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사람만의 특별한 시간을 갖다!
하루의 업무를 끝내고 모두가 집으로 향하는 퇴근 시간, IT기획부 김준형·김혜연·정택희 대리와 IT금융개발부 박하은 대리가 집 대신 공방을 찾았다. 멋스러운 운동화와 옷, 가방이 가득한 이곳은 직접 그림을 그리고 색을 입혀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패션 아이템을 만드는 커스텀 클래스 공방이다. 김준형 대리가 김혜연·박하은 대리, 그리고 정택희 대리와 특별한 추억을 쌓고 싶어 커스텀 운동화 만들기 클래스를 신청했다고 한다.
“박하은 대리가 올 1월 IT금융개발부로 부서 이동을 하기 전에는 IT기획부에서 다 함께 근무했습니다. 퇴근 후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대화하는 시간을 자주 가졌는데, 좀 더 기억에 남을 만한 추억을 갖고 싶은 마음에 특별한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특히 올 12월에 박하은 대리가 결혼하거든요. 결혼 전 의미 있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모두가 의기투합했습니다.”
네 사람의 눈빛은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난생처음 해보는 경험이기도 하거니와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운동화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은 두근두근한 설렘을 갖기에 충분했다. 요즘은 나만의 개성이나 성향을 잘 드러내는 게 중요한 시대다. 패션 아이템도 그중 하나. 그래서인지 남과 다른 나만의 것을 갖고자 하는 경향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점점 더 다양해지는 커스텀 문화가 이를 방증한다. 특히 옷, 모자, 신발 등의 패션 아이템은 나만의 개성을 두드러지게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커스터마이징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앞치마를 착용한 네 사람이 자리에 앉자 테이블 위에는 하얀색 천 운동화와 직물용 물감, 아크릴 마카, 다양한 크기의 붓, 물통 등이 준비되었다. 아무런 무늬도, 아무런 색도 없는 운동화에 어떠한 변화가 일어날지 기대감이 커지는 순간이었다. 네 사람은 “예쁘게, 멋있게, 감각적으로 만들어보자!”라며 힘차게 파이팅을 외쳤다.
다 함께 웃으며, 집중하며 보낸 힐링의 시간
가장 먼저 어떤 그림을 그리고 어떤 색을 칠할지 등 아이디어를 구상했다. 네 사람은 강사와 함께 여러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생각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아이디어 스케치를 마치고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되었다. 네 사람은 머릿속으로 구상한 디자인을 운동화에 구현하기 시작했다. 운동화를 바라보는 눈빛과 붓을 든 손길에 진중함이 묻어났다.
제일 빨리 속도를 내기 시작한 건 김준형 대리다. 그는 자신이 두른 앞치마에서 힌트를 얻어 두세 가지의 색으로 짧은 선들을 그으며 면을 채우는 방식을 선택했다. 블루 계열의 색들은 시원하고 경쾌했으며 세련된 느낌을 주었다. 정택희 대리는 운동화 한 짝씩에 각각 레드 컬러와 블루 컬러로 색을 입히기로 했다. 그는 강사의 지도에 따라 먼저 운동화 전체에 물을 충분히 묻혀주었다. 그래야 신발에 얼룩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작업을 바라보던 세 사람이 어떠한 콘셉트의 디자인인지를 궁금해했다.
“저는 국책은행원으로서 대한민국의 힘찬 미래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파랑과 빨강을 각각 한 켤레씩 칠했어요. 제 이름을 영어로 넣어서 디자인을 더 멋스럽게 해볼 생각입니다.”
선배들에게 ‘귀염둥이’로 불리는 정택희 대리의 말에 세 사람이 엄지를 세웠다. 이번에는 스펀지로 도장 찍기를 하듯 열심히 작업 중인 박하은 대리의 작업으로 모두의 눈길이 옮겨졌다.
“요즘 실버 컬러가 트렌드인 것 같더라고요. 옅은 그레이 컬러로 도장 찍듯이 어느 정도 면을 채운 후 그 위에 화이트 컬러를 살짝 덧입혀서 반짝이는 느낌이 나도록 하고 있어요. 평소 이렇게 미술 작업을 할 일이 없는데, 어릴 적 생각도 나면서 작업이 재밌고 즐거워요!”
김혜연 대리는 운동화 앞코에 그림을 그리느라 열중이었다.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고, 제법 그림을 잘 그렸다는 그는 섬세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왼쪽 운동화에는 결혼 전 본가에서 키우던 강아지 ‘감자’를, 오른쪽 운동화에는 결혼해서 남편과 함께 키우고 있는 ‘머랭이’를 그렸다. 김혜연 대리는 “운동화를 신고 출근하면 강아지들과 함께 출근하는 기분이 들 것 같아 행복하다”라며 방긋 웃어 보였다.
네 사람 모두 대화를 멈추고 작업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화기애애하던 공방이 조용해지면서 집중의 시간이 이어졌다. 중간중간 드라이기로 물감을 말려주고, 다시 색을 덧칠하는 작업이 진행되었다. 강사가 “작업하는 걸 보니 네 분 모두 감각이 뛰어나다”라며 칭찬했다. 네 사람의 얼굴에 미소가 지어졌다.
내가 만든 운동화라 정성 듬뿍, 애정 가득
정성이 듬뿍 들어가는 작업이 두 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네 사람의 운동화가 어느덧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하얗기만 했던 운동화들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신해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애쓰고 노력한 두 시간여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정택희 대리는 자신의 영어 이름을 전사지로 뽑아 운동화에 붙인 후,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김준형 대리는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신발을 신어 보면서 가볍게 걸어보았다. 그러고는 밖으로 나가 운동화를 일부러 아스팔트에다 긁어 빈티지 느낌을 주었다. 그는 “멋스러운 디자인의 운동화가 나온 것 같아요. 지금은 새운동화라서 원하는 느낌이 100%는 아닌데요. 몇 번 신으면 제가 원하는 빈티지 느낌의 운동화가 될 것 같아요”라며 미소 지었다. 박하은 대리도 운동화를 착용해 보았다. 그의 운동화는 눈으로 봤을 때보다 착용 후, 더 멋스러웠다. 김혜연 대리는 운동화에 강아지 이름을 쓰는 걸로 작업을 마무리했다.
작업을 마무리한 네 사람은 “내일 신고 갈까?”, “월요일 아침에 다 같이 신고 가는 건 어때?”라며 이후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는 “넷 다 성향과 개성이 다른 만큼 운동화도 서로 다른 디자인으로 탄생한 것 같다”라며 동시에 웃었다.
각자가 만든 운동화를 들고 기념 촬영을 했다. 네 사람은 자신이 만든 운동화에 살가운 애정을 드러냈다. 아울러 “우리의 우정, 포에버!”라며 서로를 향한 애정도 표현했다. 박하은 대리가 세 사람을 향해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김준형·김혜연 대리와는 어느새 5년의 세월을 함께 보내고 있어요. 좋은 동료이자 친구가 곁에 있어서 참 다행이고요. 귀염둥이 정택희 대리 덕분에 웃을 일이 많아요. 앞으로도 우리 함께 즐겁고 행복한 추억을 쌓으면서 오래도록 우정을 이어 나갔으면 좋겠어요!”
박하은 대리의 말이 끝나자마자 나머지 세 사람이 “하은아~ 결혼 축하한다!”라며 화답했다. 네 사람이 다시 한번 한바탕 크게 웃었다.
운동화를 상자에 넣어 고이 안고 돌아가는 네 사람의 발걸음이 봄밤의 기운처럼 경쾌했다. 유니크함과 특별함이 가득했던 오늘 이 시간이 네 사람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행복하게 기억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