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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BRIEFING 2

요일제공휴일의 도입

경제적 파급효과는?

글 · 윤수은 이코리아 기자
정부가 공휴일을 특정 날짜가 아닌, 요일제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쉴 때 제대로 쉬고 경기 활성화도 꾀하겠다는 건데, 이미 미국을 포함한 해외 주요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제도다. 정부는 지난 7월 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역동경제 로드맵’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선진형 근무 휴식 시스템을 만들어 노동 생산성을 높이고 내수도 활성화하겠다며 이르면 2026년부터 요일제 공휴일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요일제공휴일이란?

현재는 휴일제가 날짜로 지정돼 있다 보니 이른바 공휴일과 주말 사이에 평일이 껴있는 ‘징검다리’ 휴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요일제공휴일이란 이를 개선하는 방안으로, 금요일이나 월요일을 공휴일로 지정해 주말과 이어 사흘간 쉬게 하는 방안이다.

올해 10월의 공휴일을 보면 개천절은 10월 3일, 한글날은 10월 9일, 이런 식으로 특정 날짜에 고정돼 있다. 이걸 요일로 바꾸게 되면 앞으로 개천절은 10월 첫 번째 금요일, 한글날은 10월 두 번째 금요일이 될 수 있다. 결국 징검다리 휴일이 아니라 금토일, 토일월처럼 3일 연휴를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설 연휴부터 성탄절까지 주요 공휴일에는 대체 휴일제가 적용돼서 평일 하루를 더 쉬고 있다. 대체공휴일을 도입해 확대 중이나, 예측가능성이 떨어지고 1월 1일과 현충일 등은 대체휴일을 적용하지 않아 연도별 공휴일 수에 편차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대체공휴일의 경우 주말과 겹치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요일제공휴일은 아예 3일 연휴를 예측해서 쉴 수 있게 된다. 여기에 대체휴일이 적용되지 않는 신정과 현충일은 대체공휴일이 가능한 기념일로 지정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안정적인 휴일 수를 보장하고 연휴 효과를 극대화해 휴식의 효율성 제고 및 내수 활성화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거라는 게 정부의 예측이다.

행복추구권과 휴식권의 구체적 실현과
경제적으로도 파급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현재의 휴일보장법령체계를
전환시킬 필요가 있다.



경제 활성화와 맞닿아 있는 해외의 공휴일제도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발표한 ‘대체공휴일 확대의 경제적 파급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대체공휴일 1일의 경제 전체 소비지출액은 약 2조 4,000억원으로 추정되며, 이를 통한 생산유발액은 약 4조 8,000억원, 부가가치유발액은 약 1조 9,000억원, 취업 유발인원은 약 4만 명으로 추정된다”라고 추산한 바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공휴일제도는 요일지정제를 도입한 해외 주요국 대비 안정성이 떨어지고, 토요일과 일요일 모두를 대체 공휴일로 보장받는 영국 등에 비해 휴일의 절대적인 일수도 부족한 상황이다. 요일제공휴일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로는 미국과 일본, 영국, 호주, 중국 등이 있다. 날짜의 의미가 없는 공휴일은 대부분 월요일로 지정해 토일월로 연속되는 휴일을 구축했다.

미국에는 월요일 공휴일법이 있다. 1968년에 처음 만들어지고, 1971년부터 시행된 Uniform Monday Holiday Act(월요일 공휴일 법)에 의거해 시행되고 있다. 이후 좀 더 늘어나서 마틴 루터 킹의 날, 대통령의 날, 메모리얼 데이, 노동절, 콜럼버스 기념일, 추수감사절 등이 요일제 공휴일로 지정돼 있다.

일본도 ‘해피먼데이’ 제도를 도입해 성인의 날과 경로의 날 등을 특정한 날짜가 아닌 월요일로 지정했다. 영국은 성금요일, 부활절 월요일, 노동절, 춘계 휴일 등이 요일제 공휴일로 지정돼 있다.

한국법제연구원이 2015년 발표한 ‘국민의 휴일에 관한 법률 제정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일본이 대체휴일제, 국민의 휴일에 덧붙여 해피먼데이제도를 도입한 배경에는 내수진작을 통한 경제활성화,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서비스산업의 육성이라는 경제정책적 관점이 존재한다. 법제연구원은 “해피먼데이제도의 도입에 따른 경제효과를 연간 2조 엔(약 18조 6,806억원)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관광 입국의 실현을 통한 경기부양을 목표로 연차 활용을 통한 장기휴가제도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적이라 할 수 있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지식정보화사회를 맞이하고 있는 오늘날 휴일과 휴식의 보장은 우리 헌법 제10조가 천명하고 있는 행복추구권과 휴식권의 구체적 실현이며, 이는 경제적으로도 파급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현재의 휴일보장법령체계를 전환시킬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주요 국가의 공휴일 지정 현황

구분 한국 일본 미국 호주 영국 중국
공휴일 수 15일 16일 11일 12일 8일 11일
요일지정 X 4일 6일 7일 5일 X
대체공휴일 날짜 지정 공휴일
일부(13일)
날짜 지정
공휴일 전부
날짜 지정
공휴일 전부
날짜 지정
공휴일 전부
날짜 지정
공휴일 전부
날짜 지정
공휴일 전부

해외 주요국은 근무시간 내
휴게시간을 유연하게 적용해
조기퇴근 및 근무시간의 업무집중도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일 · 생활 균형이라는
개념은 아직 법령으로 명확하게
규정된 것은 아니다.



먼저 따져보아야 할 근무시간과 업무 효율

안정적인 휴일 보장 이전에 우리나라 근무시스템도 해외 주요국에 비해 절대적으로 경직된 것이 사실이다. OECD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획일적·경직적 근무제도로 경제력에 비해 노동생산성이 37개국 중 33위를 차지할 정도로 상당히 낮은 편이다. 또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 도입·활용도 저조하고, 장시간 근로 관행 등 업무 효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고용노동부가 2022년 실시한 일·가정 양립 실태조사에 따르면 유연근무제도를 도입한 곳은 25.1%에 불과했다. 2022년 기준 OECD 대비 한국 근로자들은 185시간, 23.1일 더 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사용자는 근로시간이 4시간이면 30분 이상, 근로시간이 8시간이면 1시간 이상 휴게시간을 주어야 한다. 반면 미국은 30분(주마다 근로시간 차이), 영국·프랑스 20분(근로시간 6시간 이상), 독일 30분(근로시간 6시간 초과) 등 해외 주요국은 근무시간 내 휴게시간을 유연하게 적용해 조기퇴근 및 근무시간의 업무집중도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일·생활 균형이라는 개념은 아직 법령으로 명확하게 규정된 것은 아니다. 일·생활 균형의 개념에 관하여 다수의 연구에서는 일과 일 이외의 영역에 적절한 수준의 시간을 분배함으로써 삶에 만족스러워하는 상태라고 정의한다. 초기에는 여성 근로자의 모성보호를 대상으로 삼았던 일·가정 양립제도가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일·생활 균형제도로 확장되면서, 제도의 방향과 범위 역시 개인의 일·생활 균형을 위한 근로시간 유연화 및 단축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OECD 33개국 임금근로자의 연간 평균 실근로시간

순위 국가명 근로시간 순위 국가명 근로시간
1 콜롬비아 2,381 11 폴란드 1,712
2 멕시코 2,335 12 캐나다 1,702
3 코스타리카 2,242 13 호주 1,693
4 칠레 2,026 14 그리스 1,687
5 이스라엘 1,905 15 헝가리 1,661
6 한국 1,904 16 일본 1,626
7 미국 1,822 17 아일랜드 1,624
8 에스토니아 1,783 18 포르투갈 1,607
9 뉴질랜드 1,747 19 리투아니아 1,595
10 체코 1,717 20 슬로베니아 1,594
OECD 평균 1,719

출처 : 기획재정부

휴가 및 공휴일제도의 개선을 통해
국민여가시간이 확충될 때
국내관광 시장은 성장할 수 있으며,
관광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감안할 때
민간소비 활성화와 고용 창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



요일제공휴일의 장기적 효용성

앞서 요일제공휴일 관련 법안은 국회에서 여러 번 발의됐지만, 통과되지 못했다. 본래의 공휴일이 가진 의미를 잃게 한다는 반발 외에 공휴일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재계 등에서 반대 목소리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011년에도 정부가 개천절 등 일부 공휴일을 요일지정제로 발표하자 공휴일과 관련된 단체들이 기념일 제정의 의미가 반감된다며 반대에 나서기도했다.

이후 각 기념일의 직·간접 당사자인 관련 단체들이 가세하면서 관련 법안들은 번번이 무산됐다. 하지만 요일 지정 공휴일제도의 시행에 대해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이미 지난 2009년에 발표한 ‘국내 관광수요 확대를 위한 휴가·공휴일제도 개선방안’ 보고서를 통해 “공휴일 수의 변동 없이 연휴가 구축되는 효과가 있으므로 경제계의 부담도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밝힌 바 있다. 보고서는 또 “휴가 및 공휴일제도의 개선을 통해 국민여가시간이 확충될 때 국내관광 시장은 성장할 수 있으며, 관광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감안할 때 민간소비 활성화와 고용 창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주요 선진국에서도 이와 같은 자유시간 정책이 실효를 거두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경우 휴가 및 휴일제도 개편 이후 숙박여행을 비롯한 국내관광이 증대됐다. 국민 1인당 평균 숙박여행의 경우 2006년 2.8박에서 2009년 4.0박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여행 동행인 특성 조사 결과 가족 46.2%, 부부 23.1%, 친구 21.7%로 나타나 가족친화도 증대됐다. 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당시 휴일 확대로 인한 기업 부담은 2.8조엔으로, 거시적 관점에서는 사회 편익이 비용을 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해외 사례와 같이 우리나라도 징검다리 연휴나 주 중간에 딱 낀 공휴일보다 요일제공휴일을 도입하면 휴식의 효율성 제고 및 내수 경제 진작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정부는 향후 휴일이 미래 생산성 제고 등 장기적 차원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휴일의 안정성을 확립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한편, 기업과 개인은 휴일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 등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요일제공휴일을 도입했을 때 어떤 효과가 날지부터 체크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안에 연구용역을 마치고, 내년에 본격적인 도입을 추진해 내후년인 2026년쯤 시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