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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 컬쳐

우리말 한 걸음


알듯 말듯
한국인도 어려운 우리말

글 · 편집실 출처 · 국립국어원
우리말은 고유어, 한자어, 외래어 등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글자를 읽고 이해하는 능력인 ‘문해력’에 대한 논란이 종종 있다. 우리말은 한글 이전부터 있었기 때문에 그중에는 단순히 한자어라기에는 한자를 기초로 굳어진 토착어들도 꽤 많다. 시간이 지나면서 문화, 교육 방식 등 한자를 배우지 않은 세대들은 더욱 모를 수 있다. 오해와 불통이 생기지 않도록 이제는 ‘다름’을 인정하고, 화자는 더 쉽게, 독자는 상황과 맥락을 맞춰보며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심심하다

한동안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뜨겁게 논란된 ‘심심하다’라는 말은 크게 나누면 3가지 의미로 많이 사용된다. 1) 하는 일이 없어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 2) 음식 맛이 조금 싱겁다. 3) 마음의 표현 정도가 매우 깊고 간절하다. 앞뒤 문맥에 맞춰 ‘심심한 하루’, ‘심심한 반찬’, ‘심심한 사과’ 등은 모두 올바른 표현이다. 심심(甚深)하다는 한자어를 토대로 고착된 우리말이다.

  • 예시. 오늘 이 자리에 와주신 여러분께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한 치

붙여 쓰면 오징엇과의 한치라는 연체생물도 있지만, 한 치는 매우 작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한 치의 치는 길이의 단위로, 한 치는 한 자의 10분의 1 또는 약 3.03cm에 해당한다. 한 자는 한 치의 열 배로 약 30.3cm를 말한다. 예시 문장에서는 ‘작은 실수도 없이’라는 의미가 있다.

  • 예시. “무사 무휼, 한 치의 실수도 없이 명을 수행할 것입니다.” (SBS,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 대사 중)


무료하다

무료하다는 말은 요금이 없다는 ‘무료’라는 단어와는 전혀 다른 의미의 말로, 무료(無聊)하다는 흥미 있는 일이 없어 심심하고 지루하다는 의미의 한자어에서 온 우리말이다. 무료하다는 말에는 부끄럽고 열없다는 의미도 있으나 현재는 ‘무안하다’라는 말을 더 많이 사용한다.

  • 예시. 별다를 것 없는 무료한 일상이 계속되고 있다.


사흘, 나흘

하루, 이틀은 일상에서도 많이 사용돼 1일, 2일로 알고 있는데, 사흘을 ‘사’가 숫자 ‘4’가 들어갔다고 생각해 4일로 알고 있는 경우도 많다. 사흘은 셋째 되는 날을 의미하며, 3일을 말한다. 하루, 이틀, 사흘, 나흘, 닷새 순으로 하나, 둘, 셋, 넷, 다섯의 앞 자음(ㅎ, ㄷ, ㅅ, ㄴ, ㄷ)과 연상해 기억하면 덜 헷갈릴 수 있다.

  • 예시. “이 (총통)등록을 폐기하는 것은 사흘 뒤, 그 전에 모두 암기를 하셔야 합니다.” (KBS2, 드라마 <대왕 세종> 대사 중)


역병

조선 시대 이전부터 돌림병, 집단으로 생기는 전염병을 통칭해 역병으로 불렀다. 조선 시대 역병에는 마마라 불린 천연두, 염병이라고 불리기도 한 장티푸스 등이 있다. 농작물에 생긴 유행병도 역병으로 불리며, 요즘은 농작물 피해 기사나 사극 대사 등에서 볼 수 있다. 어르신이 많이 쓰는 편인 비속어 염병도 돌림병인 역병(疫病), 전염병(傳染病)이란 단어에서 기인했다.

  • 예시. “역병 같은 글자라 했는가? 정기준… 그래, 역병처럼 번져나갈 것이다.” (SBS,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 대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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