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영역

김미영 팀장의 시대는 갔다
진화하는 보이스 피싱
수법과 예방

글 · 편집실

한때 이 사람의 이름을 모르면 간첩이라고 했다.
“고객님께서는 최저 이율로 최고 3000만 원까지 30분 이내 통장 입금이 가능합니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던 김미영 팀장.
어쩐지 부쩍 그의 행보가 뜸하다.




요즘 통 보이지 않는 김미영 팀장

365일 24시간 대출(을 가장한 전화 금융 사기)로 전화 금융업계를 종횡무진하던 그이, 김미영 팀장이다. 현대 사회의 심각한 문제이자 전화 금융 사기의 대명사 격이 된 김미영 팀장은 전화 또는 문자 메시지로 금융기관을 사칭해 계좌이체를 유도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그러나 이제 전화 금융 사기는 모바일 앱 등으로 분야 진출을 시도하는 등 한 단계 진화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 가족이나 친구 등 지인의 소셜 미디어 메신저 프로필을 사칭하거나 공공기관, 금융기관 앱과 유사한 형태의 악성 앱을 심는 등 한층 고도화된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그런데 대개의 전화 금융 사기는 해외에 거점을 두고 운영 중이다. 실제로 2021년 필리핀에서 검거한 소위 ‘김미영 팀장’ 총책은 2012년부터 필리핀에 콜센터를 개설해 시민들을 상대로 수백억 원을 취득한 보이스 피싱 조직에 몸담고 있었다. 그는 한국에서 경찰로 근무하다 2008년 뇌물수수로 해임된 인물이었다고. 경찰은 전화 금융 사기 전담 수사팀을 전국 시·도경찰청으로 확대해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 또 해외에서 도피 중이거나 범행 중인 피싱범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비 및 송환 요청’을 실시하며 검거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전화 금융 사기 수법은 어떻게 진화하고 있을까

전화 금융 사기 조직의 수법은 이렇다. 타깃이 된 피해자에게 ‘악성 모바일 앱’을 유통하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이 앱은 정상적인 앱과 유사해 보이지만 해킹 앱이다. 개인의 휴대전화와 연결되면 그의 정보를 빼내 사기 범죄 총책에게 보낸다. 이와 동시에 정상적인 금융기관, 공공기관에 거는 전화를 차단하며, 휴대전화를 원격으로 조종하기에 이른다. 따라서 진화하는 전화 금융 사기를 예방하는 핵심은 ‘악성 모바일 앱’ 차단이다. 참고로, ‘시티즌 코난’ 앱을 사용하면 전화 사기를 차단할 수 있는데, 플레이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다. 이 앱으로 말할 것 같으면 휴대전화를 진단하고 ‘악성 모바일 앱’을 탐지해 제거해준다.




‘주식 리딩방’을 아시나요

최신 투자 정보를 알려주겠다며 걸려온 전화. 더욱이 이름만 대면 알 만한 투자 자문사를 자처한다? 메신저 앱 오픈채팅방 형태의 ‘리딩방’ 역시 진화한 사기 수법의 한 가지다. 피해자가 투자 의사를 밝히면 전용 거래 사이트를 알려주는데, 과기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증 표시가 있는가 하면 AI 첨단 시스템을 쓴다는 둥 감언이설로 현혹한다. 3000명이 넘는 회원을 둔 해외 거래 사이트이자 국내엔 아직 소개되지 않은 거래라면서 투자금을 요청하는 식이다. 이는 확인해본 결과 모두 가짜였으며 보내준 명함 역시 위조된 것이었다. 한 피해자는 계속되는 의심에 투자금 인출을 요청했더니 수익금이 크기에 금융당국 감시가 따른다며 자금 세탁 수수료를 요구받기도 했다. 올해 6월 경찰에 적발된 리딩방 사기 사건 피해자의 78%는 50대 이상이었다. 온라인 거래가 익숙하지 않고, 노후 자금 투자처를 찾는 고령층이 표적인 만큼 수법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사건을 조사한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비대면 거래에는 절대 응하지 않도록 한다.




보이스 피싱에 당했을 땐

대면편취형이 아닌 계좌이체형 보이스 피싱 범죄로 인한 지난해 피해 금액은 1,451억 원이다. 코로나19 이후 줄었다고는 하지만, 악성 앱 등 고도화되는 수법을 비롯해 신종 사기 수법이 성행하는 만큼 피해 구제 방법과 대처 요령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금융 소비자는 지정한 방식의 금융 거래만 가능하도록 주의해야 하며, 비정상적인 금융 거래 발생에 대비해 각 금융사에서 운영하는 사전 예방 서비스에 신청해두자. 금융사 홈페이지 또는 모바일 앱에서 신청할 수 있다. 보이스 피싱 예방을 위한 제도로는 ATM 지연인출 제도/ 지연이체 서비스/ 입금계좌 지정 서비스/ 단말기 지정 서비스/ 해외 IP 차단 서비스/ 고령자 지정인 알림 서비스 등이다.





참고 ‘진화된 전화 금융사기, 차단 가능’, 남도일보, 2023. 8. 16
‘진화하는 리딩방 사기… 고령층 주로 당했다’, KBS뉴스, 2023. 8. 16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 진화… 사전 예방과 신속 대응 필요’, 아시아에이, 2023. 8.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