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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선

나를 더 나답게 만드는
셀프 분석

글 · 편집실

요즘 Z세대 사이에서 자신을 ‘나노 단위’로 분석하는 것이 트렌드다.
우리가 흔히 아는 MBTI와 퍼스널 컬러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 #셀프분석
  • #8체질
  • #MBTI

스스로를
탐구하는 과정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우리는 아이스 브레이킹의 주제로 ‘MBTI’를 꺼낸다. ‘MBTI’는 성격 유형 테스트인데, 우리는 이 테스트 결과와 우리의 성격을 동일시하며, “F라서 그래”, “T라서 그래”라며 자신의 성격을 정립해 나간다. 이와 관련, 최근 MBTI와 결을 같이하는 ‘셀프 분석’ 테스트들이 등장하고 있다. ‘셀프 분석’은 자신의 정체성을 중시하는 현세대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트렌드로, 자기 자신을 나노 단위로 분석하고 관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셀프 분석’이 유행하는 이유는 세밀화된 트렌드로 인한 취향의 초개인화 때문이다. 취향이 다양화되고 이를 반영한 선택지의 폭이 넓어지면서 선택 시간을 줄이기 위해 자신의 취향을 미리 탐구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실제로 대학내일연구소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무료 MBTI, 인터넷 성격 검사 등 무료 셀프 분석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무려 91.3%가 ‘있다’라고 답했고, 그중 절반에 가까운 46.1%가 셀프 분석을 위해 돈을 지불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최지혜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X세대는 신분, 혈연, 지연 등을 근거로 개인 특성을 결정짓고, 변화할 가능성도 기대하기 어려웠던 반면, Z세대의 경우 사회가 변화하면서, 사회의 기준을 벗어나 정체성 변동의 기회가 많아진 세대인 만큼 자기 정체성을 스스로 탐구해야 한다는 책임도 안게 되었다”라며 셀프 분석 유행 원인을 분석했다.

MBTI부터
8체질까지

대표적인 셀프 분석으로는 성격 유형을 분석해주는 ‘MBTI’와 웜톤과 쿨톤 등 피부색을 사계절 타입에 적용해 이론화한 ‘퍼스널 컬러’가 있다. 꾸준히 자기 자신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Z세대의 욕구가 지속 증가함에 따라 셀프 분석 서비스도 점점 다양해지는 추세다. 한 회에 10만 원이 넘는 헤어 스타일 진단 서비스는 이미 예약을 잡기 힘들 정도며, 몸의 골격을 확인해 어울리는 옷 스타일과 운동 방법을 알려주는 퍼스널 체형 검사도 인기다. 또 한의원에서 진행하는 8체질은 한 예능프로그램에 소개된 뒤, 현재 예약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 외에도 금융 플랫폼 뱅크샐러드에서는 무료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검사 목록은 비만, 탈모, 불면증 등 총 63가지로, 나만의 유전적 요소를 분석해 타고난 건강 상태에 맞춘 생활 루틴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해당 서비스의 누적 검사자 수는 지난 2021년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총 27만 5,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검사 대기 인원은 100만 명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앞서 말한 MBTI에서 더 나아가 자신의 성격과 기질을 더욱 심층적으로 알 수 있는 유료 검사에도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TCI(Temperament and Character Inventory)검사인데, 사람들은 해당 테스트로 자신의 성격 파악하는 것은 물론, 상대방과의 거리를 좁히는 도구로도 활용하고 있다.

양면성을 지닌
셀프 분석

많은 이들이 ‘셀프 분석’에 자신의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이유는 ‘나만의 가치를 찾아 나다움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이와 관련, 대학내일20대연구소는 “셀프 분석 이용자들은 셀프 분석을 통해 자신의 직업 및 진로를 탐색하거나 인간관계를 확장하는 등 실제가치를 높이는 데 활용한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이 셀프 분석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펴보면 셀프 분석 이용은 단순한 흥밋거리가 아닌 비용의 효율과 관련 깊다. 수백 가지 제품 중 나와 잘 어울리는 제품을 단시간에 찾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셀프 분석 서비스를 이용하면 실제로 나를 탐색하며 겪을 비용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식당 메뉴 선택에 있어 우리는 종종 “많이 매울까?”, “매운 거 먹어도 괜찮을까?”라며 음식 선택에 주저한다. 하지만 셀프 분석을 통해 내 체질을 파악했다면 음식 선택에 있어 고민하는 시간이 단축된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런 셀프 분석 서비스들이 무조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우리의 자아는 계속해서 변하고 확장한다. 또 성격 유형 테스트의 경우, 간혹 ‘이런 사람이 되고 싶어’라는 마음에 답변을 선택하는 이들도 있기 때문에 100% 신뢰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테스트 결과라는 틀 안에 갇혀 “나는 이런 일은 잘 못해”라며 자신의 한계를 단정짓는 경향이 강하다. 때문에 우리는 ‘셀프 분석’의 결과에 의지하는 것이 아닌 ‘셀프 분석’을 잘 활용하는 사람이 되는데 시간을 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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