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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BRIEFING 2

최근 주택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전망

새로운 주택 제도의
설계가 필요한 때

글 ·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소장
최근 우리나라 주택시장은 과거와는 다른 경제·사회적 변화와 함께 새로운 특이성을 보여주고 있다. 통상적으로 주택시장은 추세적인 관점에서 경기변동과 함께 사이클을 따라 평활하게 움직인다. 그런데 최근 주택시장의 추세는 그 움직임의 속도가 과거와는 달리 상당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급반전된 주택시장의 분위기

2년 전만 해도 집값은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사회 전반에 가득했다. 이에 따라, 2021년 집 값은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이면서 전년도 대비 9.9%를 기록한 바 있다. 청년들은 갭투자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기축 주택을 구매하였고 일반인은 신규 분양 청약으로 뜨거웠다. 그러나 최근 주택시장은 정반대로 분위기가 크게 바뀌었다. 2022년 집값은 2003년 이래 최대 하락 폭을 보이 면서 –4.7%를 기록하였고 주택거래도 크게 위축되면서 2022년 월평균 거래량은 전국 약 4만 건(서울 5천 건)에 불과했다. 최근 3개월 동안 아파트 미분양은 매월 약 5천 가구씩 증가하면서 전국 기준으로 6만 가구를 넘어섰고 올해 2023년 말엔 10만 가구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불과 몇 년 만에 통계작성 이래 가장 큰 폭의 상승과 가장 큰 폭의 하락을 보여준 것이다.



주택시장의 변화 요인 1.
기준금리의 변화

최근 주택시장의 급등과 급락이 빠른 시기에 나타난 데에는 먼저 거시경제 환경의 빠른 변화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특히, 기준금리의 변화가 그 주요 요인 중 하나이다. 2022년 작년 한 해에만 한국은행은 8번의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그리고 연이어 2023년 1월 13일 바로 한 차례 더 금리인상을 단행해 현재 기준금리는 3.5%이다. 이러한 금리인상은 전국적으로 영향을 주면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매매가격과 전셋값을 동반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런데 과거 금융위기 때의 집값 하락은 소득충격과 공급 확대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하락하고 비수도권은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주택시장의 변화 요인 2.
주택을 활용한 청년들의 갭투자

사회구조의 변화에서도 과거와는 크게 다른 측면이 두드러진다. 가장 큰 변화는 1인 가구의 증가이다. 1인 가구 수는 717만 가구로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1년 33.4%를 기록하고 있다. 2021년 출산율은 0.8명으로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
이러한 구조적 사회현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최근 청년들의 구축아파트 구입은 매우 적극적이었다. 일반적으로 생애주기 상 주택의 주요 매수층은 50대로 이때 자산과 부채가 정점을 이루고 이후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30대 청년의 경우 실거주 목적의 주택구매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2018년 이후부터 주택의 주요 매수층 연령대가 30대 이하로 바뀌었다. 연령별 거래에 따르면, 30대 이하의 주택매매 거래가 2019년 24.5%에서 2020년 26%로, 그리고 2021년에는 26.9%로 증가한 가운데 수도권의 경우 청년의 주택거래는 2021년에 30.6%에 달했다. 이들의 주택구입 목적은 투자 위주의 갭투자를 통한 자산취득에서 잘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갭투자란 다주택자가 아닌 경우 본인은 임차인으로 임차 거주로 머물고 전세보증금을 활용하여 자산을 일단 취득하여 투자수요를 충족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최근 30대 이하 청년들의 주택매수는 주로 갭투자를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년들의 서울지역 갭투자 비중의 확대가 뚜렷한 가운데 2020년 3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서울지역 주택 매수자 중 20대와 30대의 갭투자 비율은 각각 71%, 49%를 차지할 정도였다.


청년들의 서울지역 갭투자
비중의 확대가 뚜렷한 가운데
2020년 3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서울지역 주택 매수자 중
20대와 30대의 갭투자 비율은
각각 71%, 49%를 차지할 정도였다.


선분양제도와 전세제도

이처럼 주택시장의 추세적 변화가 빠르게 나타나고 청년의 갭투자를 통한 주택구매가 활발한 데에는 우리나라 주택시장의 제도적 특성이라 할 수 있는 선분양제도와 전세제도에도 상당한 원인이 있다. 먼저, 선분양제도 아래에서 청년은 수도권 신축아파트 구매가 사실상 힘들다. 주택청약 가점제도를 통한 당첨은 무주택기간이 길수록 그리고 다자녀일수록 유리하게 되어 있다. 특히 청약가점이 높은 서울 내에서 가점제로 신축아파트를 분양받기란 일반인들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선분양이란 주택청약을 통한 분양권을 얻은 소수의 당첨자를 위한 제도로 폄하되기도 한다.
한편 전세제도는 우리나라 고유의 임대차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세계 주요 선진국의 임대시장은 주택매매시장보다 그 변동성 측면에서 매우 평활하다. 즉 10년이 지나도 임대가격의 변동성이 미미하다. 예를 들어, 2011~2019년 기간 동안 독일, 일본, 미국의 임대시장 변동성은 연간 각각 0.1%, 0.1% 그리고 0.4%에 불과했다. 반면 이들 국가의 매매가격의 변동성은 1.6%, 1.1%, 1.3%로 가격변동이 두드러진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임대시장의 흐름은 이러한 양상과는 매우 다르게 나타난다. 우리나라 수도권 임대가격 변동성은 3.02%로 매매가격의 변동성이 2.48%보다 오히려 더 크다. 그리고 매매가격의 변동성 자체도 다른 국가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매우 큰 편이다. 이는 전세제도가 가지는 전세보증금 성격이 레버리지의 기능을 하는 데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청년들이 갭투자를 통해 신축 아파트 청약보다는 전세보증금을 활용하여 구축아파트를 구매하는 데에는 다음과 같은 의미가 있다. 첫째, 현재의 선분양제도로 청년이 분양에 당첨되는 것이 사실상 힘들다. 둘째, 본인은 임차인으로 거주하더라도 전세보증금을 활용해서 자산은 일단 취득해보겠으나, 갭투자를 통해 주택을 사들이는 것이 집값 상승기에 주로 발생한다고 하면 문제는 집값 하락기에는 갭투자자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이다. 갭투자자는 집값 하락기에 기존 자산을 낮은 가격으로 되팔거나 전세보증금 반환을 위해 또 다른 차입을 해야 한다. 이는 특정 연령대의 재무구조 취약으로 전이되면서 세대 간 갈등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고 사회적 불안정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경제 전체의 부담이 될 수 있다.



지금 주택시장 그리고 전망

우리나라의 주택시장이 위축됨에 따라 최근 깡통전세가 늘고, 월세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전세사기는 사회적 이슈가 되어 정부의 각종 대책이 발표되고 있다. 아울러 주택 미분양도 많이 증가하면서 건설업체의 부도 소식과 또는 건설사업중단의 소식도 들리기도 한다.
불과 2년도 채 안 되어 주택시장은 이렇게 급격히 바뀌었고 이에 따라 정부도 부동산규제 완화 등 다양한 대책을 빠르게 내놓고 있다. 2023년도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속도는 작년과는 달리 상당히 늦춰지고 금리 인상 폭도 크지 않으리라고 예상한다. 따라서 전반적으로 올해 주택시장은 여전히 상승으로 전환되기는 힘들지만, 하반기 들어 현재의 위축된 시장 분위기기가 차츰 진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좌) 수도권·비수도권의 매매가격, (우) 수도권·비수도권의 전세가격
자료: 한국부동산원, 2022년 4분기 부동산시장동향(KDI)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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