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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선

휴식에서 여유를 잡다

‘겟생(Get生)시대’

글 · 편집실 참고 · 유상원의 톡톡동해안

앞만 보고 달리다 보면 쉽게 지치기 마련이다.
쓰러지고 또 쓰러지기를 반복하다 보면 우린 앞으로 나아갈 방법을 잊어버린다.
멀리 그리고 오래 달리기 위해서는 쉬는 것도 잘해야 하는 법.
이에 우리의 삶의 자그마한 쉼표를 찍어보자.

  • #겟생시대
  • #미라클모닝
  • #낫싱케이션

나를 더 소중히 여기는 겟생

욜로를 시작으로 미라클 모닝까지. 현대인을 대변하는 키워드는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욜로와 미라클 모닝은 매우 상반된 단어로, 욜로는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는 태도를 뜻하며, 미라클 모닝은 이른 아침 일어나 독서·운동 등 자기계발에 몰두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욜로는 겟생과, 미라클 모닝은 갓생과 닮아있다.
먼저, 갓생은 영어의 갓(God)과 한자의 생(生)을 합친 말로 ‘갓’에는 위대하다는 의미보다 모범적이라는 뜻이 더 크게 내포되어 있다. 즉, 업무 등과 같은 실생활에 집중해 성실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갓생을 좇기 위해 업무에 지나치게 몰두하다보면 몸과 마음이 소진되는 일종의 번아웃 증상을 겪게 된다.
이에 갓생에서 한 단계 발전된 겟생 트렌드가 새롭게 등장했다. 겟생은 영어 겟(Get)과 한자 생(生)의 합성어로 바쁘게만 살아가는 갓생에 충분한 휴식을 줘 삶의 조화를 추구한다는 단어다. 여기에는 바쁜 일상 속 업무와 삶의 간극을 넓혀 여유를 찾으려는 현대인들의 욕망이 담겨있다.
언뜻 보면 갓생과 겟생은 비슷한 단어처럼 보인다. 하지만 둘의 가장 큰 차이점은 주어가 어디에 맞춰져 있느냐다. 갓생은 나의 발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듯하나 타인의 인정 욕구가 바탕에 깔려있다. 겟생은 이와 반대로 남의 시선은 신경 쓰지 않고 쉼을 원할 때 휴식을 취하는 등 오롯이 나를 위한 삶을 추구하는데 무게가 더 실려있는 것이 특징이다.

겟생을 부르는 휴식 트렌드

겟생은 분주한 일상으로 쌓인 몸과 마음의 피로를 푸는 등 번아웃을 극복하기 위해 휴식을 취하는 데 의의를 둔다. 이에 겟생과 관련된 휴식 트렌드가 급성장 중이다. 먼저, 겟생과 함께 오직 휴식에만 집중하는 휴가라는 뜻의 신조어 ‘낫싱케이션(nothing+vacation)’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낫싱케이션은 호캉스와 비슷한 말로 업무는 물론, 노는 것에서도 벗어나 오로지 쉼에만 몰두한다는 뜻의 단어다.
이외에도 아로마 테라피, 티 테라피 등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거나 피톤치드를 맡으며 자연에서 여유를 즐기는 캠핑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심리 안정을 위한 정신 건강 상담 서비스도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 상담을 통해 현재 자신의 심리 상태를 짚어 조금 더 질 높은 생활을 영위하는 데 도움을 받는 것이다. 이와 관련 비대면 상담을 도와주는 애플리케이션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메타버스를 이용한 상담이 인기인데 전문 자격증을 소지한 심리 상담가들이 상담을 직접 진행해 언제 어디서든 심도 있는 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다양한 플랫폼만큼이나 겟생 향유에 도움이 되는 아이템들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아이템이 ‘멍때리기’ 상품으로 진자운동 밸런스볼, 샌드아트 무드등 등이 인기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멍때리기에 도움을 주는 상품이 약 600개 이상 입점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잠깐의 쉼으로 되찾는 자신만의 삶

열심히 사는 것이 건강한 생활 습관을 만드는 필수조건이지만, 무엇이든 의식적으로 행하려 하면 삶은 점점 고단해진다. 생산적인 삶도 일상이 아닌 숙제가 되어버리면 본인을 집어삼키는 번아웃으로 뿌리내리기 마련이다.
갓생을 외치던 현대인들이 겟생을 추구하며 자신의 마음을 챙기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직장인들이 겟생에 주목하는 이유는 소확행과 같은 작은 즐거움과 자기 관리를 중시하는 MZ세대의 성향, 미래에 대한 불안, 사회생활로 쌓인 피로감 등 여러 가지 원인이 혼합되어 있어 간단하면서도 복잡해 보이지만 그 목적만큼은 뚜렷하다.
사람이라면 응당 어렵고 힘든 순간을 외면하고 싶다. 하지만 겟생은 이 순간을 멍때리기, 심리 상담 등과 같은 방법으로 직시한다. 이처럼 겟생은 복잡다단한 자신의 상황을 정밀하게 들여다보며 본인이 원하는 바를 파악해 나다운 일상을 조립해나가는 데 목표를 둔다.
우리는 성과만을 바라보며 쉼 없이 달려오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하지만 쉼이 없다면 365일 내내 업무에 얽매여 나아갈 힘을 잃게 된다. 때문에 일과 삶을 이분법적으로 분리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회사 또는 타인에게 헌신하는 것이 아닌 오로지 나를 위한 삶에 무게를 실어 보면 어떨까? 겟생 트렌드에 발맞춰 사소하지만 본인이 좋아하는 확실한 행복으로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충전한다면 쳇바퀴 굴러가듯 흘러가는 세상에 나다움이라는 방지턱이 생겨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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