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창작해 낸 가장 아름다운 보석,
칠보(七寶)
울산 남구 달동에 위치한 클로이수는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칠보(七寶)를 제작하는 기업이다. 칠보는 이름 그대로 일곱 가지 보배인 금, 은, 유리, 거거, 마노, 진주, 산호와 함께 일곱 가지의 색을 모두 담고 있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클로이수는 순금, 순은, 순동 위에 유리질 성분의 유약을 올린 뒤 800도의 고온에서 수십 차례 굽는 것을 수작업으로 반복하며 제품을 제작한다. 칠보의 기원은 이집트이지만 실크로드를 따라 1400년 전 신라시대 때 유입되어 이어내려온 우리의 전통문화 예술이다.
“칠보는 사람이 창작해 낸 가장 아름다운 보석입니다. 수백 도의 불에 구워서 불의 온도와 시간, 만드는 장인의 정성과 기술에 따라 각기 다른 보석을 만들어냅니다.”
클로이수는 대표작가이자 칠보 명인인 이수경, (故)김익선 부부로부터 시작되었다. 부부는 1968년 창덕궁 낙선재에서 왕실칠보기법을 사사한 뒤 그해 한국칠보공예사를 설립했다. 이후 작업에 매진하며 자신만의 예술기법을 발전시켜 나갔다. 1970년도에는 최초로 칠보 기술을 가구에 접목해 작품을 완성했고, 1990년대에는 18K 금과 다이아몬드를 접목한 작업을 시도했다. 이수경 명인은 멈추지 않는 창작 욕구와 열정으로 남편과 함께 클로이수의 토대를 다졌다. 울산으로 터전을 옮긴 것은 1990년대 초반의 일이었다. 고문서에서 우리 칠보의 시발점인 곳이 울산광역시 태화강 명촌교 나루터로 들어왔다는 기록을 보고 칠보의 뿌리를 찾아 울산에 자리를 잡았다.
단순한 공예품이 아닌 장인이 오랜 시간에 걸쳐 하나하나 손으로 만들어내는 작품입니다.
시련을 딛고
브랜드를 빚다
현재 클로이수는 글로벌 명품 브랜드로 도약 중이다. 그 과정에는 부부가 운영하던 공예사를 브랜드화하고, 복잡하고 세밀한 공정을 매뉴얼화해서 분업화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여기까지 오는 데에는 두 번의 터닝 포인트가 있었다.
첫 번째는 아들 김홍범 대표의 합류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칠보 작업을 지켜보며 자란 김 대표는 전역 후인 2002년 클로이수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했다. 합류 초기 김 대표는 전통 수공예 브랜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선입견을 없애는 데 주력했다.
“클로이수의 작품은 공예품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단순한 공예품이 아닌 장인이 오랜 시간에 걸쳐 하나하나 손으로 만들어내는 수제품, 작품이기 때문이죠. 사실 처음에는 주변 분들의 우려가 컸습니다. 선례도 없고 비전도 보이지 않는다고 하셨죠. 하지만 저는 클로이수의 작품이 가진 가치를 믿었고, 그 가치를 언젠가는 인정받을 수 있을 거로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가족이 함께 브랜드를 운영하던 중 회사에 위기가 찾아왔다. 아버지의 건강 악화로 회사의 모든 작업이 중단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이 일을 계기로 모든 공정을 매뉴얼화하고 분업화를 진행한 것이다. 현재도 디자인은 대표작가 이수경 명인이 담당하고 있지만 그 공정은 생산팀 장인들이 수작업으로 진행한다.
회사명도 새롭게 브랜딩했다. 클로이수(CloiSoo)는 유선칠보를 의미하는 Cloisonne와 대표작가 이수경 명인의 가운데 글자 빼어날 수 ‘秀’를 합쳐 만든 브랜드 이름으로, 빼어난 칠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두 번째 터닝 포인트는 2017년에 이뤄진 한 고객과의 만남이었다.
“클로이수의 작품에 애정을 가지고 작품을 주문해 주신 한 고객이 ‘당신의 고객은 누구인가요?’라고 묻더군요. 1만 원대의 휴대전화 장식부터 몇천만 원대의 고가품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가지고 있는 클로이수의 모호한 브랜드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죠.”
이 일을 계기로 김 대표는 브랜드의 정체성과 고객층을 명확히 하기로 결심한다. 이후 ‘글로벌 명품 브랜드’로서 클로이수의 정체성을 정립하기 위해 중저가 라인의 제품과 납품처를 정리하게 된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멀쩡한 제품을 창고로 보내고 납품 요청도 거절해야 했다. 때로는 불안함이 엄습했다. 하지만 작품에 삶과 영혼을 담아내는 이수경 명인. 어머니가 만드는 작품의 가치를 ‘제대로’ 전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을 굳혔다.
이수경 명인의 삶과 영혼이 녹아 있는 클로이수의 작품들. 김 대표는 그중에서도 가장 애정하는 작품을 소개했다. 바로 보상화 칠보 금도끼다. 이 작품은 어떠한 난관도 이겨내며 앞으로 전진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여기에 행운을 의미하는 칠보와 천상의 꽃 ‘보상화’가 어우러져 어떠한 어려움도 행운과 행복의 기운으로 힘차게 뚫고 전진해 나갈 수 있다는 기운과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로
가치를 전하다
지난 1월, 클로이수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에미레이츠 적신월사(Emirates Red Crescent)가 주최하는 자선 전시회인 아타야(Ataya, 아랍어로 ‘주다’라는 뜻)에 참가했다. 아부다비 왕실에서 직접 선별한 브랜드만 참가하는 아타야 전시회는 10여 년째 진행 중인 정기 기부 행사로 국내 업체 참석은 클로이수가 처음이다. 약 한 달간 아부다비에서 한국 칠보의 아름다움을 전한 클로이수는 아랍에미리트를 시작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중동에 클로이수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외에도 미국, 유럽, 싱가포르, 중국까지 글로벌 확장을 준비 중이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로서 초석을 다지며 고객층과 유통시장을 확보한 클로이수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성장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21억 원가량이었던 매출은 올해 60억 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 매출은 140억원 등으로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전국 백화점 명품관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VIP 특별전은 모두 예약이 완료됐고,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서울 백화점 명품관 내 매장 개장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클로이수의 칠보 작품이 가진 작품을 알리기 위해 노력해 왔고, 이제 그 결실이 하나씩 눈에 보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5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나라에 아직 제대로 된 명품 브랜드가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전 세계 어디를 가도 대한민국 하면 칠보 ‘클로이수’를 떠올릴 수 있는 글로벌 명품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클로이수 김홍범 대표
가장 어려울 때 손 내밀어준 IBK의 진심, 잊지 않겠습니다.
- Q 대표이사님의 경영 철학은 무엇인가요?
- A 클로이수는 ‘사람, 가치, 진정성’이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운영합니다. 그래서 직원과 고객님들에게 항상 감사의 마음을 가지게 되고, 회사가 성장할수록 그 마음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클로이수가 여기까지 오는 데 수많은 사람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같은 마음으로 함께 회사를 끌어나가는 직원들, 클로이수의 가치를 알아봐 주신 고객님들, 더불어 어려울 때 손을 내밀어주신 IBK기업은행에도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매 순간순간이 모여서 우리를 만들고 살리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Q IBK기업은행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 A 2년 전 코로나로 인해서 아주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금융권의 지원을 받는데 애로점이 있는 상황이었는데, 언양지점 김강지 지점장님이 매장을 찾아오셔서 그동안의 이야기를 듣고 클로이수의 비전을 보고 방법을 모색해 주셨습니다. 한번 경험해 보니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면 IBK기업은행과 꼭 인연을 이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책은행인만큼 국가적인 소명을 두고 우리나라 기업을 위해서 헌신하는 곳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언양지점 김강지 지점장
글로벌 명품 브랜드로 도약하는 클로이수의 내일을 기대합니다.
- Q 언양지점을 소개해주세요.
- A IBK언양지점은 울산역에서 10m거리에 있는 울주군 언양읍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소도시와 농촌의 중간지점으로 공단도 여럿 산재해 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고객사는 주로 제조업 기업입니다. 2년 전 인연을 맺은 클로이수는 전통문화를 계승한 문화예술 기업이기에 더욱 기대를 갖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앞으로 클로이수를 비롯한 여러 고객사, 더불어 울산 지역과 상생하며 발전해 나가고 싶습니다.
- Q 클로이수의 비전과 강점은 무엇일까요?
- A 클로이수는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있는 내실 있는 문화예술 브랜드이자 기업입니다. 2년 전 다른 고객님의 소개로 클로이수를 만났을 때는 자금 쪽으로 어려움을 겪고 계셨습니다. 직접 방문해 보니 김홍범 대표님의 열정이 대단하신 것은 물론이고, 탄탄한 내실을 갖춘 업체더군요. ‘우리가 누군가를 도와야 한다면 이런 기업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지원을 결정하게 되었고요. 실제로 얼마 되지 않아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이미 작년에 비해 매출이 2배 이상 신장했고요. 이미 체결된 여러 계약으로 인해 내년 매출은 그 이상으로 예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도 클로이수가 한국을 대표하는 명품 브랜드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곁에서 응원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