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스튜디오. 커다란 창문을 통해 따스한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자신이 쓴 책을 한 손에 들고 모델이 되어 촬영을 하고 있는 한 남자. 바로 이달의 주인공인 오현승 팀장이다.
“이렇게 스튜디오에서 사진 찍는 건 처음이라 역시나 어색하네요.”
오현승 팀장은 머쓱한 듯 웃으면서 포즈를 취했지만, 오래 글을 써왔기 때문일까? 어쩐지 작가의 풍모가 느껴진다. 오현승 팀장은 지난 2015년 에세이 <샐러리맨의 기분전환 1g>이라는 책을 냈다. 그가 그런 책을 낼 수 있었던 건, 그가 글 쓰는 것을 즐기기 때문이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글을 썼어요. 그때는 학습지에 조그마한 공간이 있었는데, 거기에 글을 쓰곤 했던 것이 글 쓰는 습관의 시작이었습니다. 그 이후로도 꾸준히 글을 써오고 있죠.”
성인이 되어서도 꾸준히 글을 써왔던 그가 책을 내기로 결심한 것은 우연이었다. 어느날 서점에 방문해 책들이 가득 꽂혀 있는 책장을 보고, 문득 자신의 이름이 박혀 있는 책 한 권이 저기 꽂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 후로 행동에 돌입했다.
“출판사에 투고를 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예전에는 기획안과 초고 정도만 보내도 계약이 가능했다는데, 지금은 원고 전체를 보여주길 원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거의 200페이지가 넘는 원고를 완성해서 여러 출판사에 보냈습니다. 두드리면 열린다는 말처럼 다행히 7곳에서 연락이 와서 출간을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계약을 했다고 모든 일이 순탄하게 풀리진 않았다. 출판사와 의견 충돌도 있었고, 표지 디자인에서도 애를 많이 먹었다고. 그래서 6개월 안에 출간하기로 했던 책이 1년 8개월만에 나올 수 있었다.
“많은 의견 충돌을 겪으면서 결국 지금과 같은 화려한 표지가 탄생하게 됐어요. 개인적으로는 양장본 같은 딱딱한 표지로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욕심이 남아있지만, 그래도 당시 신인이었던 제 책을 만드는 데 많은 신경을 써주셔서 참 감사했습니다.”
오현승 팀장이 출간한 <샐러리맨의 기분전환 1g>의 주제는 ‘힘들면 참지 말고 그냥 울자’다. 그는 남자는 태어나서 3번만 울어야 한다는 말이 참 고약하다고 표현한다.
“사람은 울고 싶을 때 울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것도 찔찔 울지 말고 아주 펑펑 울어야 합니다. 만병의 근원은 대부분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 상실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해요. 역으로 말하면, 덜 아프려면 면역을 강화해야 하고, 그러려면 스트레스를 잘 풀어야 하고, 그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눈물이죠. 그래서 제 책에도 울어도 될만한 실화들이 담겨있어요.”
보통 작가들은 글을 쓰는 일에 대해서 ‘창작의 고통’이라 표현하곤 한다. 책의 제목에서처럼 ‘샐러리맨’인 그는 어떻게 꾸준히 글을 쓸 수 있었을까? 글 쓰는 것이 힘들진 않냐는 질문에 오현승 팀장은 그저 ‘재미있다’고 답한다.
“물론 힘이 들 때도 있습니다. 제 스스로 만족을 위해 쓰는 글이 아니라, 누군가와 계약을 하고 팔아야 하는 글이라면 얘기가 달라지죠. 문장을 수정하는 일을 거의 토할 때까지 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특히 글을 쓸 때 작가마다 고유의 톤이 있는데, 출판사 사장님이랑 온도차가 크면 그때부터는 글을 쓰는 것이 즐거움이 아닌 고역이 됩니다. 간혹 완전히 드러내고 다시 써야 할 때도 있어요.”
그렇게 힘이 드는 일임에도 계속해서 글을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글 쓰는 것이 돈을 들이지 않아도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멋진 일이라고 말한다. 특히 생각했던 것보다 괜찮은 문장이 나오면 스스로를 칭찬하기도 하고, 또 누군가 자신의 글을 보고 공감을 했을 때도 큰 보람을 느낄 수 있다고. 스튜디오에 앉아 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는 그의 눈빛에서는 뜨거운 열정 같은 것이 느껴졌다.
글 쓰는 것이 무엇보다 재미있다는 오현승 팀장은 글쓰기에 대한 표현도 재미있게 했다.
“글쓰기란 저에게 화장실 같은 거예요. 나의 생각이 나 의도를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 말하기가 급똥이라면 글쓰기는 오래 묵힌 숙변 같은 거죠. 쓰고 나면 시원하고 개운합니다.”
재치 있는 표현이지만 글쓰기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그래서일까? 그는 책을 낸 이후에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고 인스타그램과 브런치 같은 SNS 채널을 통해서도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어 올리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명품생각’과 ‘마음한끼’라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어요. 아직 성장 중이라 팔로워는 별로 없지만 꾸준히 쓰고 있죠.”
이제 그는 2번째 저서를 준비하고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 하루 한 줄이라도 꾸준히 쓰고 있다고. 그의 2번째 책은 또 어떤 따듯한 이야기로 우리에게 울림을 줄지 궁금해진다.
1) 1일 1작 하루에 더도 말고 덜고 말고 1줄씩만 글을 써보자. 그걸 한 달만 꾸준히 하게 되면 한 편의 글이 완성될 수 있다. 그러면 이제는 책을 쓰고 싶다는 욕심이 생길 것이다. 너무 많은 양을 쓰려고 하면 지치기 마련!
2) 다양한 채널 활용 요즘에는 자신의 글을 올릴 수 있는 앱이나 사이트가 무척 많다. 블로그, 인스타그램부터 브런치, 카페 등. 소설을 쓰고 싶다면 웹소설 사이트에도 도전이 가능하다. 신춘문예에 작품을 내야만 책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3) 소리 내서 읽기 좋은 문장은 잘 읽히는 문장이다. 자신의 글을 읽고 조언을 해줄 사람이 없다면 스스로 쓴 글을 소리 내어서 읽어보자. 읽다가 어색한 부분이 느껴지면 문장을 수정하자. 그렇게 수정하다 보면 기존보다 매끄러운 문장을 구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