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기공은 오랜 기간의 시행착오 끝에 물탱크 분야에서 선두 주자로 달리고 있는 기업이다. 1985년 4월 법인 전환을 시작으로 4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물탱크 제조에 온 힘을 쏟아온 이호석 대표는 물탱크 산업의 변화를 온몸으로 겪어온 산증인이다. PDF 물탱크, 볼트 조립식 탱크 등 자체 기술개발을 끊임없이 해오고 있는 이호석 대표에게 최초라는 타이틀은 익숙하다.
“1990년대 들어서면서 물탱크가 많이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스테인리스나, SMC 같은 재질로 물탱크를 만들었는데 이런 재질들은 문제점이 발생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PDF를 주된 재질로 물탱크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2006년부터는 최초로 용접해서 설치하는 물탱크가 아닌 볼트 조립식 탱크를 개발해 특허까지 냈습니다.”
물류창고 등에 물탱크를 설치하다 보면 가장 빈번히 일어나는 사건이 용접 불빛에 의한 화재 사고다. 그러다 보니 물탱크 설치를 위해 용접할 때는 항상 소화기와 안전요원을 대기해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호석 대표는 안전하면서도 빠르고 간편한 방식이 없을지 고민을 거듭했고 그 결과가 바로 볼트조립식 탱크였다. 작년에 비해 두 배 정도 늘어난 물량을 설치할 정도로 성지기공의 새로운 탱크는 높은 수요를 보여줬다.
이호석 대표는 남들과 똑같은 제품을 만들어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생각하며 특화 기술에 관한 생각을 꾸준히 해왔다. 대학교와의 연계를 통한 실험, 적극적인 R&D 투자 등을 통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성지기공은 계속해서 한걸음 앞서나가는 기술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볼트 조립식 탱크보다 더 앞선 제품도 벌써 개발해놓았다는 이호석 대표는 끊임없는 탐구 정신과 앞으로 나아가려는 의지가 지금의 성지기공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특화된 기술을 통해 물탱크 산업에서 앞서나가고 있는 성지기공이지만 처음에는 부도를 맞을 정도로 큰 위기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직원들의 부단한 노력과 특화 기술을 통한 매출 방향의 다변화를 통해 안정화를 이뤄냈다.
“뼈아픈 실패의 경험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거기서 끝나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실패를 통해 배운 교훈을 바탕으로 다양한 매출 방향을 만들어 냈고 원가를 낮추는 것도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쌓인 노하우들은 제품에 대한 신뢰로 이어졌습니다. 법인 전환을 하기 전부터 꾸준히 거래하는 곳도 있을 정도로 대부분의 거래기업과 오래도록 인연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런 신뢰는 크고 작은 어려움을 이겨내는 힘이 되었습니다.”
물탱크는 특성상 오랜 기간을 지켜보고 문제가 발생하는 지를 점검해야 해서 한 번에 큰 성과를 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어떤 경우에는 물탱크가 변형되는지, 문제가 발생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2년이 넘는 테스트를 거치기도 한다. 성지기공 역시 이런 물탱크처럼 오랜 시간을 쌓아오며 천천히 성장을 이뤄냈다. 신뢰와 더불어 끈기와 기다림은 성장을 위한 필수 덕목이다.
“물탱크 기술이 인정받기 위해서는 물탱크가 물을 오래도록 담아두는 것처럼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대신 한번 신뢰를 쌓을 수 있다면 물탱크에 담긴 물처럼 오래도록 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저희 성지기공도 오랜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꾸준히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작년에 대통령상을 받았는데 저 혼자만의 힘으로 받은 상이 아니라고 생각해 이 자리를 통해 많은 분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성지기공은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전년도 매출액 560억을 기록했고, 올해는 매출액이 더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물탱크를 만들고 설치하는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100여 명이 성지기공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 사이 이호석 대표는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인천광역시회장을 3년 동안 맡았고, 최근에는 물탱크조합 이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어느새 두 아들까지 생산공장을 직접 찾아 관리하고 영업과 관리 업무를 배우며 함께 성지기공의 일을 돕고 있다. 차근차근 성지기공의 일원이 되어가고 있는 두 아들에게 이호석 대표는 자신이 겪은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항상 신뢰관계를 강조했다. 다행히 두 아들 모두 많은 사람과 신뢰를 쌓아오며 성지기공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호석 대표는 최근에는 화학 공장이나 산업단지에서 많이 사용하던 플랜트 탱크보다 아파트나 오피스텔에서 사용하는 건축용 물탱크가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건축용 물탱크는 물탱크의 위치가 옥상이나 지하에 있더라도 똑같은 수압으로 내보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조립식 물탱크를 이용한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고민도 이어오고 있다.
“수출에 대한 고민을 정말 많이 하고 있습니다. 조립식 물탱크의 경우 조립 기술을 알고 있는 분이 직접 조립 상태를 확인하고 수시로 점검해야 하는데 저희 직원이 매번 해외에 직접 방문하기가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현재는 1M 면적마다 나눠서 수출이 가능한 SMC 탱크를 위주로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호석 대표는 볼트 조립식 물탱크의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서 누구나 쉽게 조립하고 설치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의 설치팀이 직접 나가는 것이 아니라 교육을 통해 해외 현지인들이 직접 설치가 가능한 제품을 만들어 해외 시장 진출의 큰 활로를 열 계획이다. 성지기공은 발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정신과 끈기와 신뢰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물탱크 산업의 선두 주자로 계속 나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