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제 소통 채널입니다. 1년 남짓 됐는데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7개월 된 것 같아요. 제가 MBN <나는 자연인이다> 프로그램을 11년째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자연에 계시는 찐 자연인분들의 이야기를 하는 거잖아요. 근데 그냥 순수하게 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채널이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하는 것들, 그런 이야기를 한번 들려주고 싶었어요. ‘이승윤’이 하는 운동, 캠핑, 노래 등을 영상으로 제작해 구독자께 저의 일상으로 초대하는 거죠. 최근엔 건축가 유현준 교수님과 유튜버 오지브로와 함께 컬래버레이션 영상도 촬영했어요. 제가 굳이 배우려고 하지 않아도 뭔가 배우게 되는 그런 부분들이 있어서 참 좋더라고요. 아직 구독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 않지만 꾸준히 제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를 전하며 진솔한 소통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나는 자연인이다>를 촬영하면서 ‘자연인 형님’께 들은 얘기 중에 인상 깊었던 게 있어요. “인간은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속도가 있는데, 그 속도를 거스르려고 하면은 잘 안되거나 탈이 난다”는 말씀이었죠. 그게 맞는 것 같아요. 사실 저는 속도가 느립니다. 항상 뭘 하더라도,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굉장히 능숙하게 빨리빨리 해내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뭔가 느리게 하는 사람이 있잖아요. 저는 후자 쪽입니다. 하지만 저는 어떻게든 버텨내고 결국에는 해내는 내구성이 있는 것 같아요. 저 자신을 잘 알기 때문에 유튜브 채널 역시 한 번에 빠르게 잘될 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제 속도대로 꾸준히,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도달하려는 목표에 맞닿아 있을 것이란 확신이 들죠. 얼마 전부터 시작한 백패킹도 그 연장선상의 노력 중 하나입니다. 저의 팬과 구독자분이 ‘제가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것도 현장에서 소통하며 깨달은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앞으로 열심히 망가지려고요(웃음).
많은 자연인의 다른 삶을 들여다보면서 진짜 많이 배운 것 같아요. 몇 가지 말씀을 드리자면 일단 ‘편견이 없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제가 편견이 많은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프로그램 초창기 때 자연인분들과 소통을 해야 하는데 생각보다 잘 안되는 거예요. ‘왜일까?’ 하고 생각해봤는데, 무의식중에 제가 그분들보다 더 나은 조건에 있는 사람이고, 더 나은 삶을 살고 있다고 여겼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그분들의 말씀에 공감하는 게 아니라 그분들에게 되지도 않는 조언을 하고 있더라고요. “아니, 형님! 이렇게 하는 것보다 저렇게 하는 게 더 편하지 않아요?” 하는 식이였죠. 심지어 저는 거기서 살아 본 사람도 아닌데 말이죠. 어느 순간 그런 편견을 버리기 시작하면서부터 자연인분들과 소통이 잘됐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조언하는 것보다 그분들의 말에 귀 기울이며 공감하는 법을 깨달은 거죠. 그리고 저도 자연인분을 만나면 ‘자연 속이 뭐가 좋아서 살아요?’라는 질문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근데 자연인분들 대부분이 이 질문에 선뜻 대답을 못하는 거예요. 굳이 공통분모를 찾자면 “산 좋고, 물 좋고, 공기 좋고”라는 너무 뻔한 답변만 하시는 거죠. 어느 자연인분이 이런 말씀을 주셨어요. “야, 내가 좋아하면 좋아하는 거지, 뭘 자꾸 이유를 물어보냐?” 맞습니다. 진짜 좋아하는 데는 이유가 없죠. 자꾸 좋아하는 이유를 생각해내면 그건 진짜 좋아하는 게 아니에요. 그 말이 또 그렇게 와닿더라고요. 그래서 제 삶에서도 ‘이유 없이 좋은 것’들을 많이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가 휴식하는 방식은 다가오지 않은, 닥치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부분 이것 때문에 삶이 피곤해지더라고요. 개인차가 있을 수 있지만 제 경험상 우려했던 부분이 생각보다 약하게 오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오히려 생각지 못한 부분에서 뭔가 좀 안 좋은 일이 찾아오기도 하고, 반대로 걱정했던 부분이 잘 풀리기도 하고 그래요. 다가올 미래의 걱정을 미리 앞당겨서 고민하는 데 감정 소모를 해버리면 휴식이 안 되는 것 같아요. <나는 자연인이다>촬영할 때도 비가 많이 오거나, 카메라가 갑자기 말을 안 듣거나 등의 돌발상황이 발생하거든요. 그럴 때면 스태프와 저희끼리 하는 얘기가 있어요. “내 일은 내일의 내가 알아서 할 거야” 하며 우리 자신을 다독입니다. 내일도 이러면 어떡하지, 그런 것에 너무 연연하다 보면 정말 스트레스를 받거든요. 그리고 전 ‘휴식’이라는 개념이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휴식이라는 게 그냥 내가 좋아하는 걸 하면서 편안한 마음이 들면 그게 휴식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해외여행보단 에어컨 틀어놓고 커피 한잔하면서 TV로 스포츠 보는 게 저에게는 최고의 휴식인 것 같아요.
일단 ‘밥 먹고 나서 눕지만 않아도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이것만이라도 지킨다면 최소한 더 찌는 걸 방지할 수 있거든요. 밥 먹고 바로 누우면 사람이 무기력해지고, 몸도 힘들어져요. 웬만하면 식사 후에는 눕지 않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그리고 걷기 운동도 강추드립니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한다거나, 가까운 거리는 걷는 등의 ‘사소한 실천’이 ‘소소한 건강’을 지키는 루틴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며칠 전 <나는 자연인이다> 촬영을 마쳤는데요. 출연하신 자연인분이 과거 어릴 적 불우한 환경 속에서 자라 방황을 많이 했는데 그게 그렇게 후회가 되더래요. 죽기 전, 사회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일을 하고 싶어 자신의 출연료를 기부하신 거죠. 그 말씀이 너무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자연인과 함께 출연료를 기부하고 왔어요.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특히 우리 사회에서 소외당하는, 기본적인 행복마저 못 누리는 아이들에게 관심의 눈길이 더 많이 가더라고요. 앞으로 소중한 행복을 함께 나누는 선한 영향력을 실천하는 건강한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