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만화영화를 보면서 언젠간 이뤄보리라 다짐했던 것들이 있다. 하지만 하나둘 나이가 들다 보면 어느새 새까맣게 잊고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된다. 사실 우리가 어릴 때 꼭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지금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이룰 수 있다. 약간의 돈과 시간만 투자한다면 말이다. 그런 소원 중 하나가 바로 하늘을 날아보는 것이다. 당장 주말에 시간을 내서 패러글라이딩을 탈 수도 있고, 열기구를 탈 수도 있다. 그런 어릴 적 소원을 이뤄보기 위해 11명의 IBK 가족들이 모였다. 가좌공단지점 직원들과 그 가족들이다. 이제는 훌쩍 커버린 IBK인들의 자녀들과 군 입대를 앞두고 있는 직원과 함께 열기구 체험장 앞에 모였다.
“가좌공단지점 직원 5명과 그 가족들이 모였습니다. 초등학생과 자녀들이 유독 기대감에 신이 난 것 같아요. 바람이 많이 불면 열기구가 뜰 수 없다고 했는데, 바람이 많이 불지는 않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플라잉수원’에서 운행하는 것은 사실 열기구가 아니다. 화기를 통해 하늘을 나는 열기구와 달리 헬륨을 주입하는 헬륨기구로 열기구보다 안전하며, 잘 훈련된 파일럿이 높낮이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것이 뭐 중요하랴. 커다란 기구 앞에 선 이들은 서로 인증샷을 찍어주기 바쁘다. 사진 촬영이 끝나고 일행들이 탑승하자 기구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와! 올라간다!”
홍민지 과장의 아들 준우가 소리친다. 신기한 표정으로 기구 밖을 바라보고 있으니 어느새 꽤나 높아졌다. 멀리 수원화성이 보이고, 잠시 뒤에 체험해볼 국궁체험장도 보였다. 함께 탑승한 자녀들 가운데 겁이 많은 아이는 이내 기구 안에 쪼그려 앉았다.
“에이, 하나도 안 무섭네!”
준우는 두려움과 싸우려는 듯 괜히 더 크게 소리를 질렀다. 홍민지 과장과 남편 경영관리부 이종표 차장은 그 모습을 기특하게 바라보았다. 어느새 기구가 날아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위치에 도달하자 기구가 멈춰섰다. 7월 입대를 앞둔 김지섭 대리는 “이렇게 하늘로 올라와 보니 기분이 좋네요! 참여하길 정말 잘한 것 같아요!”라며 소감을 밝혔다.
조금 전까지 풍선을 타고 하늘을 날았던 일행들은 흥분이 가라앉지 않는지 신이 난 표정이다.
“이제 국궁체험장으로 가시죠!”
김호진 팀장은 일행들을 데리고 국궁체험장으로 이동했다. 기구체험장에서 국궁체험장은 지척이라 창룡문을 지나 걸어서 이동하기로 했다. 국궁체험을 할 수 있는 동장대는 정조대왕이 수원성을 쌓을 때 군사들의 훈련장으로 쓰기 위해 만들어 놓은 곳이다. 이곳에서 조선의 정예부대가 국궁을 연마했다. 그리고 오늘 IBK인들이 그 자리에서 활을 들었다.
“화살의 끝을 활시위에 걸치고 과녁을 바라보면 됩니다. 한쪽 눈을 감지 마시고 과녁을 똑바로 보셔야 제대로 맞출 수가 있어요.”
선생님은 활 쏘는 법을 하나하나 자세히 가르쳐주시곤 시범으로 과녁을 향해 화살을 쏘았다. 하늘을 가른 화살이 과녁의 정중앙에 꽂히자 탄성이 터져 나온다. 이번엔 IBK인들이 화살을 쏘아볼 차례다. 처음 잡아보는 활이 신기하기만 하다. TV에서 보던 양궁과는 달리 국궁은 크기가 작아 화살이 제대로 나갈지 의아하기도 하다.
“자, 왼손으로 여기를 잡아봐. 오른손으로 화살을 하나 들고.”
홍민지 과장은 딸 시은이에게 화살 쏘는 법을 가르치기에 여념이 없다. 시은이는 살짝 겁이 나지만 용기를 내서 화살을 쏘아본다. 너무 낮게 쏘았는지 과녁 근처로 가기도 전에 바닥에 화살이 꽂힌다.
“군대 가기 전에 사격 연습을 하게 됐네?”
이승진 대리와 나하나 대리가 김지섭 대리에게 장난스럽게 물어본다. 김지섭 대리는 친누나처럼 가깝게 지내는 동료들에게 웃음을 보이곤 멋진 포즈로 화살을 쏜다. 포물선을 그리던 화살이 과녁을 맞추자 이승진 대리와 나하나 대리가 까르르 웃으며 박수를 쳤다. 웃으며 즐기는 사이 어느새 화살통에 있던 화살이 모두 바닥났다. 몇 개의 화살은 과녁에 꽂혔지만, 대부분은 과녁을 넘어가거나 과녁에 닿기 전에 바닥에 떨어졌다.
시위를 벗어난 화살이 이미 정해진 목표를 향해 주저 없이 날아가 꽂히듯, 우리의 삶도 어디쯤 왔는지 생각지도 못한 사이에 쏜살같이 흘러가곤 한다. 엊그제 입행을 한 것 같은데 어느새 입대를 앞두고 있고, 아내와 첫 데이트를 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뒷자리에 두 아이가 타고 있다. 우리는 삶을 잠시 멈추고 쉴 수는 없지만, 삶의 한 가운데에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갈 수는 있다. 오늘의 특별한 추억도 IBK인들에게 잊을 수 없는 한 장의 추억이 되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