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시대의 영웅들은 말을 아끼고 사랑했다. 관우의 적토마, 나폴레옹의 마렝고, 항우의 오추마, 알렉산더의 부케팔로스 등은 많은 장수들이 탐내던 명마였다. 김유신 장군이 기생천관을 잊기 위해 말의 목을 자른 이야기도 그의 결단력을 나타내는 일화로 전해진다. 명마가 사랑받았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말도 생명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려서부터 용맹한 성격, 섬세한 성격을 구분할 수 있는 것처럼 말도 저마다의 천성을 가지고 태어난다. 개중에는 말을 잘 듣지 않는 천덕꾸러기 말도 있고, 하나를 가르치면 열 개를 아는 똑똑한 말도 있다. 또 운동신경도 타고난다. 타고난 몸이 건강하고 탄력 있는 말들이 있다. 그래서 오늘날에도 좋은 말을 구분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가 혈통이다.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찌는 가을날, 5명의 IBK인이 인천의 한 승마공원을 방문했다. 바로 승마 체험을 위해서다. 물론 말을 타보고 싶은 사람을 모집해서 모인 것이었지만, 막상 승마가 시작되자 ‘말을 타는 것’이 아니라 ‘말과 함께 걷는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어? 선생님 에쿠스가 움직이는데요?”
첫 타자로 나선 인천동부지역본부 김인정 대리가 이곳의 명마인 ‘에쿠스’에 오르자, 에쿠스는 앞으로 걷기 시작했다. 아직 아무것도 배우지 않아서 그런지 무서워하는 눈치다.
“말은 가만히 있는 것보다 앞으로 움직이는 게 자연스러운 거예요.”
선생님은 웃으며 안심해도 된다고 알려주었다. 이어서 마포중앙지점 박선미 대리가 ‘샛별이’ 위에 올라탔다. 승마 장구를 갖추고 말 위에 올라 고삐를 잡으니 제법 말 타는 사람 같아졌다. 하지만 아직은 말이 IBK인들을 ‘태워주는 것’에 불과했다. 제대로 된 승마를 하기 위해서는 말과의 소통 방법을 배워야 했다.
<나니아 연대기>로 유명한 작가 C. S. 루이스는 “말만큼 승마를 잘 가르칠 수 있는 선생님은 없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서 승마는 말과의 소통을 통해서만이 제대로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말을 잘 타기 위해서는 말과의 정확한 소통과 교감이 중요하다.
“말에게 신호를 주는 방법에는 3가지가 있습니다. 모두 훈련을 통해서 말과 약속한 소통 방법들이죠. 어깨를 뒤로 젖히며 엉덩이로 말의 뒷다리를 누르거나, ‘워~’라고 낮고 길게 소리를 내거나, 고삐를 당기거나 하면 말이 멈추죠. 말을 앞으로 가는 방법에는 뭐가 있을까요? ‘쯧쯧쯧!’, ‘얏얏!’과 같이 짧은 소리는 말에게 이제 출발하자고 신호를 보내는 소리예요.”
‘라운이’ 위에 탄 시화철강단지지점 오성금 대리는 선생님의 안내에 따라 “쯧쯧쯧!” 하고 소리를 냈다. 잠시 뒤 라운이가 앞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멈추라는 신호에 쉽게 멈추지 않았다.
“라운이는 고집이 조금 센 거 같아요.”
“맞아요. 말들도 제각기 성격이 다 다르답니다. 그래서 각기 다른 성격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해요. 오성금 대리의 말에 선생님이 웃으며 설명을 해주었다. 선두에 선 에쿠스는 서투른 지시에도 잘 따라 주었지만 라운이는 갑자기 뒤로 걷거나 풀을 뜯어 먹기도 했다. 이날의 참여자들은 안전상 빠르게 달려보진 못했다. 하지만 말에게 앞으로 나아가달라고 요청하고, 또 멈춰달라고 요청해보면서 말과 교감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남동인더스파크지점 이예솜 대리는 “처음에는 무서웠는데 직접 소통을 해보니까 생각보다 말이 똑똑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이날 처음으로 승마를 해온 5명의 IBK인들은 앞으로 또 기회가 된다면 말을 타게 될 것이다. 그때는 좀 더 능숙하게 말을 타고 초원을 달릴 수 있을까? 그날을 기다리며 다시 각자의 자리에서 미래를 향해 박차를 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