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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좋은 기회의 시대
‘슈퍼 에이지’ 시대가 온다

글 · 편집실

인구의 20%가 65세 이상이 되는 ‘초고령화’ 시대를 뜻하는 슈퍼 에이지(Super-Age). 우리나라는 2000년 고령화 사회에서 2018년 고령사회로 진입했으며, 2025년 고령 인구 비율 20.6%를 예상하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한다. 우려의 시선도 있지만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사회가 펼쳐질 것이라는 기회의 시선에 주목해보자.




코앞으로 다가온 초고령화 시대

OECD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가 가장 빨리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영국 50년, 독일 36년, 미국 15년, 일본 10년인 것과 비교해 우리나라는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예상함으로써 7년만으로 가장 빠르다. 이렇게 유독 우리나라가 빠르게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한국의 길었던 베이비붐 세대와 현재 가장 큰 사회적 이슈인 낮은 출산율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베이비붐 세대는 1946년부터 1964년까지 베이비붐이 일어난 시기에 출생한 세대를 뜻하는데 당시 100만 명씩 태어났던 세대가 고령층에 진입하는 시점이 왔고,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분기별 출산율은 1분기 0.82명, 2분기 0.71명, 3분기 0.71명, 4분기 0.65명으로 점점 줄어드는 오늘날 출산율이 더해져 초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을 앞당겼다는 이야기다.
2050년에는 만 65세 이상 고령층이 전체인구의 43%를 넘어설 것을 전망하는 대한민국의 현실. 정말 코앞으로 다가온 초고령화 시대가 앞으로 다가올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그렇다면 노인이 많아지는 시대는 어떤 사회를 초래하게 될까? 과연 사회적으로 문제만 일어나고 어두운 미래가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위기라고 생각되는 순간에도 기회는 있는 법. 코앞으로 다가온 초고령화 시대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주목받고 있다.
인구 통계학적 변화와 고령화에 초점을 맞춘 글로벌 전략 연구 및 자문 회사인 더 슈퍼 에이지(The Super Age)의 창립자이자 미래학자인 브래들리 셔먼. 그는 초고령화 사회는 인구가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사회가 펼쳐질 것이라고 그의 책 <슈퍼에이지 이펙트>에서 주장한다. 더불어 그는 초고령화 시대에서 노년층은 ‘경제적 측면’에서 새로운 주역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지며 초고령화 시대 속 노인의 가능성에 주목한다.





슈퍼 에이지 이펙트 (Super-Age Effect)

이전까지 인구의 고령화는 노동력 부족, 경제침체, 여러 노인 문제 등 심각한 사회문제로 여겨왔다. 이러한 기존 입장과 달리 브래들리 셔먼은 초고령화 시대 속 경제 주인공은 MZ세대가 아닌 ‘시니어’들, 즉 슈퍼 에이지 세대가 될 것이며, 이들은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부상하며 새로운 산업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인구의 고령화를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이것은 그의 나라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한국 사회도 마찬가지. 출생률 감소, 택시 기사의 초고령화, 은퇴 비율의 증가 등 한국 사회를 인구통계학적 관점으로 분석하며 한국 사회의 초고령화 시대도 작가는 같은 시선으로 바라본다. 더욱이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닌 지구상에 존재하는 195개 나라 중 35개 국가에서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가 전체의 2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슈퍼 에이지’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도 전망한다.
초고령화 시대에서 우리가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소비시장일 것이다. MZ세대가 소비 트렌드를 이끄는 현재와 다르게 고령화가 지속될수록 인구 구성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시니어 세대들이 소비 주체의 주인공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노년층이 소비의 주체가 되는 경제활동을 ‘엘더노믹스(Eldernomics)’라고 부른다. 실제로 미국에서 새로운 자동차를 구매하는 고객 중 3분의 2가 50세 이상이며, 애플워치의 사용자 평균 연령은 42세에서 매년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그러니 저자는 엘더노믹스 트렌드는 새로운 시대이자 기회이며 이를 따라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195개 나라 중
35개 국가에서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가 전체의 2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슈퍼 에이지’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도 전망한다





새로운 소비 주축, 시니어 시프트

이러한 흐름은 조금씩 시작되고 있는 터. 한국직업능력연구원에 따르면 호주에서는 별도 조건 없이 ‘조부모 육아휴직’을 입법화했다. 또 *나이 든 직원에 대한 배려로 호주 은행 웨스트팩은 ‘손자녀 육아휴직 제도’를 업계 최초로 발표, 영국의 다국적 투자은행 바클리지는 고령층에게 견습생이 될 기회를 부여하는 ‘대담한 견습 프로그램’을 도입했다고 한다.
또 이미 초고령화 사회로 소비자 중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을 넘는다는 일본에서는 소비시장에서 시니어 세대의 역할이 커지는 현상을 일컫는 ‘시니어 시프트(Senior Shift)’라는 키워드가 등장하며 MZ세대가 아닌 평균 수명이 길고 소비를 주도하는 여성 시니어에 주목한 마케팅을 이전부터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50대 이상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마케팅으로 매출 상승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사례가 많이 들려온다.
브랜드 컨설팅 전문가이자 해외 각국의 경제 사회상을 분석하며 우리 사회의 미래전환을 이야기하는 강정아 전문가도 그의 저서 <인사이트 마케팅>l에서 새로운 소비주축으로 등장하는 슈퍼 에이지 세대를 언급하며 지금의 4060세대는 이전 노인의 세대와는 전혀 다른 세대이며, 이 슈퍼 에이지 세대가 돈을 갖고 있으며, 소비하는 인구라는 점을 명확하게 설명한다. 그러기에 마케팅 관점에서 그들을 분석하며, 그들의 관심사를 파악하고, 그들의 취향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을 준비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황혼기 아닌 제2 황금기 ‘슈퍼에이지’ 시대가 온다, 이투데이, 2024.01.05 기사 참고




자신 스스로를 시니어로 인식하지 않는 점,
누구보다 건강과 활기찬 생활에 관심이 많은 점,
마음가짐과 행동을 생물학적 나이보다 더 젊게 갖는 점 등 요즘 시니어는
‘액티브 시니어’답게 ‘젊음’과 더 어울리는 듯하다





슈퍼 에이지, 노인에 대한 인식의 변화

물론 초고령화 사회 속 우리가 우려하고 있는 문제가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인구 노령화에 따른 각종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브래들리 셔먼도 연금 수혜자의 은퇴 나이 조정, 정년의 폐지, 노인 양극화 문제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개입 등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철저한 대비와 다양한 사회·경제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의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평균 수명 100세 시대를 바라보고 있는 오늘. 단순히 수명연장을 넘어 건강하고 활동적인 삶의 연장을 지향하는 ‘슈퍼 에이지’는 결국 노인에 대한 인식의 변화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은퇴 후 주도권이나 재산 따위가 없어 집안에서 실권이 없는 노인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뒷방 늙은이’는 지금의 시니어 세대들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너무나도 ‘옛말’이다.
자신 스스로를 시니어로 인식하지 않는 점, 누구보다 건강과 활기찬 생활에 관심이 많은 점, 마음가짐과 행동을 생물학적 나이보다 더 젊게 갖는 점 등 요즘 시니어는 ‘액티브 시니어’답게 ‘젊음’과 더 어울리는 듯하다.
사람은 누구나 늙는다. 그렇기에 우리는 초고령화 사회를 효과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 변하는 시대의 흐름을 읽고, 그 흐름을 타고, 그 속에서 기회를 찾고, 기회를 잡아야 한다. 초고령화 사회 속 가장 문제는 늙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노인 증가를 문제 삼는 것이지 않을까.
“우리는 모두 늙을 것이고 가족 구성원이 늙어감에 따라 그들을 보살펴야 한다. 새로운 시대의 급격한 변혁에도 맞서야 한다. 반면에 이런 엄청난 변화는 우리가 세상을 새롭게 구축할 기회가 되어줄 것이며 그에 따라 슈퍼 에이지는 어느 세대에게나 더욱 공정하고, 평등하고, 화합하는 시대가 될 수도 있다.”

- 브래들리 셔먼, <슈퍼 에이지 이펙트>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