를 열어 책 쓰기를 원하는 이들을 코칭하며 조금이나마 사회에 일조하고 있다. 남은 여생,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코미희망장학회’의 단장으로 활동 중이다. 코미희망장학회는 내전 중인 미얀마에서 한국으로 유학 온 미얀마 유학생을 돕는 단체다. 이 모든 것은 호기심에서 시작한 일이며 주어진 하루하루에 충실하자는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호기심의 위력을 경험하며 권장하는 이야기는 직장 조직 내에서 직원의 호기심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호기심 신장’이야말로 혁신을 주도하고 문제 해결 기술을 향상시키며, 보다 매력적인 업무 환경을 조성하는 데 필수 조건이기 때문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우선 필요한 것은 직원들을 위한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배울 기회의 제공이다. 예를 들면 워크숍, 온라인 강좌 또는 초청 연사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또한 다양한 부서의 직원들이 프로젝트에 함께 작업하도록 권장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나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시하는 직원을 인정하고 보상하는 등 호기심을 계속 발전시키도록 직장 내 지원이 절실하다.

직원들이 질문하고 현상 유지에 도전하는 것을 환영하는 문화를 장려해 호기심을 키워야 한다. 이는 모든 아이디어를 소중히 여기고 고려하는 정기적인 브레인스토밍 세션을 통해 또는 직원들이 자신의 생각을 경영진과 편안하게 공유할 수 있는 ‘개방’ 정책을 통해 달성할 수 있다.

즉, 직원들이 자신의 호기심을 잃지 않고 지속적으로 탐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런 전략을 구현하면 호기심이 장려될 뿐만 아니라 조직 성공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더불어 역동적이고 혁신적인 업무 문화를 조성할 수 있으리라. 개인과 사회는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와도 같다. 호기심 가득한 개인이 좋은 직장인이 되는 건 자명한 일일 테니까.

“한국인은 호기심에 가득 차 있다. 어린아이 같은 열린 눈과 열린 마음으로 새로움을 추구한다”고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2004년에 한 말은 희망적이다. 변화와 성장의 첫걸음은 호기심이다. 호기심은 새로운 것을 탐색하고 지식을 갈구하는 도구다.

  • 글.김영희 끝끝내엄마육아연구소 대표, 육아 전문 강사이자 작가다. 디지털문인협회 디지털책글쓰기 분과위원장, 디지털책글쓰기코칭협회 본부장, 책글쓰기대학 사무총장, 칼럼니스트, CTN 객원기자, 더리치아카데미 전문위원, 4차산업혁명강사(KCERN) 활동 외에 지은 책으로는 <끝내는엄마 VS 끝내주는엄마>, <아이만 빼고 다 바꿔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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