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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TOPIC

“우주산업 ‘그기’ 돈이 됩니까?”

우주산업의 현주소와
비전 전망

글 · 최원훈 공학박사
정부가 상반기 누리호 3차 발사를 비롯하여 연내 우주항공청을 개청하는 등 우주산업을 향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우주항공청 개청은 미국항공우주국(NASA), 중국 국가창천국(CNSA), 러시아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 등과 같이 우주개발을 전담할 정부 부처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우주산업에 국가가 총대를 메고 뛰어들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 우주산업은 돈이 될까?

세계에서 규모가 큰 투자은행 중의 하나인 모건스탠리는 전 세계 우주산업 시장을 2020년 3,850억달러 규모에서 2040년에는 1조 1,000억 달러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를 반도체산업과 비교해보면 앞으로 5년 후면 현재의 반도체산업과 시장 규모가 비슷해지고, 2030년이 되면 우주산업이 반도체산업을 앞지르게 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과연 그 추정의 근거는 무엇인가?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세계 우주산업 시장 전망
자료: 전경련·모건스탠리


인터넷 접속 시장

우주산업에서 가장 돈이 되는 분야는 인터넷 접속시장이다. 현재 지구인구는 대략 80억 명 정도다. 우리는 인터넷에 자유롭게 접속하고 있지만, 아쉽게도 지구인구 중에서 인터넷에 자유롭게 접속할 수 있는 인구는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인터넷 인프라를 제공하기에는 도무지 수지타산이 맞지 않은 지역에 거주하거나 혹은 정치적, 문화적 이유로 인터넷 접속을 못 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인터넷을 사용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인공위성을 통해서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지상의 통신인프라가 모두 파괴된 상태에서 유일하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수단은 위성 인터넷이었다.
지금도 50만 원 정도 하는 위성 인터넷 접속 장비를 사서 월 11만 원 정도의 통신료를 내면 지구 어디에서나 위성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위성 인터넷이 속도가 느릴 것 같지만, 현재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인터넷 속도보다 무려 16배 정도 빠르다. 현재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위해 1,400개 정도의 위성이 사용되고 있는데 10년 후에는 이 숫자를 4만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인터넷 접속 속도는 지금보다 10배 이상 빨라지게 된다. 게다가 위성 인터넷 보급이 늘어나면서 위성 인터넷 접속 장비나 통신료 등 비용도 대폭 저렴해져서 현재의 1/10 수준 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추세라면 점점 위성 인터넷이 보편화되어 지금처럼 통신사가 제공하는 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하는 일은 거의 없게 될 것이다.



심우주 자원탐사

다음으로 돈이 되는 분야는 심우주 자원탐사다. 심우주 자원탐사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은 물질을 가져다가 인류의 자원으로 사용하는 것인데, 예를 들면 달에는 70억 인류가 1만 년 동안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헬륨-3’라는 물질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달에만 이러한 종류의 여러 물질이 1,500조 달러 정도 매장되어 있으리라 추정하고 있다. 심우주 자원탐사는 미국 정부가 추진하고,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10개국 이상(중국은 제외)이 참여하고 있는 ‘아르테미스 계획’을 통하여 진행되고 있다. 심우주 자원탐사에는 우주정거장 건설, 우주정거장 사이의 셔틀용 비행체, 행성 탐사 시설, 행성 착륙선 및 유인 우주복 개발 등 수많은 연관 산업이 동반되기 때문에 직접적인 자원탐사를 통한 부의 창출뿐만 아니라 연관 산업 발전에도 엄청난 영향을 줄 것이다.
그 밖에도 1만 개 이상의 기후 관측용 인공위성을 띄워 지구 곳곳의 기후변화를 감지한다는 계획도 있다. 이렇게 되면 우리는 휴대전화로 온도, 습도, 미세먼지 등의 기후정보뿐만 아니라 CO2 농도, 유해물질 농도, 햇빛의 세기 및 파장 등 더 세밀한 기후정보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정보는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각종 행사, 농사 및 어업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집을 사거나 이사를 할 때도 해당 지역의 기후 조건을 참조할 수 있게 되어 부동산 가치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나?

우주산업의 성장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관련된 여러 정부연구소 등과 공동으로 우주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주로 소형인공위성의 개발, 로켓 개발, 심우주 자원탐사 등에 관심이 있다. 정부 및 민간 대기업뿐만 아니라 첨단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신생기업들도 속속 우주산업 곳곳에 뛰어들고 있으며, 몇몇 기업은 이미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이렇게 직접 우주산업에 뛰어드는 기업들도 있지만, 투자를 통해 우주산업에 간접적으로 참여하는 기업도 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일론머스크가 세운 우주산업 최선두 업체인 Space X의 주요 투자자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반도체, 기계 제작, 중공업, 항공산업 등에서 이미 글로벌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미국이나 일본과 같이 우주산업을 먼저 시작한 우방국들과 활발한 교류를 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되어 있다. 정부의 강한 리더십과 더불어 민간기업의 적극적인 참여 등 국가적 차원에 서 총력을 기울여 나가야 할 때다.


우리나라는 반도체, 기계 제작, 중공업, 항공산업 등에서 이미 글로벌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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