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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TOPIC

2024년 주요 원자재

가격 전망

글 · 조원경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
농산물이나 자연에 존재하는 원재료 상품을 원자재라 부른다. 미국 농무부(USDA)는 지난 8월 2023~2024년도 세계 곡물 생산량이 28억 3,397만 톤으로 전년 대비 3.28%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원자재 역시 수급과 유동성에 그 가격이 크게 영향을 받는다. 원자재와 금리와의 관계는 일괄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이런 가정은 가능할 것이다. 원자재와 유가가 상승하면 원자재 구입대금이 상승하고 달러 수요가 급증하면서 환율이 상승한다. 결국, 시중유동성이 감소해 시장금리가 상승하게 된다. 금리가 상승한다고 치자. 향후 경제는 금리상승에 따른 이자 비용 부담의 증가로 경기하강이 발생할 수도 있다. 경기하강을 예상하다 보니 기업은 생산량을 감소한다. 이에 따라 기업 생산에 필요한 원유와 원자재 수요가 감소한다. 수요 감소로 원유와 원자재 가격은 하락하게 된다.
원자재 거래는 정치적 불확실성, 인플레이션, 경기 둔화로 인한 통화 변동성 확대 시기에 좋은 헤지 수단이다. 인플레이션을 상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원자재 가격은 주식 같은 다른 자산과 상관관계가 낮거나 음의 상관도를 보이는 경우도 많다.

달러는 금과 반대로 움직이고 공포로 상승한다

통상 달러 수요가 늘면 트레이더와 투자자 사이에 금 수요가 줄어든다. 달러의 가치가 떨어지고, 달러로 지급하는 이자율이 낮아지는 시기에는 금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가 높아지곤 한다. 간혹 달러와 금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도 있다. 이는 전쟁과 같은 공포가 엄습하는 시기에 그렇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걷잡을 수 없는 전염 속에서 사람들은 금이나 달러처럼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자산을 집중적으로 매입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는 달러와 금값이 동반 상승했다. 전쟁에 대한 공포가 완화하는 순간 두 자산의 가격은 반대로 움직였다. 2023년 러시아 이스라엘 전쟁은 금 가격을 다시 상승시켰으나, 전쟁 자체가 달러에 주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금과 달러의 상관관계

1986년 1월 22일부터 2022년 12월 27일까지의 달러 인덱스와 금의 가격 상관계수는 -0.29였다. 이는 둘의 흐름이 반대라는 것을 의미한다. 달러패권이 약해지면 금값이 오를 수 있다. 2008년을 기점으로 단 한해도 빠짐없이 중앙은행은 금을 계속 늘렸다. 중동 지역 긴장감이 고조됨에 따라 대표적 안전 자산인 금 현물 가격이 5월 이후 처음으로 1온스당 2,000달러를 돌파했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이 끝나고 달러 강세와 더 높은 금리가 상당 기간 이어진다면 금은 이자를 낳지 않기에 금이 추가로 급격히 상승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확산해 실질금리가 떨어진다면 금 가격의 상승을 지지하는 요인이 된다. 국채금리가 하락하면 금을 보유하는 기회비용이 줄어든다. 그러면 금 수요가 늘어난다. 금은 이런 측면에서 국채 수요와 경쟁 관계에 있다. 금리가 인하하면 국채 수요도, 금 수요도 늘어난다는 말이다. 결국 금 가격의 급격한 상승은 어려우나 실질금리가 인하하면 금 가격의 하락은 크지 않게 된다. 단기적으로는 OPEC+ 감산, 중국의 수요 호조 등과 계절적 성수기에 대한 우려가 상존해 하방경직성이 유지되는 가운데 상승 시도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확전 가능성이 유가의 향방을 좌우할 것이나, 그렇지 않다면 유가의 급격한 상승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은과 구리, 구리가 반등해야 경제 좋아져

은의 안전자산으로서의 매력은 금에 못 훨씬 미친다. 안전자산으로서의 기능이 상실될 만큼 그간, 은시세는 변동성이 컸다. 2023년을 보면 대략 20~25달러에서 움직여 큰 시세 차익을 보기는 어려운 구조였다. 금과 은은 대략 1:87의 범위에서 연동하고 있다. 금 가격에 은 가격이 연동되는 셈이다. 은의 가격은 그런 연동 범위 내에서 당분간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구리는 어떨까? 구리는 중국의 경제성장률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 중국의 성장세가 가속화하면 구리 수요가 증가한다. 물론 이 경향은 최대 1년 정도 지연하기도 한다. 최근 국제 구리 가격이 맥을 못추는 이유는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와 글로벌 경기 둔화가 손에 꼽힌다. 중국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으면 구리 가격은 연말까지 하락할 여지가 있다. 금과 구리는 금리에 대한 반응에서 큰 차이가 난다. 앞에서 본 것처럼 금은 연준의 향후 금리 인상 예상에 부정적으로 반응한다. 구리 가격은 연준의 금리 인상 예상과 양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구리 가격 상승은 주택 · 공산품 수요가 탄탄하다는 신호이기 때문에 기대금리와 양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경향성을 보였다. 금보다 구리가 유가와 훨씬 긴밀한 상관관계를 보이기도 한다. 원유와 구리 모두 글로벌 산업이나 제조업 환경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다.

전기차 시장 하향 추세가 미치는 원자재 가격 영향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에 미국 주요 자동차업체들이 잇달아 전기차 생산 · 투자 속도 조절 방침을 내놓자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배터리 업계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이러 가운데 소재 가격에 대한 불안이 전기차 소재업종의 수익에 영향을 주고 있다.
8월 말 SNE리서치는 이미 리튬 가격이 조금씩 내리며 2028년까지 하향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했었다. ‘배터리 리튬 메탈 리포트(Batery Lithium Metal Report)’를 통해 리튬 과잉공급에 따라 당분간 탄산리튬 가격이 계속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튬은 원재료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2022년 초 톤당 58만 위안(약 1억 1천만 원)까지 가격이 뛰었다.
2022년 말부터 중국이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종료해 전기차 판매가 감소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배터리 업체들의 배터리 재고가 늘면서 리튬 가격은 하락하기 시작했다. SNE리서치는 탄산리튬 가격은 2028년까지 하향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락의 주된 원인은 신규 리튬광산 프로젝트 본격 가동에 따른 공급물량 증가이다. 공급이 수요보다 더 빠르게 성장한다는 것이다.
고금리 지속과 경기 성장률 둔화에 따른 소비심리위축, 유럽 지역 전기차 수요 회복 부진, 주요 완성차 업체의 전동화 속도 조절 등이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같은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을 제한할 전망이다.

Lithium Price Forecast Until 2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