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의 늦은 오후, 퇴근 시간이 다가오자 한강으로 향하는 도로가 유난히 막힌다. 약속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빠르게 퇴근을 했지만 해가 지는 시간은 7시 20분. 옷을 편하게 갈아입을 시간도 부족하다. 하지만 평일의 취미생활은 이런 급박함도 즐길 줄 알아야 하는 법. 6시 40분, 기적적으로 6명의 참가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의 체험 내용은 총 2가지. 2명이 앉아서 탑승하는 카약과 혼자 서서 타는 패들보드. 총무부 4인방은 카약을 선택했다. 남자 4명이 각자 카약의 노를 잡고 준비했다. 동대문지점 조문경 대리와 반월기업스마트지점 최유미 대리는 함께 참가신청을 한 단짝이다. 둘은 인생샷을 건지기 위해 예쁜 레깅스를 준비했다. 이제 패들보드를 타는 방법만 배우면 된다.
“패들보드 타본 적 있으세요?”
“작년 여름에 저희 둘이서 타봤어요!”
“야, 그건 아니지~ 그냥 누워만 있었잖아~!!”
두 여자의 만담에 웃음이 터진 사이, 벌써 사진을 찍느라 바빠진 둘. 해가 모두 떨어지기 전에 카약과 배들보드 타는 법을 배우고 사진과 영상도 찍어야 하니 바쁜 하루가 될 것이다. 어느덧 중천에 떠 있던 해가 뉘엿뉘엿 한강 다리 위에 걸터 앉았다. 아직은 해가 지면 안되는데.
외국인들이 서울에 오면 가장 놀라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한강의 규모라고 한다. 수도를 가로지르는 강이 이렇게 크고 넓은 것은 세계적으로 보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면 서울의 야경이 예쁘다는 생각도 든다. 익숙해서 모르고 있었지만, 수면 위에 앉아 해가 지고 있는 것을 보니 해외 여행은 온 것 같다는 착각도 든다.
퇴근 시간, 꽉 막힌 도로를 뚫고 한강에 도착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평일의 취미생활은 이런 급박함도 즐길 줄 알아야 하는 법이다.
“저희 둘이 운전병 출신입니다. 아마 기대하셔도 좋을 겁니다.”
총무부 허승회 과장과 윤호식 대리는 운전병 출신끼리 짝을 지어서 카약에 올랐다. 운전병 출신인 것과 카약이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 막상 물 위에서 노를 젓는 것을 보니 뒤뚱뒤뚱 잘 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다시 가까이 가서 물어보니 변명이 시작됐다. 윤호식 대리는 “아무래도 저희 둘의 운전 스타일이 달라서 문제가 되는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다음 기대되는 팀은 총무부 박충일 차장과 김기운 대리다. 그러나 촬영팀에게 가까이 오라는 멘트에도 둘은 노를 제대로 젓지 못하는 건지 점점 멀어져 갔다.
“사실 오늘 박충일 차장님의 생신입니다. 한강 위에서 케이크를 불었다면 좋았겠지만 생일 축하송이라도 불러주는 건 어떨까요?”
김기운 대리의 제안에 패들보드를 타고 있던 조문경대리와 최유미 대리도 함께 모여서 축하를 하기 시작했다. 한강의 한 가운데에 떠서 생일을 축하받는 기분은 어떨까? 생각지도 못한 축하를 받은 박충일차장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었다.
“자 모두 모여보세요!”
한강이 온통 빨갛게 물들자 단체 기념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카약과 패들보드에 앉아서 한강의 다리에 걸쳐진 노을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기회가 또 있을까? 이날 참가자들은 모두 예쁜 인생샷을 건졌고, 이날의 추억은 아마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