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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선

매일 똑같은 회식은
이제 그만!

달라진 회식 풍경

글 · 편집실

직장인이라면 피할 수 없는 회식!
맛있는 음식도 먹고, 못다 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시간이지만 이 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회식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 #회식트렌드
  • #방탈출
  • #점심회식

회식을 바라보는 시선, 부정에서 긍정으로

직장인들에게 회식은 ‘소통의 장’이다. 평소에는 업무만 하던 동료들과 서로 대화하고 팀워크를 도모하는 시간으로 우리는 회식을 활용하고 있다. 때문에 회식을 업무의 연장으로 느끼는 시각은 여전하다. 하지만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직장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직장인 회식 문화 관련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재의 회식 문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간단하게 회식을 하는 분위기가 자리 잡아 생긴 결과로 보인다.

설문 결과를 더 자세히 살펴보면, 현재 직장에서의 회식 문화를 마음에 들어하는 직장인이 2022년 45.9%에서 2023년 52.9%로 증가했다. 직장 내 회식을 ‘즐겁다’고 생각하는 직장인이 21.1%(2022)에서 24.7%(2023)로,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직장인이 21.8%(2022)에서 24.7%(2023)로 증가한 모습도 확인됐다. 직장인들이 회식 문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로는 술을 강요하지 않는 분위기(46.7%), 비교적 이른 마무리(40.6%), 화기애애한 팀〮부서 분위기(35.9%)가 꼽혔다. 또한 회식 참여를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35.7%)도 큰 이유로 나타났다. 이는 과거 강제 참석과 음주를 강요하던 회식 문화와 달리, 자유롭고 편한 분위기에서 회식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제 워라벨과 건강을 챙긴다

코로나19와 기업 복지 문화 확산 등으로 직장 내 회식 문화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퇴근 후 저녁 회식이 줄고, 점심 회식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데 이는 하이브리드 워크와 자율 출퇴근제 등 새로운 업무 형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회식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커졌고, 회식을 하더라도 2차와 3차로 이어지지 않고 1차에서 마무리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이 과정에서 저녁 회식보다 점심 회식으로 변화하는 양상을 보였는데, 이러한 변화 덕분에 회식 참여에 대한 스트레스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그중 점심시간을 활용한 회식이 가장 각광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인력 채용 사이트에서 ‘어떤 형태의 회식을 원하는가?’라는 주제의 설문을 진행한 결과, ‘점심을 이용한 맛집 탐방’이 28.4%로 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회식의 형태가 점심시간을 이용한 맛집 탐방이라면, 퇴근 후 개인 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고, 과도한 음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줄어들어 건전한 소통의 장을 만들 수 있기에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변화는 퇴근 후 개인 시간을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에 따라 형성된 결과로 판단된다. 한편, 음주가무보다 경험의 질을 중시하는 회식으로 바뀌고 있는데, 술이 없는 건전한 회식문화를 주장하는 4050세대도 늘어나고 있어 기업들은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고, 모두가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건전한 회식 문화를 만드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개인의 취향을 읽어 회식 갈등 줄인다

전체 회식을 외치던 회식 문화는 이제 소규모 모임과 사내 동기, 친구와의 모임 등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는 직장인들이 소소하게 모여 관계를 더 끈끈하게 이어가려는 니즈가 포함되어 있다. 마음 맞는 선후배들과 저녁 식사를 하고 영화 감상, 소규모 게임 등 문화 관람으로 대체하는 ‘문화 회식’으로 회식의 범위가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 스타트업은 저녁 회식 대신 방탈출 게임 등을 진행하고 있다. 팀원들끼리 조를 나눠서 승패를 가리는 식으로 팀 단합 및 유연한 사고 체계 구축에 도움을 준다. 또 몇몇 기업들은 올바른 회식 문화를 위해 절주 캠페인, 원데이 클래스, 워크숍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술을 마시지 않는 회식이 점점 늘어나면서 한 대기업에서는 회식 갈등을 줄이기 위해 ‘주량 팔찌’를 도입했다. 음주 의사를 3단계로 나눠 빨간색(안 마심), 주황색(적당히), 파란색(끝까지) 팔찌를 착용해 맞춤형 회식을 진행 중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회식 문화가 앞으로 더 유연해질 것이라 전망한다. 회식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겠지만, 회사와 구성원의 선호에 따라 형태가 다양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전미영 서울대 소비 트렌드 분석센터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에서는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만큼, 회식이 조직에 기여하는 부분이 있다”며, “회사의 문화와 구성원의 선호에 맞춰 회식의 형태를 결정해 좋은 기업 문화를 선도하는 방식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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