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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선수 오예진

글 · 윤소정   사진 · 김성재

‘2024 파리올림픽’ 무대에 선 오예진 선수는
긴장이란 찾아볼 수 없는 얼굴로 올림픽 신기록을 세웠다.
여자 10m 공기권총 종목에서 대한민국 최초로 금메달을 거머쥔 오예진 선수.
뜨거운 여름을 더 뜨겁게 만들었던 그날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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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녕하세요! 먼저 오예진 선수님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사격 국가대표 오예진입니다. 이런 뜻깊은 자리에 제 이야기를 전할 수 있어 너무 뿌듯합니다.

Q. 먼저, 사격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중학교 1학년 5월쯤일 거예요. 친구가 갑자기 “학교에 사격부 있다는데, 알고 있었어?”라고 묻는데 호기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친구와 같이 사격부를 방문하게 됐고, 테스트 겸 “한 발 쏴 봐”라는 감독님의 말씀에 인생 처음으로 사격을 해봤어요. 근데 총을 쏘고 난 후 오는 반동이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는 거예요. 그래서 코치님에게 “또 해봐도 돼요?”라면서 연달아 사격했던 기억이 나요. 그때 코치님이 저한테 오시더니 “제대로 배우면 사격 잘할 것 같다. 같이 해보지 않겠니”라면서 입단을 제안하셨어요. 처음 해보는 운동임에도 너무 재밌어서 코치님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그때부터 사격선수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Q. 많은 사격선수가 있지만, 그중 가장 닮고 싶은 선수가 있을까요?

저의 고등학교 코치님이자 ‘2024 파리올림픽’ 사격 국가대표 공기권총 코치님이신 홍영옥 코치님을 제일 닮고 싶어요. 제2의 엄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시간을 보내고, 깊은 대화를 나누고 있거든요(웃음). 학창 시절을 보낸 제주엔 정식 사격장이 없다 보니 기본 공기권총 10m 외에 다른 종목을 연습할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그런 환경 속에서 책임감과 열정 하나만으로 저를 국가대표로 키워주신 것에 대해 정말 감사하다는 말, 이 자리를 빌려 드리고 싶고, 저도 코치님의 그러한 열정을 본받아 계속해서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Q. 경기나 연습이 끝난 후, 어떻게 리프레시 하시나요?

제가 드라마 정주행하는 걸 무척 좋아해요. 요즘엔 운동 관련된 드라마를 챙겨보고 있어요. 그래서 경기나 연습이 끝난 후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드라마를 봅니다. 특히, 마라탕이랑 닭발을 즐겨 먹는데 매운 음식을 먹어서인지 스트레스가 더 잘 풀리는 것 같더라고요. 운동선수라고 해서 특별한 리프레시 방법은 없는 것 같아요. 저도 다른 분들과 똑같이 친구들을 만나고, 맛있는 거 먹고, 집에 편히 누워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거나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면서 힘을 얻어요.

Q. ‘2024 파리올림픽’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어요. 1년 전, 금메달이 목표라고 말씀하셨고 이번 대회에서 신기록까지 세우며 그 꿈을 이루셨습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2024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인터뷰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고, 지금 그 목표를 달성해서 무척 신기하고 기쁩니다. 하지만 금메달을 땄다고 여기서 끝이 아닌 더 많은 대회, 더 큰 대회를 준비해야 하기에 앞으로의 순간들에 더 집중하려고 해요.

Q. 사격 경기 중 관객들의 박수 소리가 생각보다 컸는데 힘들진 않았나요? 주변 소음 등 외부에 흔들리지 않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세요.

소음 같은 경우엔 국내대회를 통해 적응 훈련을 했어요. 그래서인지 국제대회에서의 소음은 저에게 큰 걸림돌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박수치고 환호해주셔서 더 큰 힘을 얻을 수 있었어요. 이제는 조용한 게 오히려 어색할 정도예요(웃음). 가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경기에서 저렇게 소리를 질러도 되나?”라고 궁금해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그렇게 해도 되고, 선수들에게 정말 큰 힘이 된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 <with IBK> 9월호 주제는 ‘공감’입니다. 많은 국민이 올림픽 당시, 선수님의 마음에 공감하며 선수님을 응원했습니다. 응원해주신 국민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먼저, 저희 대표팀을 믿고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사격이 비인기 종목이다 보니 이렇게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실 줄 몰랐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응원을 해주셔서 정말 감동이었어요. 앞으로도 지금처럼 많은 관심 가져주시면 더 열심히 훈련해서 좋은 성적으로 꼭 보답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많은 관심 가져주시면 더 열심히 훈련해서 좋은 성적으로 꼭 보답하겠습니다.

Q. 그렇다면, 선수님에게 있어 가장 필요한 공감과 응원은 무엇인가요?

저는 길게 늘어진 응원을 별로 안 좋아해요. 그래서 그냥 심플하게 “할 수 있어” 아니면 “너 잘하고 있으니까 하던 대로만 해”라는 말이 제일 응원이 되고 위로가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 스스로에게도 ‘할 수 있다’, ‘재밌게 해’, ‘즐겨’라고 말해주고 있어요.

Q. 선수님의 루틴이 소소한 화제입니다. 새콤달콤 레몬맛을 먹는 게 루틴이라고요. 이러한 루틴은 언제 생겼고 어떤 안정감을 주는지 궁금해요.

원래는 루틴이 없었는데 동기들이랑 같이 이야기하다 “좋아하는 걸 루틴으로 만들어 보자”라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제가 원래 새콤달콤을 좋아해서, 하루는 새콤달콤을 먹고 시합에 나갔는데 뭔가 잘 풀리는 기분이 들어 그때부터 새콤달콤을 루틴처럼 먹고 있어요. 좋아하는 간식이라 그런지 먹으면 긴장도 풀리고, 웃음이 나는 것 같아 아직도 이 루틴을 유지하고 있습니다(웃음).

Q. 사격은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스포츠 중 하나죠.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선 몸 관리에도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은데요. 평상시 몸 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저는 일단 한쪽 팔을 들고 쏠 때 다른 선수들에 비해 유독 목을 앞으로 많이 내밀고 왼쪽 어깨를 당기면서 쏴서 그런지 왼쪽 승모근 통증이 심해요. 그래서 승모근을 풀어주기 위해 꾸준히 스트레칭하고 있고, 과거 오른쪽 발목 인대가 늘어난 적 있는데 최근 또 통증이 올라와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Q. IBK기업은행 사격단 소속입니다. 어떻게 입단하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그리고 후원 등에 대한 감사의 말씀을 전하신다면요.

사격의 매력에 깊이 빠지게 됐을 즈음, IBK기업은행 실업팀을 알게 됐어요. 선수들을 위한 IBK기업은행의 지원도 마음에 들었는데, 감독님과 코치님도 제가 평소 존경하는 분들이어서 입단을 희망하게 됐습니다. 그때가 아마 고등학교 2학년이었는데 그때부터 IBK기업은행에 들어가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어요. 이후 몇몇 대회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거두다 보니 운 좋게도 IBK기업은행에서 먼저 입단 제안을 주셨고, 감사한 마음으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Q. 선수님의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전국대회와 국가대표 선발전이 코앞으로 다가와 훈련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쉴 틈 없이 이어지는 대회 일정이지만, 금메달이라는 좋은 결과를 내서 그런지 힘들지 않네요(웃음). 올림픽 금메달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 골드 그랜드 슬램을 달성할 수 있도록 저만의 속도와 리듬에 맞춰 지금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사격선수 오예진이 <with IBK> 독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2024 파리올림픽’ 시작 전, 부담감이 컸는데 여러분의 응원 덕분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남은 경기가 더 많은 만큼 지금처럼 열심히 훈련해서 어떤 무대에서든 IBK기업은행을 더욱 빛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예진 사격선수

대한민국 사격 국가대표다. 여자 10m 공기권총 세계선수권대회 3위를 기록했다. ‘2024 파리올림픽’ 여자 공기권총 10m 결선에서 243.2점을 쏴 올림픽 신기록을 달성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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