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ramé Bag
그냥 만나도 즐겁지만, 이번엔 추억 도전!
마크라메는 대바늘과 코바늘을 사용해 실을 뜨는 다른 뜨개 방식과 달리 손을 이용해 실을 매듭지어 원하는 형태로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해먹, 침구류, 테이블보, 옷이나 벽 장식 등 마크라메로 만들 수 있는 것은 다양하다. 그중에서 이날 클래스에 참석한 네 명의 IBK인이 도전하기로 한 것은 마크라메 가방이다. 실속을 따져 가방은 책이나 태블릿PC 등이 들어갈 만큼 넉넉한 크기로 만들기로 했다.
마크라메 가방을 만들기 위해 모인 이들은 평소에도 자주 만나는 사이로 내부통제총괄부 김나경 대리, 카드마케팅부 방해리 대리, 사회공헌부 박수경 대리, IT디지털개발부 손희진 대리이다. 부서는 다르지만 다들 본점에서 일하고 있어 점심시간 등을 이용해 곧잘 얼굴을 보곤 한다. 그런데도 이렇게 따로 시간을 내어 클래스를 신청한 이유는 색다른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넷 중 막내인 김나경 대리가 이번 클래스를 제안했지만, 다른 세 명도 망설이지 않고 오케이를 했다. 네 사람은 서로 의견이 잘 맞고 취향도 비슷한 편이다. 마크라메 실도 여러 색깔이 있지만 네 명 모두 비슷한 계열의 색을 고른 것만 봐도 그렇다. 이처럼 무난한 색을 고른 이유도 어느 패션과도 어울릴 실속을 따졌기 때문이다. 행원다운 실속이 이렇게 가방 색깔을 고를 때도 영향을 미친다며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단순한 작업에 몰두하며 얻는 힐링
본격적으로 마크라메 가방 만들기를 시작하기 위해 각자 고른 실로 매듭짓는 법을 배웠다. 이날 가방을 완성할 매듭은 초보자도 쉽게 할 수 있는 스퀘어매듭이었다. 네 개의 줄을 엮어가며 매듭을 반복해서 만들다 보면 몸판이 만들어진다. 단순한 과정이지만 자칫 다른 생각을 하면 매듭이 엉킬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강사님의 설명이 끝나자, 다들 각자 매듭에 집중하느라 잠시 고요한 침묵이 흘렀다.
“야무지게 잘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힘을 주어 매듭을 짓곤 하시는데 그러실 필요 없어요. 일하는 게 아니고 재미있게 즐기려고 오신 거니까 힘 빼고 천천히 즐기면서 하세요. 매듭이 잘못되면 제가 말씀드리니까 편안한 마음으로 만들어보세요.”
강사님의 말에 그제야 다들 어깨의 힘을 풀었다. 네 사람이 마크라메 가방을 만드는 과정에서 기대한 것은 ‘손으로 하는 단순한 작업이 주는 힐링’이었다. 회사에서는 머리를 쓰며 하는 일이 많기에 손으로 하는 단순한 작업이 머리를 식혀줄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도전했지만, 막상 안 해본 것을 하자니 초반에는 살짝 긴장한 기색이 느껴졌다. 그런 네 사람의 마음을 다독이듯 적당히 편안하게 하라고 강사님이 한 마디 건네자, 다들 스르르 자세가 풀렸다. 거기에 매듭짓기가 조금씩 손에 익으면서 어느새 수다를 나눌 수 있을 정도의 여유도 생겼다.
“저희 중 세 명은 올해 1월에 본점으로 전입했고, 방해리 대리님은 7월에 전입했어요. 지점에서 행원으로 일을 하다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업무를 하다 보니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어요. 특히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할까 봐 갖는 긴장이 컸던 거 같아요. 그런 고민이 있을 때, 부서는 다르지만 친한 동료들이 가까이 있어 큰 힘이 되었어요.”
김나경 대리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특히 네 사람 중 가장 언니인 박수경 대리는 모임에서도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유머 감각이 뛰어나 사람들을 곧잘 웃게 만들지만, 그보다 고민을 잘 들어주는 귀를 가진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동기들의 그런 칭찬에 박수경 대리는 오히려 다른 동기를 칭찬한다.
“저희 네 사람이 친한 이유가 다들 서로의 고민에 진심 어린 공감을 해준다는 점이에요. 동기인데다 저희 모두 올해 본점으로 왔기 때문에 서로 고민도 비슷하거든요. 현 위치에서 각자 역할을 잘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으니까 서로 응원도 많이 하고 힘을 주기도 해요.”
네 사람의 만남에 함께 동반해줄 반려 가방
매듭을 짓는 시간은 조용하지만 빠르게 흘러갔다. 네사람 모두 마크라메를 해본 경험이 전혀 없는 데도 누구 한 명 뒤처지지 않고 속도까지 맞춘 듯 몸판을 완성해나갔다. 가방 형태가 갖춰지기 시작하자, 기대감도 올라갔다.
“이번에 만든 가방을 메고 조만간 넷이 같이 나들이를 가보자는 이야기도 나왔어요. 평소에도 자주 모이지만 같이 만든 가방을 메고 모이면 분위기가 더 돈독할 것 같아요.”
방해리 대리의 말처럼 조만간 네 사람은 마크라메 가방을 들고 모임도 가질 계획이다. 함께 가방을 들고 만날 생각에 네 사람의 얼굴에 벌써 미소가 지어졌다. 완성된 가방을 들고 거울 앞에 서서 다 같이 인증샷을 찍는 모습에서도 다정함이 넘쳤다.
“고민이 생겼을 때 사소한 것이라도 가장 먼저 달려가서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을 사회에서 만났다는 것 자체가 큰 행운인 거 같아요. 그런 인연을 가진 만큼 앞으로도 이 인연을 소중하게 잘 이어 나가려고요.”
손희진 대리는 IBK기업은행을 통해 만난 이 각별한 인연에 남다른 애정을 표했다. 앞으로도 이런 추억이 차곡차곡 쌓일 것이고, 그런 만큼 인연의 깊이도 더 깊어질 것이다.
강사님은 마크라메 가방 안에 뭔가를 넣었을 때 그 무게를 견디려면 몸판은 성글어도 밑단은 빽빽해야 한다고 했다. 인연이 단단해지는 과정도 이와 같은 게 아닐까. 성글고 촘촘한 매듭이 서로 이어져 마침내 무게를 견딜 무언가가 되는 것처럼, 이들이 서로에게 주는 조언과 응원이 훗날 더 단단한 무언가가 되어 있을 것이다.
네 사람은 각자 앞으로 IBK인으로서 회사와 부서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남겼다. 서로 고민을 들어주고 응원을 아끼지 않는 이 인연 덕분에 그 바람을 이뤄낼 날도 그리 멀지 않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