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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BRIEFING 1

모빌리티 시장의
뜨거운 감자

SDV(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글 · 문학훈 오산대학교 자동차과 교수
CES(The 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 세계가전전시회) 2024를 뒤흔든 올해의 기술, SDV는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로 해석되며, 국내에서는 ‘소프트웨어 정의 모빌리티’라고도 불린다. 이는 ‘엔진’과 ‘기계’ 중심에서 ‘애플리케이션’과 ‘전자’ 중심으로 핵심 기술이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인 포티투닷과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손을 맞잡았다. SDV란 무엇이고 이것에서 파생될 자동차 시장의 흐름은 어떻게 될까?

자동차의 다양성을 위한 핵심 기술, SDV

자동차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해 정밀제어와 편리성을 추구하기 위해 만들어지고 있으나, 이제는 기계적 장치인 하드웨어의 중요성보다는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실정이며 이러한 흐름에 따라 다양한 기능의 적용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에 SDV(Software Defined Vehicle)는 자동차가 시스템 다양성을 갖추기 위해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 기술로 자리잡았다. 모든 시스템의 성능 향상을 위해 소프트웨어로 데이터를 신속하게 업데이트하는가 하면, 새로운 기능을 자동차에 적용시키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요소가 된 것이다. 스마트폰의 업데이트와 같은 개념으로 이해하면 좀 더 쉽다.

SDx(Software Defined Everything)는 자동차에 관련한 모든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과거의 자동차는 기계장치만으로 작동되었지만, 1970년대를 거치면서 자동차용 컴퓨터가 적용되어 좀 더 정밀하게 자동차를 제어하기에 이르렀으며 현재는 컴퓨터(ECU : Electronic Control Unit)가 없으면 작동이 멈추게 된다. SDV는 소프트웨어가 자동차의 주행 성능은 물론 편의 기능, 안전 기능, 차량의 감성 품질 및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까지 규정한다. 크게 OTA(Over The Air) 업데이트와 통합 ECU, 차량용 소프트웨어 및 클라우드 등으로 구성되는 전자 아키텍처, 모빌리티 및 커넥티비티 서비스를 통합하는 서비스 플랫폼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새로운 자동차를 위한 소프트웨어의 개발

자동차 제조사들은 SDV를 통해 ECU의 공용화와 소프트웨어 내재화로 차량 개발비 절감 및 전자 아키텍처기반의 고성능 컴퓨터와 네트워크를 통한 자율주행기술 고도화가 가능해졌다. 또한, OTA 업데이트를 활용해 운전자에게 신규 서비스 및 차량 성능 향상 효과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소프트웨어가 초고속으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 중앙연산처리장치(Central Processing Unit), 그래픽 처리장치(Graphic-Processing Unit), 신경망처리장치(Neural Processing Unit) 등이 탑재된 시스템온칩(SoC : System on Chip)이 유기적으로 잘 작동하게 하는 것과 제조사별로 모빌리티 중심의 고성능 프로세서를 위한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이 필요하다. 현대차그룹의 ‘포티투닷’은 2025년까지 인공지능(AI)을 지원하는 SDV, ‘SDx플랫폼’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사람과 로봇을 비교해보자. 사람이 눈, 코, 입, 귀를 통해 외부의 것을 인지해 뇌를 통해 기억하고 학습하며 그것을 통해 팔이나 다리, 눈 등을 움직이는 것처럼 로봇이나 SDV 자동차는 각종 센서를 통해 다양한 외부요소를 감지하고 이렇게 추출된 데이터를 중앙연산장치인 CPU, GPU, NPU에 저장하여 필요에 의해 기계적장치인 액츄에이터와 구동모터 등을 통해 작동되는데, 이 과정에서 인간의 뇌에 해당하는 중앙연산장치가 바로 소프트웨어로 구동된다. 이렇듯 다양한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작동되기 위해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SDV 시대를 맞이하여 ‘클라우드’ 역시 중요해졌다. 클라우드는 인터넷을 통해 액세스할 수 있는 서버와 이러한 서버에서 작동하는 소프트웨어, 데이터베이스를 의미한다. 자동차 회사들 역시 핸드폰 업데이트와 같은 방법으로 자율주행과 인포테인먼트에 사용될 소프트웨어 데이터를 관리하기 위해 데이터센터를 구축· 관리에 나섰다. 서버 임대라고 하는 클라우드를 통해 SDV를 실현하고자 한 것인데, ‘사스(SaaS : Software as a Service)’를 활용해 데이터를 외부에서 관리하고 있다. 이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로 소프트웨어의 여러기능 중에서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만 이용 가능하도록 한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자동차 제작사와 기업은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함으로써 직접 물리적으로 서버를 관리하거나 자체 서버에서 소프트웨어 응용 프로그램을 실행하지 않아도 된다.

SDV 시대를 맞이하여 ‘클라우드’ 역시 중요해졌다.
클라우드는 인터넷을 통해 액세스할 수 있는 서버와
이러한 서버에서 작동하는 소프트웨어, 데이터베이스를 의미한다.



출처 : 현대자동차그룹


SDV의 업그레이드 ‘소프트웨어 보안’도 중요한 문제로 떠오를 것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 인터넷이 연결된 자동차로 차량 안에서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의 사용이 가능한 차)의 등장이 현실화되면서 자율주행이나 모빌리티 서비스의 차량 내 소프트웨어가 OTA를 통해 성능 및 동작 기능 향상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는 끊임없는 진화가 가능함을 의미하며, 자동차 간 플랫폼의 상호운용성을 통해 비용 절감, 생산성 향상, 출시 기간 단축 등을 실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그만큼 차량의 소프트웨어를 통한 외부 공격위협이 커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제품의 설계 및 개발과정 초기 단계에서 보안 관련 문제를 해결하는 ‘시프트 레프트(Shift Left)’ 접근방식을 도입하거나 자동차의 폐기 등 자동차의 라이프 사이클 전반에 걸친 소프트웨어 보안 관리의 필요성도 대두되었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첫 번째 요인은 자동차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적 취약점과는 달리, 사이버 공격을 받게 되면 건초더미에서 바늘을 찾는 것처럼 그 요인을 찾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자동차 개발 시점으로부터 10년 이상이 되면 노후화된 소프트웨어로 인해 최신 상태로 유지·관리가 되지 않아 운영상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세 번째는 다양한 메모리 관리와 관련된 오류로 인해 소프트웨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SDV는 자동차를 빠르게 업데이트해 성능을 향상을 시키는 데는 유용할 수 있으나, 자동차 소프트웨어 보안도 개발 시점부터 폐차 시까지 그 성능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관련 개발 기업들의 행보 역시 주시할 필요가 있다.

SDV는 자동차를 빠르게 업데이트해
성능을 향상을 시키는 데는 유용할 수 있으나,
자동차 소프트웨어 보안도 개발 시점부터
폐차 시까지 그 성능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관련 개발 기업들의 행보
역시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