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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하반기 한국 경제전망
경기는 정체,
산발적 리스크 요인 주의

글 · 임동민 인디코노미스트(Indeconomist)

2024년 2분기 한국 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2%로 저조했다. 한국 경제는 전 세계에서 인플레이션과 금리상승이 발생한 2022년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무려 3년 동안 경제 여건이 저조했다. 수출과 내수가 동반 부진했기 때문이다. 전 세계 인플레이션이 차츰 안정됨에 따라 유럽에 이어 미국의 금리인하가 시행된다면, 수출은 지금보다는 개선되겠지만 민간 소비, 기업투자, 정부지출 부진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자영업 업황이 열악한데, 티몬-위메프 사태로 더욱 악화될 수 있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보다는 산발적 리스크에 주의가 필요하다.




2024년 전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의 차별화

2024년 하반기가 시작된 지금, 전 세계 경제는 예상보다 좋다. 걱정되었던 인플레이션은 하향 안정화되고 있고, 6월 유럽중앙은행의 금리인하를 시작으로, 9월부터는 미 연준의 금리인하도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전 세계 금리도 상승보다는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 미국, 유럽, 중국에 걸쳐 부동산 시장, 누적된 공공부채 등의 잠재적인 리스크 요인들이 있지만 금리가 하락하면 리스크는 통제될 수 있다. 1년 이상 인공지능 테마를 호재로 반영해 미국을 중심으로 상승해 온 주가가 최근 조정을 보이고 있지만, 실물경제의 침체나 금융시장의 불안정을 반영하는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한국 경제는 전 세계 경기회복과 달리 부진하다. 2024년 2분기 한국의 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2%로 감소했다. 물론 2024년 상반기 전체를 놓고 보면, 한국도 2023년 말~2024년 초 걱정했던 수준보다는 경제성장이 양호하다. 2024년 1분기 GDP성장률이 전기대비 무려 +1.3% 성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4년 2분기에 경제성장을 이어가지 못하고, 하락 반전했으며, 특히 내수경기가 지속적으로 부진하다.



한국 국내 지출항목별 생산기여도

자료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2024년 2분기 한국 지출 활동별 생산기여도는 민간 소비 -0.1%pt, 정부 소비 +0.1%pt, 총 자본형성 -0.1%pt, 수출 +0.4%pt, 수입 -0.5%pt을 기록했다. 민간 소비, 정부 소비, 총 자본형성은 사실상 정체된 상태이다. 그리고 2024년 1분기에는 수출 증가와 수입 감소로 인해 순수출 성장 기여가 높았는데, 2분기에는 수출 증가 대비 수입 증가 폭이 더 커서 순수출 성장 기여가 1분기 +0.6%pt에서 2분기 -0.1%pt로 마이너스 전환됐다. 즉 2024년 상반기 민간 소비, 정부 소비, 총 자본형성 등 내수 영역은 지속적으로 부진하며, 순수출의 경제성장 모멘텀도 마이너스로 반전된 것이다.
반도체, 조선, 음식료, 화장품 등 일부 품목 수출의 개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이들 산업의 내수경제 회복 기여도는 미미하다. 국내 고용과 소득 증가에 영향이 큰 건설, 유통, 운송, 서비스업 등 산업 여건은 여전히 부진하다. 더욱이 최근에는 티몬-위메프 지급불능 사태가 발생해 현재로서는 관련 중소기업, 자영업, 소상공인의 추가적인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결국 단기적인 시각에서 내수경기 부진이 끝나고 국내 수요가 회복되는 상황은 지연될 뿐만 아니라 추가 악화가 불가피해졌다.





2024년 한국 경제가 안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조건

한국 경제의 장기적 과제는 선진시장 단계에 진입해 안정적인 거시경제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다. 안정적인 거시경제 성과로는 1) 2~3%대 가량의 경제성장 2) 역시 2%대를 전후한 인플레이션 그리고 3) GDP 대비 2~3%가량의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하는 것이다. 2~3%대의 숫자가 매우 중요하다. 만약 경제성장률이 1%대 이하로 낮아지거나, 인플레이션이 3% 이상으로 높아지거나, 경상수지 흑자가 GDP 대비 2% 이하로 낮아지거나 적자를 보인다면, 한국 거시경제는 안정적인 상태에서 취약한 상태로 재인식되고 위험이 현실화될 수 있다.
2024년 하반기 수출과 내수에 따라 안정적인 거시경제 성과에 미달할 수 있다. 2024년 하반기 경기가 부진해 연간 GDP 성장률이 2%를 하회하거나, 수출이 부진해 경상수지 흑자 비율이 +2%에 미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최근의 국내 인플레이션도 안정화되고 이에 따라, 국내 시중금리는 하향 추세, 원/달러 환율은 1,400원 이하에서 안정되고 있다. 내수경기는 좋지 않지만, 금리상승과 환율상승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재현되지 않는 점은 다행스럽다.




2024~2025년 전 세계 및 한국 경제전망 테이블

자료 : IMF WEO 2024년 4월, 인디코노미스트 추정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갖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잠재되어
있거나, 산발되어 있는 리스크가
표출되지 않는지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경기회복 기대보다는 산발적 리스크 관리 요구

2024년 하반기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갖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부동산 PF 부실 및 가계부채 부담, 재정적자 증가와 대외수지 악화, 위메프-티몬 사태로 인한 추가적인 내수 악화 등 잠재되어 있거나, 산발되어 있는 리스크가 표출되지 않는지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투자자에게는 크게 네가지를 조언한다. 첫째, 자신의 신념과 투자 철학을 지킬 수 있는 핵심자산은 유지하되 나머지를 줄여 현금을 확보하라. 둘째, 핵심 자산 이외 배분과 운용은 단기 반등 시 수익을 실현하고 손실 확대 시 손절매를 실행하는 원칙을 철저히 지켜라. 셋째, 레버리지(Leverage : 차입 및 부채를 통한) 투자를 키울 때는 아니다. 이자비용이 아직 높기 때문이다. 넷째, 듀레이션(Duration : 투자의 원금 회수 예상 기간)을 늘릴 때는 아니다. 장기의 투자 회수 기간이 예상되는 자산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Profile.
글. 임동민 KB투자증권, 교보증권 이코노미스트를 거쳐 현재는 비영리 민간 싱크탱크 LAB2050, 소셜벤처 임팩트 투자사 MYSC에서 각각 파트너 이코노미스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역임하고 있다. 독립적인 경제분석가를 의미하는 인디이콘이라는 브랜드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