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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경제(space economy)의
현재와 미래

글 · 최원훈 퓨처게이트 대표

지난 5월 우주항공청이 개청 됨에 따라 우주 경제에 관한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선진국들은 이미 우주개발의 주도권을 민간으로 넘기고 있다. 우주개발을 민간이 주도하면서 혁신의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이제 우주 경제는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주는 기회의 장(場)이 되었다.




공간 컴퓨팅은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를 이끌 혁신으로 향후 우리 일상을 변화시킬 것이다

스푸트니크 1호
인류의 첫 위성은 1957년 소련의 스푸트니크 1호다. 이때부터 현재까지 우주 경제의 대부분은 위성TV, 위성통신과 같이 주로 위성 서비스에서 만들어졌다. 주로 정부나 대형 통신사가 운영 주체였다. 이들은 이러한 위성을 기반으로 TV를 중계하고, 해외 카드 결제 서비스, 국제영상통화 서비스, 내비게이션 서비스 등을 만들어 일반 기업에 팔았다.
인터넷이 일반화되면서 이런 서비스는 인터넷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하지만 아직 인터넷이 닿지 않는 바다 위나 하늘 위, 땅이 넓어 기지국 건설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경우, 또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는 위성 서비스가 유일한 해법이다. 그밖에도 위성 서비스는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다양한 분야에서 꾸준히 사용되고 있다.

  • 기후변화 감시160개 이상의 기후 위성이 궤도를 돌고 있다. 위성은 바닷물의 온도, 수증기의 양, 남극 및 북극의 얼음 면적의 변화, 구름의 이동 방향을 관측하고 이를 통해서 각국에 갑작스러운 기상이변에 대응토록 각종 정보를 제공한다.
  • 세계 식량 자원 감시농작물의 경작 상황은 식량안보와 직결되는 문제이며, 식량부족은 전 세계 경제에 막대한 파급력을 가져온다. 세계 식량 자원을 감시하기 위해 위성에서 촬영한 이미지로 전 세계 주요 농작물의 경작 면적, 경작 현황 등을 파악하고 있다.
  • 군사 자원 감시주요 군사적 자원의 이동 상황, 개발 상황 등을 각국의 정부는 개별적인 위성을 통해 감시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우주 경제의 규모는 2021년 기준으로 469억 달러(한화 약 650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그리고 대부분 위성 서비스로부터 창출되고 있다. 당분간 위성 서비스는 우주 경제의 주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전 세계 우주 경제의 규모는
2021년 기준으로 469억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그리고 당분간 위성 서비스는
우주 경제의 주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







tipping point, 둑이 무너지다.

10년 전 위성 발사 비용은 킬로그램당 65,000달러(한화 약 9천만 원) 수준이었다. 지금은 발사체 재활용 기술, 고중량발사체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킬로그램당 1,500달러(한화 약 2백만 원) 수준까지 낮아졌다. 10년 전보다 95% 이상 낮아진 셈이다. 이렇게 비용이 줄어든 데에는 AI 기술을 통한 설계혁신, 3D 프린팅 기술 등 관련 기술의 동반 발전 때문이다.
발사 비용뿐만 아니라 위성 제작 비용도 낮아졌다. 우선 태양전지판의 경량화 및 고성능 배터리 기술 등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위성의 무게가 예전 대비, 1/100 수준으로 가벼워졌다. 위성을 상업적인 목적으로 대량 생산하면서 생산 단가도 낮아졌다.
10년 전만 해도 위성 제작에 대당 10억 달러(한화 약 1조 3천억 원)가 소요되었는데 지금은 소형위성 하나를 만드는데 10만 달러(한화 약 1억 4천만 원) 정도면 가능하다.
이렇게 위성에 들어가는 비용이 현저하게 낮아짐에 따라 위성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민간기업이 우주산업에 적극적으로 들어오고 있다. 투자도 줄을 잇고 있다. 2021년 기준 민간기업의 우주산업 투자는 100억 달러(한화 약 138조 원) 수준으로 매년 급속히 증가 추세다. 과거 10년 동안 민간기업에 대한 투자는 10배 이상 늘어났는데, 이에 비해 같은 기간 정부투자는 오히려 50% 이상 줄었다. 확실히 우주 경제의 주도권이 민간으로 넘어온 셈이다.







더 커지는 위성 서비스 시장

2024년 World Economic Forum에서 발표한 우주 경제의 규모는 매년 9%씩 성장해서 2035년에는 1,750billion 달러(한화 약 2,400조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 중 가장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이다. 왜 위성 인터넷 분야가 가장 유망한지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현재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통신사의 경우 고도 3만 6천km 높이에 있는 위성을 사용한다. 회선 속도는 2Mbps 정도이다. 반면 현재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스타링크는 고도 550km 높이의 저궤도 위성을 사용한다. 거리가 가까우니 회선 속도도 빨라 50 ~ 500Mbps까지 가능하다. 저궤도 위성은 속도가 빠른 대신에 서비스할 수 있는 면적은 고궤도 위성보다는 상대적으로 좁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지구전체를 저궤도 위성으로 서비스하려면 대략 4만 2천개 정도의 위성이 필요하다. 스타링크는 2023년 현재까지 4,300대 이상의 위성을 이미 쏘아 올렸다. 그리고 2027년까지 목표량을 채운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현재는 위성 인터넷보다 일반인터넷망을 사용하는 것이 속도나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 하지만 향후 6G 통신으로 가면 주파수대가 현재보다는 5배 이상 짧아지면서 기지국도 지금보다 훨씬 촘촘히 세워야 한다. 따라서 6G 기지국 구축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저궤도 위성을 사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자율주행차, 도심 항공교통, 3D 가상현실 등 모든 미래산업에 6G 통신은 필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관심을 가지는 분야는 위성 인터넷 수신기, 터미널 장비, 위성용 통신 chip 제조 분야다. 지금도 위성 인터넷을 쓰려면 전용 수신기가 필요하다. 현재는 78만 원 정도로 비교적 고가지만 위성 인터넷이 많이 보급되면 수요도 같이 늘어나 가격도 많이 낮아질 것이다. 자율주행차나 도심 항공교통에서 위성 6G 통신을 하려면 터미널 장비나 통신용 전용 chip이 차량에 내장되어야 하므로 이들 시장의 동반 성장도 예상된다. 그 밖에도 게임, 사물인터넷, 원격의료, 지능형 무기 운영 분야 등도 엄청난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성 서비스 시장의 성장이 심우주 탐사를 촉진하다

위성 서비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시화되면서 심우주 탐사영역도 같이 부상하고 있다.
심우주 탐사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은 물질을 가져다가 인류가 사용할 자원으로 사용하는 것인데, 예를 들면 달에는 70억 인류가 1만 년 동안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헬륨-3이라는 물질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달에만 이러한 종류의 물질이 1,500조 달러정도 매장되어 있으리라 과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막대한 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주 경제에서 심우주 탐사영역은 아직 미미하다. 기술적으로 넘어야 할 난제가 아직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성 서비스 시장의 수익이 심우주 탐사 연구·개발에 꾸준히 재투자되면서 심우주 탐사영역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우주산업은 앞서 나온 혁신적인 제품들보다
더 큰 삶의 변화를 가져다줄 것이고, 앞으로 아주 긴 시간 동안
세계 경제의 중요한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우주 경제는 이제 시작

전기가 처음 세상에 나오고 전 세계적으로 전파되기까지 50년이 걸렸다. 자동차는 60년이 걸렸다. 이외에도 휴대폰, 인터넷 등 우리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은 혁신적인 제품들이 정점을 맞이하기까지 대부분 30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우주산업은 앞서 나온 혁신적인 제품들보다 더 큰 삶의 변화를 가져다줄 것이고, 앞으로 아주 긴 시간 동안 세계 경제의 중요한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Profile.
글. 최원훈 공학박사. 모토로라, IBM 근무를 거치고 현재는 퓨처게이트 주식회사 대표, 연구소장을 역임하고 있다. 한양대학교, 롯데그룹, SK그룹 강의를 담당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