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이 심하진 않지만, 긴 시간 앓는 질병을 만성질환이라고 한다. 고혈압, 관절염, 당뇨, 감기 등이 이에 속한다. 지속적인 병세 특성상 완화하기 위해 꾸준히 약을 복용하며 관리하게 되는데, 노화와 더불어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노쇠’ 역시 만성질환처럼 돌볼 필요가 있다.
A. 기능의학은 개인의 증상에 기반한 대사 저하 또는 이상을 발견하고, 각자에 맞는 목표를 세워 부작용이 적은 과학적인 방법으로 치료하는 것입니다. 치료적 관점을 달리하는 게 기능의학입니다. 만성질환을 유지하는 생활 습관, 식습관을 돌아보고 교정해 치료합니다. 만약 만성 두드러기 질환이 있다면 정밀 검사로 그 원인을 찾고 교정하면서 약 없이도 치료하는 식이죠. 치료 과정이 번거롭고, 시간과 돈이 들기 때문에 ‘약 먹고 말지’ 하는 게 다반사예요. 생활 수준, 의식 수준이 더 높아진다면 기능의학이 각광받게 되겠죠. 병의 종류와 정도에 따라 치료법을 달리하겠지만, 만성질환의 경우 약물 처방이나 수술보다 선행할 수 있는 치료법, 즉 생활 속 원인을 찾고 교정하는 것으로 약 2개 먹을 것을 1개 먹는 셈이죠. 현대의학과 흐름을 같이하는 대체의학이며, 우리나라에 기능의학이 소개된 지는 10년을 훌쩍 넘겼어요.
A. 주로 고혈압, 당뇨, 특정 부위 통증 등입니다. 그런데 ‘노쇠’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론적으로는 ‘노쇠는 병이고 노화는 병이 아니다’라고도 하는데, 어떻게 구별할까요? 노화는 치료 등 다른 방법을 가했을 때 나아지지 않지만, 노쇠는 어떤 개입을 통해 회복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요. 노쇠는 여러 장기와 기관에 작용하는 생리적, 신체적, 정신적인 항상성의 저하를 뜻합니다. 학계 자료에 따르면 75세 이상 노인의 약 20~30%가 노쇠에 해당합니다. 노쇠가 발생하면 노인증후군이 발병할 위험성이 커지는 것이죠. 노쇠를 진단하는 기준은 체중 감소, 극도의 피로감, 근육 허약, 보행 속도, 신체 활동 등 5가지 검사 중 세 가지가 해당할 때입니다. 환자에게 노쇠 진단을 했다고 바로 치료로 대응할 순 없어요. 노화 중인 환자에겐 현 상태에서 악화하지 않고, 유지하도록 교정하고 보완하는 것도 치료입니다.
A. 노쇠라는 큰 카테고리 아래 근감소증이 있고, 근육 감소에 따라 거동장애증후군이 발생하는 겁니다. 따로따로가 아니라 서로 연결돼 있어요. 근감소증을 발견하고 주사를 놓거나 약을 처방하는 대신 운동을 권하면 환자는 무슨 운동을 얼마만큼 해야 할지 모를 거예요. 환자 상태에 맞는 관련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해요. 예를 들면 ‘앉았다 일어났다 하루에 5번씩 하세요’ 하고 환자가 체크할 수 있는 매뉴얼을 제공하는 거죠. 그런데 이처럼 숙제를 내주고 검사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요?(웃음) 바쁜 현대인에겐 특히 쉽지 않은 문제죠.
A. 발병 이후의 관리보다 노인기 이전부터 대비해야 합니다. 하루라도 먼저 시작하는 거예요. 젊었을 때, 어렸을 때부터 생활화하기. 오늘이 제일 젊은 날이잖아요(웃음). 운동 외에 좋은 생활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운동을 포함해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죠. 젊을 땐 건강 관리 얘기가 와닿지 않죠. 그래도 하루라도 젊을 때 시작해야 해요.
A. 대사증후군의 정의에 따르면 복부 비만이 있거나 혈압이 높거나 중성지방이 많거나 HDL(고밀도지질단백질)이 낮거나 등의 기준으로 가려냅니다. 5개 중 세 가지가 해당하는 경우인데, 노년기 대사증후군이 따로 있지 않고, 노년기에 그런 이상이 나타나는 겁니다. 또 ‘끌어당김의 법칙’이 있어요. 몸이 좋지 않을 때 좋은 걸 끌어당겨서 회복에 이르면 좋지만, 그렇진 않잖아요. 몸이 좋지 않을 땐 안 좋은 걸 더 끌어당기게 돼 있어요. 술을 많이 마신다든지 담배를 많이 핀다든지 폭식을 한다든지 특정 음식인데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을 먹는다든지… 몸이 좋지 않을 때 안 좋은 생활 습관, 식습관을 따랐던 것이 대사증후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요. 나쁜 습관이 병을 끌어당기는 거죠. 병이 나쁜 습관을 끌어당기는 것이고요. 권투 경기에서 잽을 계속 맞다 보면 처음에는 ‘어?!’ 하다가, 나중에는 ‘훅’ 가요. 누적된 것들이 있었으니 가랑비에 옷 젖는 거죠.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자신이 좋아하는 것 중 나쁜 게 무언지 알아야 해요.
A. 근감소증이 있다고 반드시 어떤 병이 생긴다고 보기는 어려워요. 근감소증이 생기면 거동장애증후군이 생길 수 있고, 걷는 것이 불편해지면 낙상 사고가 날 수 있어요. 근감소증이 있으면 거동 활동, 신체 활동이 줄 테고, 골다공증이 생길 수 있죠. 서로 연결돼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지만, 인과 관계는 아닙니다. 올바른 생활 습관과 식습관, 운동이 중요하군요. 만약 단백질을 30g씩 먹기 위해 매일 달걀을 먹으라고 하면 마냥 지켜지나요? 특히 노년의 경우 누가 밥상을 차리는 게 아니라면 식단을 지키기가 쉽지 않죠. 현실을 고려해 추천하는 건 단백질 음료입니다. 당과 칼로리가 낮고, 시중에서 구할 수 있어요. 하루 단백질 권장량의 30% 정도를 충족할 수 있다고 하는데, 단백질이 부족하다 싶으면 두 배로 먹는 거죠. 달걀, 고기, 두부 등 단백질로 유명한 식품을 식사로 먹되, 보충제 같은 대안을 활용해도 됩니다. 근 감소나 노쇠를 예방하고 늦출 방법은 운동입니다. 근력 운동, 심폐지구력 운동, 그리고 밸런스 운동을 권장합니다. 개인차를 고려해 국가 차원에서 운동 매뉴얼을 만들고 보급하면 어떨까요. 아, 밸런스 운동은 노년기의 삶의 기본이 될 중요한 운동입니다.
노쇠를 진단하는 기준은 체중 감소,
극도의 피로감, 근육 허약, 보행 속도,
신체 활동 등 5가지 검사 중 세 가지가 해당할 때입니다.
A.
한쪽 다리를 접고 다른 한쪽 다리로 서서 몸을 지탱함으로 근력을 기를 수 있어요. 가능한 오래 버티기. 또다른 동작은 한보씩 걷되 먼저 나간 발의 뒤꿈치에 잇대 걷기입니다. 줄이 있다고 치고, 먼저 간 발 뒤꿈치에 다른 발을 붙이면서 찬찬히 걸어보세요. 양팔을 들어 균형을 잡아도 되고, 넘어질 수 있으니 붙잡을 만한 것을 이용해도 돼요. 스쿼트 운동은 어르신에게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 의자에 앉았다가 일어나기를 해보세요. 종아리 근력을 위한 까치발 들기도 있어요.
한 발로 까치발하고, 다른 발은 접는 식으로 운동의 강도를 높여보세요. 이렇게 노인을 위한 의료 서비스 목적으로 ‘한국노인노쇠코호트사업단’이 생겼어요. 노인 코호트가 만들어진다니 고무적이죠. 국가 차원에서 제도라는 강제성과 적절한 동기부여를 제공할 필요가 있어요. 고령화 시대가 도래했으니 시스템에 대한 고민과 운영방식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가 있어야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