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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 컬쳐

요즘, 시선

응답하라 K-전통주
젊어진 전통주에 반하다

글 · 편집실
‘아저씨 술’, ‘파전’ 등 아재들이나 마시는 고리타분한 술이 아닌 쿨하고 트렌디한 술로 환골탈태하며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전통주. 21세기형 주막인 하우스 제조장의 등장과 동서양의 요리와 어울리는 페어링은 하나의 유니크한 주류문화를 안착시키며 단순한 유행이 아닌 새로운 소비라이프의 주류로 당당히 자리 잡고 있다.

주류(主流)로 떠오르는 전통주

MZ세대 취향 맞춤 주류

MZ세대를 중심으로 취하기보다 술 자체를 즐기는 음주문화로 변화하면서 다양한 전통주가 단순한 주류(酒類)가 아닌 주류(主流)로 떠오르고 있다. 판매량도 우상향을 가리키며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마켓컬리의 경우, 올해 연초 이후 전통주 카테고리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5배 증가했다. 전통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취급 상품 수가 분기마다 3배씩 늘고 있다.

이러한 수치는 2017년부터 전통주의 온라인 판매가 가능해지면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통주 시장은 온라인 판매가 허용되기 시작한 2017년에는 400억 원 규모에 불과했지만, 2020년엔 627억 원으로 3년 만에 1.5배 성장했다. 9조 원 규모인 국내 전체 주류 시장에 비해 작은 비중이지만, 신규 시장인 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한목소리다.

편의점 CU와 전통주 플랫폼 ‘대동여주도’의 협업, GS리테일의 ‘막쿠르트’ 단독판매, 국순당의 ‘생막걸리 팝업스토어’ 오픈, 백술도가에서 개발한 프리미엄 막걸리 ‘백걸리’, ‘임창정미숫가루꿀막걸리’, 허니버터아몬드의 달콤함과 고소함이 살아있는 ‘바프허니버터아몬드 막걸리’, 설빙의 웰빙빙수와 콜라보한 ‘설빙 흑임자순희’ 막걸리 등 콜라보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며 MZ들의 입 맛을 사로잡고 있다.




큐레이팅과 스토리텔링

한 달에 한 번 집으로 찾아오는 전통주

전통주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쇼핑몰 ‘전통주 술마켓’,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술담화’, 전통주 온라인 구매 플랫폼 ‘우리술상회’ 등 ‘D2C(소비자 직접 판매)’ 전략을 강화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그중 술담화의 담화박스는 전국 양조장에서 생산되는 4도에서 53도의 전통주 중 한 달에 한 번 전통주 소믈리에가 엄선한 전통주 2~4종을 전달한다. 이때 전통주는 큐레이션 카드와 같이 제공되는데 여기에는 각 술에 대해 소믈리에가 전해주는 스토리텔링, 단맛 등을 표시한 향미 그래프, 안주 페어링 등이 친절하게 쓰여있다.

조선 3대 명주로 꼽히는 죽력고, 양대수 식품명인의 추성주, 2020년 청와대 선물로 선정된 대잎술까지 우리에게 흔하지 않은 전통주로 가득한 우리술상회도 소비자의 니즈를 파고들고 있다. 특히 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전통주 온라인 쇼핑몰 플랫폼답게 전국팔도 지역별 대표술이라는 라인업이 화려하다.

내게 맞는 전통주를 AI가 추천해주는 전통주 소믈리에 플랫폼 ‘매월매주’는 AI와 전통주 전문 큐레이터가 나서 소비자 취향을 파악한 후 그에 맞는 전통주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바야흐로 전통주 전성시대다. 와인에 대해 잘 모를 때 소믈리에를 찾듯, 내게 맞는 전통주가 편하게 집 앞으로 배달되고, AI가 추천해 주는 시대다. 큐레이션에 한 번 감동하고, 스토리텔링에 두 번 감동하게 된다. 양질의 맛과 향은 덤이다.




MZ세대를 사로잡다

한식 맡김차림과 전통주 페어링

외식업계에서도 일식 오마카세에 이어 ‘한식 맡김차림과 전통주 페어링’이 대세다. 지평주조는 지난해 8월 전통주에 한식 오마카세를 곁들인 레스토랑 ‘푼주’를 열었다. 고급화된 한국 술 문화 플랫폼인 푼주는 김세진 셰프와 협업해 한식 맡김차림을 개발하며 코스요리를 선보여 큰 호응을 얻고 있다.

5성급 호텔인 인천 네스트호텔도 올해 5~8월 성수기에 전통주 페어링을 곁들인 다이닝을 계획 중이다. 동원디어푸드가 운영하는 집밥 전문 온라인몰 ‘더반찬&’도 전통주 전문관 ‘더주막’을 오픈하며 전통주 페어링의 온라인 판매 서비스에 합류했다. 500여 가지 가정간편식(HMR) 가운데 ‘광주별미소고기육전’, ‘들깨버섯전골’ 등 전통주와 어울리는 대표요리를 선별해 페어링 안주세트 8종을 선보이고 있다.

이렇듯 전통주 페이링의 인기는 네이버 검색어에서도 실감할 수 있다. 네이버 데이터랩에서 키워드 ‘전통주 페어링’ 검색량을 분석한 결과, 검색어 지수는 2021년 3월에는 9점, 같은 해 10월에는 63점을 기록하다가 지난해 7월에는 100점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는 와인과 위스키를 거치며 개인 취향을 찾기 시작한 소비자가 이제는 전통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나만 아는 술’을 찾아 나선 MZ세대가 미개척 영역인 전통주의 매력에 빠지면서 시장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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