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 컬쳐

그곳에 가면(해외)

섬 다이빙과 해변,
라군의 하모니

태국 꼬창

글 · 사진 서영진

태국 꼬창에 대한 설명은 명료하다.
푸껫에 이어 태국에서 두 번째로 큰 섬.
타이만 동쪽, 캄보디아 국경 가까이 위치한 꼬창은
15년 전만 해도 한국인에게 미지의 공간이었다.다채로운 비치와 다이빙 포인트,
정글 트레킹과 반딧불이 체험을 간직한 섬은 연둣빛 산호바다처럼 서서히 변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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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창 일대 바다는 몰디브 못지 않은 아름다운 라군을 간직하고 있다.
코끼리 조각이 테마인 리조트

베일 벗어낸 섬들의 국립공원

태국 꼬창은 덩치에 비해 외딴섬이다. 푸껫, 꼬사무이 등 태국 남부의 섬들이 명성을 얻을 때도 동쪽 끝자락의 꼬창은 베일에 싸여 있었다. 하지만 점점 배낭 여행객들과 북유럽 여행자들이 찾아들기 시작했고, 낯섦과 은밀함이 주는 설렘 때문에 태국의 새로운 휴양지로 점차 부각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한적한 섬을 열망하는 자유 여행자들이 꼬창을 찾는다. 섬은 다양한 개성의 비치를 지녔고, 5성급 리조트들이 해안을 차곡차곡 메우고 있다, 국립공원인 산호바다와 섬에서 펼쳐지는 다이빙은 청정함이 가득 묻어난다. 푸껫, 파타야처럼 모터보트들이 요란하게 달리는 것도 아니고, 물가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꼬창의 ‘꼬’는 섬, ‘창’은 코끼리의 의미를 지녔다. 섬의 모양새가 코끼리를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지만 섬안에서 코끼리의 윤곽을 찾기는 쉽지 않다. 섬은 인근 50여 개 섬들과 함께 ‘무꼬창 국립공원’에 속해 있다.

꼬막, 꼬끗, 꼬와이, 꼬끄롬 등 크고 작은 섬들은 남쪽에 올망졸망 매달려 있다. 꼬창의 숨은 진가인 다이빙체험은 섬들로 가는 길목 곳곳에서 펼쳐진다.

섬의 중앙은 카오 쌀락펫 산(740m)을 중심으로 열대우림이 빼곡하다, 섬 주변으로는 해안도로가 뻗어 있다. 꼬창을 대표하는 해변과 포구는 서쪽 바다를 따라 해풍을 맞으며 이어진다. 한적한 숙소를 택한 뒤, 대중교통인 쏭태우를 타거나 스쿠터를 빌려 수려한 비치를 방문하는 게 꼬창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일과다.

열대의 숲이 어우러진 비치

석양이 빛나는 핫 타남 해변

섬 서북단의 핫 싸이까오는 ‘화이트 샌드 비치’로 불리는 북적이는 해변이다. 육지인 뜨랏에서 페리를 타면 단카오 선착장에 도착하는데, 단카오에서 가장 가까운 비치가 핫 싸이까오다. 이 해변을 보고 있으면 푸껫의 모습이 언뜻언뜻 떠오른다. 레스토랑과 술집, 중급 리조트들이 촘촘히 해변과 다양한 피부색, 연령대의 이방인들, 그리고 분위기를 돋우는 라이브 밴드와 요란한 불춤 덕분이 아닐까. 꼬창의 거리 음식들도 대부분 이 해변 로드에서 맛볼 수 있다. 꼬창이 ‘제2의 푸껫’이라는 별칭을 얻은 데는 핫 싸이까오 해변이 큰 몫을 했다.

꼬창의 은밀한 모래사장을 탐하는 여행자들은 남쪽으로 유유히 이동한다. 냇물과 바다가 만나는 크롱 프라오는 해변의 길이가 5km에 달한다. 파도는 잔잔하고 야자수는 빼곡하며 리조트들은 독립해변을 갖춘 채 듬성듬성 자리해 있다. 최근에는 크롱 프라오 남쪽에 매달린 핫 까이배 해변이 좀 더 아담하고 한적한 분위기로 사랑받는다.

자유 여행자들의 성지는 일명 ‘론리 비치’로 불리는 핫 타남 해변이다. 핫 타남은 해 질 무렵이면 오히려 분주해지기 시작한다. 해변 돗자리에 몸을 의지한 채 일몰을 감상하려는 청춘들이 이곳 비치를 찾는다. 타이거 맥주 한 잔 기울이며 서서히 젖어 드는 붉은 해변을 탐미하며 고독을 향유하는 게 핫 타남의 묘미다.

해변 인근에는 배낭여행자들을 위한 방갈로 숙소가 들어서 있다. 세월이 흐르며 핫 타남도 배낭 여행객들을 위한 모습으로 변모했다. 지금 핫 타남은 해가 저문 뒤 외로운 청춘들이 밤늦도록 파티를 펼치는 ‘핫’한 명소로 이목을 끌고 있다.

짙푸른 하늘과 바다를 품은 꼬창의 해변
열대의 숲을 가르는 정글 트레킹

낯섦과 은밀함이 주는 설렘 때문에 태국 꼬창은 새로운 휴양지로 점차 부각되기 시작했다.


섬들이 옹기종기 들어선 무꼬창 국립공원
크롱 프라오 해변의 탐스러운 일몰

다이빙, 정글 투어 체험 천국

남쪽 포구 방바오는 꼬창을 대표하는 어촌마을이다. 꼬창의 다이빙이 유명해지면서 마을은 분주해졌다. 꼬막, 꼬와이 등 인근 섬으로 가는 선박들의 기항지가 됐고 스노클링, 다이빙 투어를 위한 배들도 이곳에서 출항한다. 나무데크 선착장에는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고급 해산물 레스토랑들이 들어섰다.

방바오에서 섬과 바다로 나서는 호핑 아일랜드 투어가 진행된다. 꼬와이, 꼬탈랑, 꼬약, 꼬랑 등 네 개의 섬을 방문해 스노클링, 카약 등을 즐기는 일정이 대세다. 코랑에는 리조트 없는 천연의 백사장 해변이 세 곳이나 있다. 시끄러운 도심에서 벗어나고 싶어 좀 더 멀고 호젓한 꼬막, 명품 리조트가 들어선 꼬꿋 등을 택하는 여행자들도 늘었다.

배를 타고 꼬창의 앞바다로 나섰다면 태국의 바다에 대한 고정관념이 바뀐다. 섬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에메랄드빛 바다와 산호군락이 있고 몰디브에서 볼 수 있다는 연둣빛 라군이 펼쳐진다. 국립공원 지역인 이곳은 살아 있는 산호들이 가득해 열대어의 소중한 서식처가 됐다.

꼬창의 체험은 해변과 섬에 머물지 않는다. 정글 트레킹 중 폭포를 만나고, 나룻배를 타고 반딧불이와 조우하는 흥미진진한 여정이 기다린다. 꼬창이 간직한 7곳의 폭포 중 크롱 플루 폭포와 탄 마욤 폭포는 트레킹으로 연결된다. 크롱 플루 폭포는 크롱 프라오 해변에서 가까우며 폭포 아래에서 헤엄치는 체험이 인기다. 탄 마욤 폭포는 예전 태국의 왕들이 찾은 왕실 명소로 태국인들도 즐겨 방문한다.

꼬창의 숨은 체험들은 신비로움을 한층 더 완성시킨다. 반롱탄 등의 습지에서 나룻배를 타고 냇물을 거슬러 밤하늘의 별과 함께 반딧불이를 만나는 체험은 잊지 못할 열대의 밤을 선사한다. 남동쪽 살락펫, 살락콕 일대에는 맹글로브 숲 산책로가 이어져 있고, 다이빙 기항지로 변한 방바오와 달리 살락펫 지역은 꼬창의 살가운 어촌마을 풍경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 Tip꼬창 가이드

방콕에서 뜨랏공항까지 항공편이 운항하며, 뜨랏공항에서 페리 선착장으로 이동한 후 꼬창으로 향하는 배를 탄다. 방콕에서도 뜨랏 선착장까지 가는 버스가 있다. 리조트에서 공항과 숙소를 잇는 교통편을 제공하기도 한다. 섬 안에서는 승합 트럭인 쏭태우가 다닌다.

숙소는 가격대에 따라 다양하다. 핫 싸이까오 해변은 일반여행자, 크롱 프라오 해변은 가족, 론리비치는 배낭여행자들의 숙소가 들어서 있다. 성수기와 비수기의 가격 차가 큰 편이다. 호핑 아일랜드와 반딧불이 투어는 리조트 등에서 예약이 가능하다. 다이빙 체험 가격은 이용하는 선박, 시간대에 따라 달라지며 선상 뷔페가 곁들여진다. 국립공원 지역에서 다이빙을 하거나 유명 폭포 등을 방문할 때는 별도의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

꼬창에서는 게와 새우 등이 어우러진 해산물 요리가 유명하다. 리조트에서 제공되는 조식과 타이마사지도 꽤 괜찮은 편이다.

꼬창의 별미인 해산물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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