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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Economy

중국 20차 당 대회의 메시지

5년 주기의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올해 제20차 당 대회(10월 16일~22일)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 여부 이슈와 맞물려 세계의 관심을 모았다. 예견된 대로 시 주석은
3연임을 확정했다. 이제 남겨진 과제는 시 주석 3연임 시대의 중국이 어디로 어떻게 갈
것인가를 파악하는 것이다. 이번 당 대회의 정치적 함의와 경제 메시지는 무엇인가?
그것은 왜 우리에게 중요한 문제인가?

writing. 박한진(중국경제관측연구소장,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외교통상학부 객원교수)

제20차 당 대회의 핵심 키워드

제20차 당 대회가 일주일 회기를 마치자 세계의 반응은 간단하게 정리됐다. “모호하다. 새로운 게 안 보인다.” 그렇다. 첫눈에 들어오는 느낌으로는 명확하지도 않고 달라진 것도 없다. 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미세하게 달라진 어휘와 표현, 문장에서 이번 당 대회의 정치적·경제적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핵심 키워드는 4개다. ‘2가지 결합, 3가지 이행, 중국식 현대화, 자아혁명’.
‘2가지 결합’은 마르크스주의와 중국 현실의 결합, 마르크스주의와 중화 문화의 결합을 의미한다. 전자는 이전부터 존재해 온 것으로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신이기도 하다. 후자는 시 주석 시대의 국정 방향인데 중화주의의 굴기와 연결된다.
‘3가지 이행’은 ‘초심 유지와 사명 기억’, ‘겸허-신중-고난 분투’, ‘용감한 투쟁’을 의미하는데 여기서도 전자 2개는 마오쩌둥 시대부터 이미 유지돼 오던 것이며 마지막 한 가지 이행을 시진핑 시대에 추가한 것이다.
‘중국식 현대화’는 이념과 경제가 오버랩하는 정치경제학적 해석이 가능하다. 종래 현대화의 의미는 곧 서구화라는 등식과 연결됐는데 그 관계를 끊겠다는 선언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이 현대화 건설에 매진하는 목적은 서구화된 국가가 되려는 데 있지 않고, 서방세계와는 다른 이른바 ‘중국식 사회주의’ 강국이자 대국이 되는 데 있다는 것이다. 종래 수십 년간의 개혁개방 과정에서 누적된 각종 경제 문제들은 중국 특유의 문제이며 향후 국가 경제사회문화 영역의 건설과제 역시 중국 고유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바탕에 깔려 있다.
마지막 ‘자아혁명’은 이념적·정치투쟁적 용어다. 반부패 정책을 앞으로도 계속 추진해 가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상과 같은 해석에서 출발한다면 향후 중국이 가려고 하는 정책 방향성은 6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이념 강화, 방역 강화, 소득 분배, 조국 통일, 기술 발전, 경제 발전’이 그것이다. 이념으로 표현되는 ‘규율’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소득 분배, 기술 발전, 경제 발전 등에서 알 수 있듯 경제적 ‘효율’을 함께 추구해 나갈 것이라는 관측이 가능하다. 정치적인 측면과 경제 중심의 현실적 목표를 동시에 챙긴다는 것인데 일견 불가능해 보이지만 1970년대 말 개혁개방도 결국은 이념과 경제를 결합한 대전환적 조치였다.

전면에 떠오를 목표, 경제 건설

다만 제20차 당 대회를 통해 가장 중요한 시 주석의 집권 체제를 단단히 한 만큼 향후 일정 기간 경제 건설이 중요한 목표로 전면에 떠오를 것이다. 현재 중국으로서는 적정수준의 경제성장을 지속해야 한다. 대외적으로 개혁개방 정책을 확대해 나갈 것이며 대내적으로는 도시화 정책을 통한 국토 균형 발전과 소비 진작, 금융 안정 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시작한 조치도 있지만 새 지도부가 출범하는 내년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정치협상회의) 이후인 2023년 2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점에서 상정해 볼 수 있는 가설적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첫째, 중국은 외국인직접투자 유치 정책을 강화할 것이다. 산업 생산 확대를 통한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외국 기업 유치가 매우 아쉬운 현실이 됐다. 특히 하이테크 및 금융 분야에서는 중폭 이상의 개방 조치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아세안+3(한중일) 회의에 참석한 리커창 총리가 연일 외자기업 관련 발언을 하는 것으로 보면 충분히 예측 가능해진다.
둘째, 도시화 정책은 균형 발전을 위한 산업정책이자 소비 진작 정책의 차원에서 다시 뜨거운 경제산업 이슈로 떠오를 수 있다. 특히 한국 기업계로서는 탈세계화 내지는 탈중국화 흐름만 볼 것이 아니라 중국의 경제정책 재편 조짐을 세심하게 관찰해야 할 시점이다. 그 포인트, 즉 앞으로 주목해야 할 곳은 중국 내 인구가 유입되면서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 속에 내수시장이 커지는 지역들이다. 기존 대도시 바로 인근의 신도시에 이런 곳들이 분포한다.
셋째, 중국은 소비 확대를 통한 내수 강화를 위해 경기부양 정책과 제로 코로나 정책을 상시로 추진할 것이다. 비록 최근 일부 방역 조건들을 완화하기는 했지만, 거시적 관점에서 본다면 중국은 현재 방역 정책 기조를 당분간 유지할 것이다. 하지만 가능한 범위 내에서는 경제적인 안정과 발전을 챙길 것이기 때문에 정책의 미세한 흐름을 잘 관찰할 필요가 있다.
넷째, 의료보건 영역은 정치 및 사회 안정 유지 차원에서 계속 강조될 것이다. 중국은 의료 자원의 불균형, 의료보험 체계의 부실, 의약품, 의료기자재 절대 부족 및 유통질서 혼란에 따른 의료비 부담 과중 등으로 인해 의료보건 영역에 문제를 안고 있다. 이 같은 사회적 불만 요인은 점점 커지고 있어 당정 정치지배 시스템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그러므로 사회보장-사회 및 정치적 안정-경제 안정 및 확대를 위해 필수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 향후 시장 기회요인은 의료시설 확충의 하드웨어와 의료 시스템을 개선한 소프트웨어 영역 등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날 것이기에 민생 인프라 영역으로까지 새로운 기회요인이 떠오르고 있음을 의미한다.

현재 중국으로서는
적정수준의 경제성장을 지속해야 한다.
대외적으로 개혁개방 정책을 확대해
나갈 것이며 대내적으로는 도시화 정책을
통한 국토 균형 발전과 소비 진작,
금융 안정 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시작한 조치도 있지만
새 지도부가 출범하는
내년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정치협상회의)
이후인 2023년 2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방향을 다시 되새기다

중국의 지난 장면 세 컷을 복기해 본다.
첫째, 중국은 모두가 우려했던 방향으로 회귀하지 않았다. 지난 1980년대 말 당시는 중국이 개혁개방을 시작한 지 10년이 지난 시점이었지만 세계의 주류적 관점은 여전히 중국의 ‘마오쩌둥 시대 회귀’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었다. 하지만 그 후 20여 년간 중국은 과거로 회귀하지 않았다.
둘째, 중국은 모두가 기대했던 방향으로 가지도 않았다. 경제가 발전하면 중국도 서구화로 갈 것이라던 믿음은 현실이 되지 못했다. 중국은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한 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성장을 이루어 냈다. 중국이 경제 발전을 하고 나면 정치적 민주화로 갈 것이라는 서방의 예측은 빗나갔다. 중국은 더욱 자본주의적이면서 동시에 더욱 사회주의적인 색채도 보였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국가 구조이자 흐름이다.
셋째, 중국은 세계가 어려웠던 시기에 오히려 커져 왔다. 1990년대 말 아시아 외환위기에 이어 그로부터 10년 뒤 미국발 금융위기 때에도 중국 경제의 영향력은 확대됐다. 양적인 성장을 하면서도 경제산업 정책의 변신을 계속 모색해 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중국을 얼마나 제대로 파악해 왔는지 생각해 본다. 우리가 보고 싶은 중국의 미래상만 보려 한다든지 우리 방식대로만 판단한다면 우리 국익과 기업의 지향점에 배치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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