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주했던 일과를 마감하고 서귀포지점 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서로 어깨를 토닥이며 ‘오늘 하루도 수고했어!’라는 말과 함께 미소를 전하는 이들의 눈빛이 봄빛처럼 따스하다. 퇴근 시간을 뒤로 하고 직원들이 테이블에 사이좋게 둘러앉았다. 오늘은 비누만들기 수업이 진행되는 날!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시간이라 얼굴에는 웃음꽃이 한가득이다. 오늘 이 시간은 박석순 과장의 신청으로 마련됐다.
“올 1월에 서귀포지점으로 발령받아 서울에서 내려왔어요. 아무도 없는 제주에 내려와야 해서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어요. 그런데 제가 제주에 내려오기 전부터 서귀포지점 동료들이 정말 많이 챙겨주시고 배려해주셨어요. 정말 든든했죠. 그래서 동료들에게 고마운 마음도 전하고 싶었고, 서귀포지점만의 멋진 추억도 만들어보고 싶어서 신청했습니다.”
박석순 과장의 말에 직원들이 엄지를 ‘척’하고 세웠다. 출근해서 퇴근하기 전까지 일에 몰두하다 보면 서로 마주 보고 웃을 시간도 없을 때가 많다. 제주시에서 서귀포시로 먼 거리를 출퇴근 해야 하는 직원들도 있기에 퇴근 후에는 집에 가기도 바쁘다. 그래서인지 직원들에게는 오늘 이 시간이 귀하게 느껴지는 듯했다.
테이블 위에는 비누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가 준비돼 있었다. 오늘의 원데이 클래스는 녹여붓기 기법으로 두 가지 종류의 카네이션 비누를 만드는 것이다. 강사의 설명이 이어졌다.
“열로 가열해 녹인 비누베이스에 오일, 향료, 염료 등의 첨가물을 넣고 모양틀에 부어 굳히면 되는 비교적 간단하고 쉬운 작업이에요. 오늘 준비해온 비누베이스는 동백오일과 히알루론산이 첨가돼 있어 피부를 촉촉하고 매끄럽게 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비누의 포인트가 될 카네이션은 비주얼이 예쁘고 고급스러워 완성 후에는 선물을 주고 싶은 사람이 떠오르실 거예요. 그럼, 이제부터 작업을 시작해볼까요!”
본격적으로 비누를 만들기 전, 먼저 비누에 들어갈 향료를 골라야 한다. 직원들은 피치 블러썸, 라벤더, 웜우드, 라임바질 만다린의 네 가지 향료의 향기를 맡으며 마음에 드는 향을 선택하기 시작했다. “와~ 이 향 정말 좋은데요!”, “이건 아버지의 향기가 나는 것 같아요.” 박석순 과장의 말에 웃음이 터졌다. 기분 좋은 향기가 코끝에 전해지니 금세 힐링이 되는 느낌이다. 향에 대한 감상평을 나누는 사이, 강사는 비누베이스를 녹이기 시작했다. 고희숙 팀장은 미소를 가득 머금은 직원들을 바라보면서 서귀포지점에 대해 소개했다.
“1년 6개월 전 서귀포지점이 인테리어를 새롭게 했어요. 아마 전국에 있는 지점들 중에서 깔끔한 곳으로는 손에 꼽힐 거예요. 또 서귀포지점은 제주도 출신 반, 육지에서 내려온 직원 반이 어우러져서 멋진 조합을 이루고 있어요. 하루하루 바쁜 일상 속에서도 직원들은 업무는 물론 자기관리에서도 항상 최고를 지향합니다! 보디빌더, 여행 등 취미생활을 즐기는 직원들 덕분에 업무 이외에 다양한 화제거리로 대화를 나누기 때문에 항상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고희숙 팀장의 말에 직원들이 “맞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박주미 대리는 “직원들의 성격이 동글동글해서 뭐든지 잘 맞는다”며 고희숙 팀장의 말에 힘을 실었다. 박서연 대리는 “일을 하다 보면 힘들고 어려울 때도 있는데, 함께하는 동료들 덕분에 항상 마음이 든든하다”며 자신의 마음을 전했다.
이제 염료를 결정할 차례. 레드, 핑크, 퍼플 등의 염료가 직원들 앞에 놓였다. 염료는 한 가지 색을 써도 되고, 두세 가지 색을 섞어서 개성이 있는 색을 만들어도 된다. 화기애애하던 분위기가 잠시 신중 모드로 전환되었다.
“동료들과 즐거운 시간을 만들고 싶어서 선택했는데, 하다 보니 자꾸 욕심이 생기는 것 같아요. 예쁘게 잘 만들고 싶은, 멋지게 완성하고 싶은 욕심이요!”
박석순 과장의 말에 모두들 공감한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향료와 색료를 고르고 나면 작업은 속도가 붙는다. 직원들은 강사의 설명에 따라 다음 작업을 이어나갔다.
이제 비누베이스에 향료와 색료를 넣고 잘 저어준 후 모양틀에 부어줘야 한다. 비누베이스가 금방 굳을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진행하는 게 중요하다. 둥근 모양의 틀은 비누의 형태를, 꽃 모양의 틀은 카네이션의 형태로 완성된다. 비누베이스가 굳기를 기다리는 시간은 설렘의 시간이다. 어떤 색으로, 어떤 모양으로 완성이 될지는 모양틀에서 떼어봐야 알 수 있다. 지점 내에 있는 냉장고의 힘을 빌려 굳기 시간을 단축하기로 했다. 그 사이 직원들은 자신이 만든 비누를 어떤 용도로 사용할지 고민했다.
10여 분의 시간이 흐르고 강사가 다 굳어진 모양틀을 가지고 왔다. 직원들은 조심스럽게 모양틀에서 비누를 떼어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내 감탄사가 쏟아졌다. “와~ 정말 예쁜데요!”, “색이 참 곱네요.”, “같은 재료로 만들었는데, 저마다 조금씩 다른 느낌으로 나왔어요!”
완성한 비누를 자신의 핸드폰 카메라로 찍으면서 직원들은 뿌듯한 표정이 되었다. 그리고 예쁘게 포장까지 마무리했다. 직원들은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어요!”라며 오늘의 원데이 클래스에 흡족함을 나타냈다. 그리고 다함께 기념촬영을 하며 동료들과 함께한 즐거운 시간을 마무리했다. 여러 개의 카네이션들이 모이자 꽃무리를 이루었다. 누군가에게 전할 고마운 마음이 정성으로 가득 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