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셔츠는 사계절 내내 입을 수 있는 필수템이다. 멋스러운 프린트가 들어간 티셔츠만 입어도 ‘힙한’ 분위기까지 낼 수 있다. 특히 요즘에는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나 글자를 직접 주문 제작해 개성을 드러내는 ‘커스텀 티셔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남들과 다른, 세상에서 하나뿐인 자신만의 제품을 선호하는 ‘커스터마이징’의 인기 덕분이다. ‘커스터마이징’은 영어단어 ‘customize(무엇을 주문받아서 만들다)’에서 유래된 말로, 고객이 요구하는 데로 제품을 만들어주는 맞춤 제작 서비스를 의미한다. 그러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주문 제작에 국한되지 않고 직접 디자인하거나 만들어보는 것까지 유행하면서 일명 ‘커스텀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커스텀 티셔츠는 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나만의 디자인으로 프린팅 한 티셔츠로, 내가 직접 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친구끼리, 동료끼리 맞춰 입으면 애정과 사랑을 드러내기에 충분하다.
김소미 대리는 “팀원들과 커스텀 티셔츠를 꼭 한번 만들어보고 싶었다”며 미소 지었다. 그 어느 팀보다 팀워크가 강한 CS추진팀이기에 동료들과 함께 입을 팀 티셔츠 하나 정도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테이블에 마주 앉은 직원들의 얼굴에 설렘이 묻어났다. 강사가 준비해온 재료들을 직원들에게 꺼내 보였다. 그러자 “와~예쁘다!”, “정말 귀여운데!”, “우리의 아이디어가 좋았어!”라는 감탄사가 쏟아졌다. 이들의 이러한 반응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미지와 문구를 정하기 위해 다 함께 모여 아이디어 회의를 거쳤어요. 다양한 의견이 오갔는데, 태어난 해의 띠와 MBTI를 넣기로 했어요. 사전에 강사님에게 의견을 전달해서 디자인 방향성을 결정했고요. 우리 모두의 아이디어가 반영된 것이라 더욱 예뻐 보이는 것 같아요.”
직원들에게 티셔츠와 인쇄된 필름이 담긴 봉투 하나씩이 주어졌다. 봉투 안에서 조심스럽게 필름을 꺼내는 직원들의 표정에 설렘이 묻어났다. 강사가 제작 방법을 설명했다.
“오늘 만들 티셔츠는 필름을 티셔츠에 전사하는 열전사 방식을 이용합니다. 방법은 간단해요. 일단 필름은 마스킹 테이프를 이용해 책상에 고정해 주세요. 전사할 부분을 남기고 나머지는 제거해 주시면 됩니다. 이후에는 열전사용 보호필름을 부착해서 롤러로 잘 눌러줘야 합니다. 그런 다음 티셔츠에 어떤 식으로 배치할지 생각해보세요.”
열전사 방식의 커스텀 티셔츠는 이미지가 인쇄된 전사지를 티셔츠에 올리고 고온으로 압착하는 방식이다. 티셔츠 색상과 상관없이 선명하고 또렷하게 인쇄될 뿐만 아니라 은은한 코팅감을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직원들은 화이트와 블랙 색상의 티셔츠를 원하는 사이즈로 주문한 상태였다. 티셔츠를 몸에 대보고 필름을 살펴보던 직원들이 만족감을 나타냈다. 정은미 대리가 “회식 때 다 같이 입고 인증사진을 찍자”고 말하자 모두들 “그러자”며 환하게 웃었다. 직원들은 티셔츠를 만들기도 전에 기분이 몹시 상기되어 보였다.
본격적으로 작업이 시작됐다. 작업 속도가 빠른 이는 누군가를 도와주었고, “잘한다”, “예쁘다”는 칭찬도 아낌이 없었다. 직원들이 띠 이미지와 MBTI 문구에 보호필름을 붙이는 사이, 강사가 “CS추진팀은 모두가 ‘F’ 성향을 가진 분들이네요?”라고 물었다. 아울러 ‘J’인 김정원 대리를 제외하면 모두가 ‘P’였다. MBTI가 ‘ISFP’인 진세영 대리는 “CS추진팀은 정말 ‘F’ 성향이 강한 팀인 것 같다”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CS추진팀으로 발령을 받은 지 6개월 정도 됐어요. 처음에는 제 행동에 대해 동료들이 보여주는 반응에 좀 놀랐습니다. 무엇을 하든지 호응해주고 응원해주고 격려해주는 분위기라고 할까요? 고객만족을 위해 일하는 부서니까 업무상의 특성 정도로 생각했는데, 지내면 지낼수록 타인의 마음에 깊이 공감하고 배려하는 모두의 마음이 정말 진심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그래서 직원들로부터 감동을 받는 날도 더러 있었어요. CS추진팀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게 돼 좋습니다.”
진세영 대리의 말에 직원들이 웃음꽃을 피웠다. 박나영 과장은 “CS추진팀의 팀워크는 최고!”라며 칭찬을 이었다.
“CS추진팀은 무슨 일이든 서로서로 도와주며 해결해요. 저도 지난해 CS추진팀으로 왔는데, 정말 단시간에 동료들과 친해졌어요. 함께 어울리는 시간이 많다 보니 팀원들의 성향도 금세 파악이 되더라고요.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남다른 것 같아요.”
업무를 할 때는 서로 도움이 될 일이 없는지 살피고, 개인적인 이야기까지 터놓고 지낸다는 이들은 눈빛만으로도 통하는 사이. 마음을 알아주고 서로를 챙기는 동료들은 직장생활에서 가장 큰 힘이 된다. CS추진팀의 밝고 에너지 넘치는 분위기는 이들의 좋은 관계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회의를 통해 태어난 해의 띠와 MBTI를 티셔츠에 넣기로 했어요.
모두의 아이디어가 반영된 거라 더 예뻐 보이는 것 같아요
사전 작업을 끝낸 직원들은 티셔츠에 어떠한 방식으로 필름을 부착할지 고민했다. 티셔츠 이쪽저쪽에 필름을 대보면서 구상에 빠진 직원들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직원들은 서로의 의견을 물으면서 작업을 이어 나갔다. 필름을 어떻게 배치할지를 결정한 직원들은 강사와 함께 필름에 열을 주는 작업을 진행했다. 가장 먼저 작업을 끝낸 사람은 정은미 대리였다. 열전사용 보호필름을 조심스럽게 떼어낸 그녀는 “정말 귀엽고 예쁘다”며 매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같은 이미지로 작업을 하는데도 티셔츠의 느낌은 모두 달랐다. 힙한 느낌의 티셔츠를 만들고 싶었다는 한원선 대리는 엑스엑스라지(XXL) 크기의 티셔츠 소매 끝에 양 이미지를 붙여 귀엽고 앙증맞은 느낌을 더했다. 심플한 티셔츠를 만들고 싶었던 박나영 과장은 띠 필름을 부착할까 말까 고민하다 “붙이는 게 나아~”라는 정은미 대리의 말에 “그래! 팀워크를 위해!”라며 토끼 필름을 붙였다. 팀에서 유일하게 ‘J’ 성향을 가진 김정원 대리는 필름 이미지의 수평과 간격을 맞추는 데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팀원들로부터 “역시 J”라는 말을 들었다.
두 시간여 끝에 열전사까지 모두 작업이 마무리되었다. 티셔츠를 입고 기념 촬영을 하기로 한 직원들.
티셔츠를 입은 서로의 모습에 칭찬하며 얼굴 가득 웃음꽃이 만발했다. 하나, 둘, 셋, 찰칵! 오늘의 즐거운 시간이 이들의 마음에 오래도록 추억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