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조어 중 ‘톤그로’라는 말이 있다. 톤그로란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컬러의 화장품을 사용해 어색하다’는 의미다. 톤그로 탈출을 위해서 퍼스컬 컬러는 찾는 일이 트렌드가 됐고, 같은 제품을 구매하더라도 본인과 어울리는 색을 고르려는 소비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
퍼스널 컬러는 사람의 피부, 눈동자, 머리카락 색 등에 가장 어울리거나 생기를 불어넣는 색을 말한다. 즉, 개개인에 맞게 조화롭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연출하는 컬러로, 개인이 가지고 있는 요소들의 색과 대상물의 색이 얼마나 조화를 이루는가가 관건인 셈이다. 기존에는 연예인, 정치인 등 사람 앞에 서는 직업군이 이미지 메이킹이란 이름으로 컨설팅을 받았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개성을 드러내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일반인도 퍼스널 컬러 컨설팅을 받기 시작했다.
퍼스널 컬러는 사계절을 활용하여 봄과 가을은 웜톤, 여름과 겨울은 쿨톤으로 분류한다. 쿨톤은 차가운 느낌의 색이고 웜톤은 부드럽고 따스한 느낌의 색이다. 이 밖에도 퍼스널 컬러는 온도, 채도, 탁도, 명도 등의 다양한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 이렇게 탄생한 컬러 타입을 동양권에서는 봄 라이트 & 브라이트, 여름 라이트 & 브라이트 & 뮤트, 가을 뮤트 & 딥, 겨울 브라이트 & 딥의 아홉 가지로 규정하고 있다.
퍼스널 컬러를 잘 활용하면 자신의 결점을 가리고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색을 통해 자신감 있고 당당한 이미지로 연출하여 타인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는 자신감과 용기도 갖게 된다. 나의 이미지에 변화를 주고 싶다면 퍼스널 컬러 진단을 받아보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다.
두근두근 설렘으로 꽉 찬 일곡지점. 지점 한쪽에는 색색의 천들이 자리를 잡았고 거울과 메이크업에 필요한 재료들이 그 옆에 나란히 놓였다. 업무를 마친 직원들이 준비된 자리에 착석하면서 수줍게 미소를 지었다. “매사 각자의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직원들이 고마워 선물 같은 시간을 주고 싶었다”고 말하는 강정우 팀장은 직원들을 바라보며 뿌듯한 표정이었다. 나와 동료들의 퍼스널 컬러는 무엇일지 일곡지점 직원들의 호기심과 기대감은 점점 커져만 갔다.
첫 번째 진단자인 김문수 과장이 거울 앞에 앉아 수줍게 웃었다. 강사가 흰색과 베이지색 천을 얼굴 아래로 대보며 웜톤인지, 쿨톤인지를 확인했다. 그리고 봄, 여름, 가을, 겨울 네 가지 타입의 드레이프 천을 넘기면서 얼굴색에 어울리는 컬러를 관찰했다. 신기하게도 천의 색상에 따라 얼굴색이 어두워 보이기도 하고, 형광등을 켠 것처럼 화사해지기도 했다. 색상에 따라 눈 밑의 그늘이나 얼굴의 잡티가 도드라져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 김문수 과장은 채도가 높은 색상보다 높은 명도의 컬러가 잘 어울리는 ‘썸머 라이트’로 나왔다.
다크 브라운 컬러의 머리카락 색과 하얀 피부를 가진 문윤희 대리의 진단이 이어졌다. 문윤희 대리는 ‘가을 소프트’로 나왔다. 강사는 “부드럽고 차분한 가을 소프트는 쨍한 컬러, 진한 메이크업, 화려한 스타일링을 지양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직원들 한 명, 한 명의 진단이 이어졌다. 진단 결과, 그동안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색상의 옷을 주로 입었던 직원들은 당황하는 기색을 보였다. 남자 직원들의 경우에는 퍼스널 컬러에 어울리는 양복색을 추천받았고, 여성 직원들은 자신의 퍼스널 컬러에 어울리는 립스틱을 발라 보며 얼굴빛이 달라지는 미묘한 차이를 느꼈다. 직원들은 “옷장 속 옷들을 대방출할 시간이 온 것 같다”며 입을 모았다.
사람의 첫인상은 3초 안에 결정된다는 말이 있다. 첫인상이 사람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데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퍼스널 컬러 진단을 받은 일곡지점 직원들은 “앞으로 고객에게 더 좋은 첫인상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송탄지점 방재연 차장, 이지예 과장, 신경아·장문보·김리아·이명옥 대리가 테이블을 앞에 두고 둘러앉았다. 장문보 대리가 “퍼스널 컬러 진단을 받기 위해 메이크업은 최대한 지운 상황이라 쑥스럽네요!”라고 하자 직원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강사가 진단을 위해 재료들을 준비하는 사이 쉴 새 없이 화기애애한 대화가 오갔다. 송탄지점으로 발령을 받아온 지 두 달째라는 방재연 차장이 신청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송탄지점은 외국인과 어르신 고객이 많아서 단순 업무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어려움이 있어요. 그런데 직원들이 짜증 한번 내지 않고 항상 웃는 얼굴로 업무를 해요. 그리고 힘든 일은 서로 도와주려는 모습을 보면서 동료를 챙기고 아끼는 모습이 정말 남다르다고 생각했어요. 끈끈한 동료애가 있기에 일이 힘들어도 버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직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멋진 이벤트를 해주고 싶었는데, 선정이 돼 정말 기쁩니다.”
방재연 차장의 말에 동료들이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였다. 서로를 마주 보며 환하게 웃는 얼굴에 애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 장문보 대리를 선두로 진단이 이어졌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머리에 하얀색 스카프를 둘러 앞머리를 최대한 없애고 드레이프 천을 대보며 얼굴색의 변화를 살폈다. 직원들은 천이 한 장씩 넘어갈 때마다 ‘어울린다’, ‘얼굴이 칙칙해졌다’, ‘잡티가 눈에 띈다’ 등 각자의 생각을 전하며 진단에 몰두했다. 장문보 대리는 차분하고 은은한 ‘가을 소프트’로 나왔다.
강사의 설명과 함께 다른 직원들의 진단이 이어졌다. 평소 ‘웜톤’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방재연 차장은 ‘여름 소프트’가 나왔고, 이명옥 대리는 ‘여름 트루’를 결과로 받았다. 이지예 과장과 신경아 대리는 ‘가을 트루’, 김리아 대리는 ‘봄 라이트’로 진단되었다. 직원들은 “결과가 조금씩은 겹칠 거라고 생각했는데, 저마다 달라서 놀랐다”며 소감을 전했다. 진단이 모두 끝난 후에는 퍼스널 컬러에 어울리는 액세서리와 메이크업 색상을 추천받았는데, 덕분에 설렘이 한껏 고조되었다. 송탄지점 직원들은 “더욱 젊고 생기 넘치는 지점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힘찬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