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의 테마에 국내 자생식물 및 도입식물 4,000여 종을 수집·전시하고 있는 곳, 바로 ‘화담숲’이다.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단풍 명소인 이곳은 LG 상록재단이 공익사업의 일환으로 설립·운영하는 수목원으로, 지난 2006년 4월 조성승인을 받아 경기도 광주시에 165,265㎡(약 5만 평)로 조성됐다. 사계절 내내 다채로운 풍경으로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는 화담숲은 가을이 되면 400여 종에 달하는 단풍나무들이 울긋불긋하게 타올라 장관을 보여준다. 특히 진달래원, 이끼원, 반딧불이원 등 테마정원이 다양한 가을의 정취를 담뿍 느낄 수 있게 해주며 100만 송이 국화와 구절초, 쑥부쟁이 등 야생 식물들도 만나볼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가을 속으로 떠나고 싶다면 서울 근교 ‘여주 강천섬’은 어떨까. 나만 알고 싶은 히든 가을스팟으로, 황금빛 물결치는 은행나무길을 걸으며 가을 감성에 젖어 유유자적 힐링타임을 즐기기 좋다. 멀지 않아 가볍게 부담 없이 가을 피크닉을 즐길 수 있어 가족나들이로, 연인과 데이트 장소로도 최고다. 넓은 잔디광장에선 댕댕이와 함께 뛰어놀기에도 그만이다. 여주 동쪽 끝에 자리한 강천섬은 4대강 사업 이후 지금 같은 섬으로 남게 된 곳이다. 다리로 연결돼 있어 도보로, 자전거 라이딩으로 한바퀴 돌며 경치를 감상하기에도 그만이다. 동서로 길쭉한 강천섬의 면적은 57만 1,000㎡(17만 3,000평)로, 축구장 80개 정도가 들어설 정도로 드넓어 머무는 것만으로 힐링이 된다.
담양의 관방천에 있는 제방으로, 길이가 6km에 이르는 긴 둑길이다. 조선시대 홍수 피해를 막아 백성들의 살림을 살피고자 조성했다. 특히 2km에 걸쳐 조성된 숲길은 면적 4만 9,228㎡, 추정 수령 300~400년에 달하는 나무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가을 단풍이 끝없이 이어지는 장관이 펼쳐진다. 길게 늘어선 단풍나무들이 잔잔한 물에 비치는 모습이 마치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내, 포토스팟으로도 유명하다. 자전거를 타도 좋고 마냥 걸어도 좋은 숲길은 뚜벅이 여행객을 다정하게 품어준다. 단풍뿐만 아니라 물가를 따라 이어지는 갈대조차 그냥 넘어갈 수만은 없을 정도로 장관을 이룬다.
불국사는 경주를 대표하는 단골 여행지 중에서도 단골이다. 1995년에 석굴암과 함께 유네스코의 ‘세계유산’에 등록된 불국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1교구 본사이다. 수학여행지로 사랑받지만, 사실 가을철에 멋을 더하는 곳이다. 초입인 일주문부터 아름다운 연못인 반야연지 인근까지 온통 노랗고 빨갛게 물들어 절경을 이룬다. 불국사 최고의 포토존으로 많은 이들의 발길을 붙드는 곳은 대웅전 길목의 청운교, 백운교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돌계단 위에서 단풍을 배경 삼아 사진을 찍으면 가을 느낌 물씬 풍기는 기념사진 한컷이 뚝딱 완성된다. 불국사에서 석굴암을 잇는 산길을 따라 오동수 약수터 일대에 이르면, 단풍나무가 늘어선 단풍터널도 만날 수 있다.
늦가을 영주시 부석사에 오르는 흙길은 은행나무 단풍의 향연이다. 10월의 끝자락과 겨울이 찾아오기 전 11월 첫 주까지 가지마다 노란전구를 켜고 사람을 반긴다. 일주문에서 천왕문까지 은행나무 잎이 떨어진 500m 길은 한 걸음 한 걸음 들어서면 바람이 불 때마다 은행잎이 황금빛 소나기처럼 쏟아져 내린다. 찍기만 하면 작품 사진이 되는 곳이다. 무량수전 앞 안양문에 올라앉아 먼 산을 바라보면 산 뒤에 또 산, 그 뒤에 또 산마루, 눈길이 가는 데까지 그림보다 더 곱게 겹쳐진 능선들은 부석사의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기도 하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는 부석사 입구 단풍나무길도 예술이다.
보은의 속리산 길목에 있는 말티재는 단풍여행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이름난 명소이다. 본래 가을 절경으로 유명한 속리산 자락 단풍과 함께 오색빛깔의 구절초, 코스모스, 국화꽃까지 피어 여행객들의 심상을 자극한다. 말티재 전망대에서는 예쁘게 물든 단풍과 굽이치는 열두 굽이 고갯길 등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풍경이 감탄을 자아낸다. 힘들게 오른 고갯마루에서 굽어보는 단풍 든 산의 전망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여기에 20m, 폭 16m 규모의 해넘이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노을은 절경 중 절경이다. 전망대에 올라서려면 속리산 관문 2층 통로를 거쳐야 한다. 관문 2층 보은군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바라보는 속리산 자락 풍광 또한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