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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ncial Market
3분기 경제 및
금융시장 전망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금융시장은 3/4분기에도 크게 개선된 흐름을 보이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한다. 연초 주식시장의 하락 폭이 상당히 컸기 때문에 반등에 대한 기대가 형성될 수도 있겠지만, 올해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3/4분기를 포함한 하반기 역시 섣부른 상승 기회를 포착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주가 하락 압력과 높아진 변동성 위험에 대비해야 할 시기다.
writing. IBK투자증권 투자분석부
투자자들의 시선이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로 이동 → 불안정한 투자환경 지속
지난해와 달리 유동성이 축소되는 과정에 있고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도 점차 구체화되는 시기이다. 투자전략과 관련해서는 수익을 극대화하는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지키는 데 주안점을 둔 보수적인 자세가 더 유리하다. 이를 위해서는 인내심과 유연함이 필요한 시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이를 제어하기 위한 중앙은행들의 공격적인 통화 긴축
현재 금융시장에 직면해 있는 불안 요인은 계속 높아지는 인플레이션 우려와 이를 제어하기 위한 중앙은행들의 공격적인 통화 긴축 정책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최근(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8.3%로 여전히 매우 높은 상황이고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4%를 훌쩍 넘어선 상황이다. 오르지 않은 것을 찾는 게 쉬울 정도로 크게 오른 물가가 가계 소비나 기업의 채산성 등 경제 주체들을 크게 압박하는 상황에, 중앙은행들은 공격적인 긴축으로 대응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이하 연준)는 5월 이른바 ‘빅스텝’으로 불리는 50bp 금리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두세 번의 추가 ‘빅스텝’을 예고하고 있고 6월 1일부터는 자산 축소를 통해 직접적으로 유동성을 흡수하는 양적 긴축을 시작하기로 했다. 한국은행 역시 4월에 이어 5월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으며 미 연준의 긴축 속도에 맞춰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여 가고 있다. 늘어나는 유동성이 금융시장을 밀어 올렸던 지난해와는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3분기에 들어서면 물가 관련한 환경에는 약간의 변화가 있을 테지만 통화정책은 여전히 강한 긴축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금융시장에서는 물가정점론에 대한 의견이 확산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인플레이션 압력은 이번 2/4분기 정점을 기록한 후 점차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전쟁과 관련한 불안으로 3월초 1배럴당 130달러에 육박했던 국제 유가는 약 20% 정도 하락한 상태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고, 중국 봉쇄로 인한 우려가 여전하지만 국제컨테이너 운임 등 물류 가격은 지난해 말 이후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는 등 인플레이션 우려의 주된 동인인 공급 압박 요인이 조금 완화된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미국 노동시장의 극심한 경색이 점차 해소되며 정상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에 대한 공포와 정부의 보조금 지급으로 사람들이 노동시장을 대규모로 이탈하며 노동 공급이 급감한 것은 미국 인플레이션 우려의 핵심적인 이유였는데, 지난해 말 보조금 지급이 종료되고 오미크론 변이 이후 일상을 대부분 회복함에 따라 이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 다만 물가가 정점을 기록하고 하락국면으로 접어든다고 해도 미 연준과 같은 중앙은행이 이를 확인해서 정책에 반영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더구나 지금 형성되어 있는 인플레이션 우려에는 구조적인 측면이 있으며, 여전히 이를 자극할 불안요인도 잔존해 있는 만큼 물가 하락 기울기는 상당히 완만할 가능성이 높다. 꽤 오랜 시간 동안 팬데믹 이전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유지할지 모른다. 이 때문에 물가가 변곡점을 기록한 후에도 상당기간 강한 통화긴축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이후 경기 둔화 본격화 가능성 → 정책 전환, 전쟁 불확실성, 중국경제 둔화 등 반영
투자 측면의 또 다른 우려는 하반기 이후 경기 둔화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현재 경제지표를 보면 생산이나 수출 등 현재 경기 상황을 설명해 주는 동행성 경제지표들 기울기는 완만해졌지만, 여전히 경기 확장 국면이 지속되는 모습에 경기 상황이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향후 경기를 가늠하는 선행성 지표나 경제주체들의 체감경기는 뚜렷하게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조만간 경기순환 자체가 확장국면에서 둔화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우리나라 선행경기지수는 8개월째 둔화 흐름을 지속하고 있고 기업체감경기 지표나 소비자기대지수, 한국은행 경제심리지표 등과 같은 체감경기 지표들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 하락세에 있다. 경기가 둔화국면으로 접어드는 이유는 팬데믹 대응을 위해 크게 늘렸던 재정지출의 정상화나 통화정책 정상화 등 정책 전환 영향이 크다. 경기 및 자산시장 과열로 인해 높아진 비용이 경제주체들의 소비여력이나 투자활동을 잠식하고 생산활동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영향은 2/4분기 이후 경제지표에 직접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강도가 높아지며 거래 단절이 확대되는 상황이고 러시아 경제 자체의 부도 가능성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금년 하반기 미국에 이어 유럽이 러시아산 에너지 금수를 결행한다면 유럽 경제에 큰 충격은 불가피하다.
중국 코로나 봉쇄 정책의 영향도 여전히 1분기보다는 2분기 이후가 더 큰 문제인 불안요인이다. 지난달 발표된 1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은 코로나 확산에 의한 봉쇄 여파가 크게 반영되지 않았으며 성장률 자체도 시장 기대를 상회했다. 상하이 등 주요 지역 봉쇄가 3월 중순 이후 본격화되었고,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같은 이벤트 효과도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4분기는 시작부터 지금까지 강한 봉쇄정책의 여러 가지 부정적인 뉴스들로 장식되고 있다.
이를 반영한 우리나라와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의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완만하게 하향 조정되다가 지정학적 위험이 표면화되고 중국 코로나 봉쇄정책의 부정적 견해가 본격적으로 표출되기 시작한 3월 이후 가속화되고 있는 모습인데 5월 이후에는 한 단계 더 내려앉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발표된 IMF의 경제전망치를 비교해 보면, 미국을 제외한 주요 국가들의 성장률이 현재 시장에 형성되어 있는 컨센서스보다 훨씬 낮게 제시되고 있다.
우리나라를 보면 시장 컨센서스는 3%에서 최근 2.8%로 하향 조정되었는데 IMF전망치는 2.5%로 나타나고 있다. 5월 한국은행에서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하기 전까지 시장 컨센서스는 2.5% 수준으로 하향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성장률 전망은 시장 컨센서스보다 높게 제시되었지만 중국 성장률이 4.4%로 낮게 제시된 것을 감안하면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이 높다.
주요 예측기관들의 향후 경제전망 하향 조정 작업은 이제 본격화되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본격화된 경기 둔화에 대한 전망은 미국 금리인상 등 통화 정책의 긴축이 시행되어 가면서 실물경제지표들에 반영될 것이고, 이를 반영하는 경제지표들이 발표되기 시작하면 구체적인 모습을 갖춰 갈 것이다.
비용 상승에 따른 기업이익 모멘텀의 둔화
경기 둔화는 결국 기업실적에도 영향을 미친다. 주목해서 봐야 하는 지표는 경기동행지수와 경기후행지수의 상대적인 흐름이다. 우리는 동행지수 모멘텀과 후행지수 모멘텀의 차이를 기업이익 모멘텀을 의미하는 지표(Top-down Earning Momentum)로 사용한다. 경기동행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지표들은 산업생산이나 수출액, 건설기성액, 소매판매액 등 기업의 매출과 연관된 지표들로 구성되어 있다. 반면 경기후행지수는 고용이나 소비자물가, 금리 등 비용과 연관된 지표로 구성되어 있어 이 두 지표 모멘텀의 차이는 기업이익 모멘텀을 보여 준다고 해석하는 것이다. 실제 이 지표와 기업영업이익 증감률은 연동성이 매우 높게 움직인다. 최근 우리나라 지표 흐름을 보면, 기업 매출과 연관된 동행지수 변동치는 여전히 상승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기울기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둔화된 모습이지만 비용 부분을 의미하는 후행지수 변동치는 여전히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기업이익 환경은 악화되는 모습을 보여 준다. 여러 요인에 의한 원자재 가격의 상승과 인플레이션이 가계 소비 여력이나 중앙은행 정책 담당자들만을 압박하는 게 아니라 기업 이익 모멘텀도 갉아먹고 있는 환경을 보여 주는 것이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기업실적은 주식시장 부진에 비해 양호한 실적을 발표하고 있지만 2분기 이후에는 점차 실적 둔화가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동행지수와 후행지수 모멘텀을 매크로 이익모멘텀 지표로 이용할 수 있다는 프레임은 미국의 기업실적 방향을 가늠하는 데도 이용할 수 있다. 미국 역시 동행지수는 산업생산이나 기업매출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후행지수는 노동비용, 재고부담율이나 서비스물가 등 비용과 연관된 지표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의 기업이익은 아직 절대적인 수준은 양호하지만 모멘텀이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비용의 상승이 주된 요인이다. 다만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동행지수 반락 폭이 큰 우리나라와 달라 미국은 후행지수의 반등 폭이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지금 팽배해 있는 인플레이션의 영향에 우리나라보다는 미국이 더 민감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더 주목할 점은 매크로 이익모멘텀 지표(Top-down Earning Momentum)의 하락이 실적시즌 기업실적 둔화를 확인하거나 설명해 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지표는 동행지수 변동과 후행지수 변동으로 구해지지만 경기선행지수처럼 경기 변곡점을 선행해서 보여 준다. 이유는 기업 부문이 경제를 구성하는 세 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의 상승은 그 자체로 가계 실질 소득을 하락시켜 수요를 위축시키기도 하지만, 기업이익을 매개로 보면 비용 상승에 따른 기업이익 모멘텀의 악화는 기업의 투자여력을 약화시키고 투자 여력의 약화는 고용 및 임금 상승의 여력을 약화시킴으로써 수요를 위축시키는 고리가 된다. 결국 지금 매크로 이익모멘텀 지표는 비용 측면이 부각되며 약화되고 있지만 조만간 매출 부분의 둔화를 수반할 가능성이 높다.
지키는 데 주안점을 둔 보수적인 자세 → 경기둔화 반영 측면에서 주식보다채권 비중 확대 선호
앞서 언급한 내용을 토대로 보면, 하반기도 국내외 주식투자환경은 불안정한 약세 국면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자산배분 측면에서는 주식 비중을 증가시키는 국면이기보다는 유동성이나 안전자산의 비중을 늘리는 시기로 볼 수 있다.
안전자산으로서 채권, 특히 국채에 대한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 금년 상반기는 시장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함으로써 채권 투자의 수익률 역시 상당히 부진한 국면이다. 이는 상반기 금융시장의 초점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인플레이션과 이를 반영해 가파르게 진행된 중앙은행들의 금리인상에 있었기 때문이다. 유례없는 물가상승 폭만큼 금리상승 폭도 크게 나타났다. 하지만 3분기부터는 분위기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최근 시장에서는 물가정점론이 확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3분기에 절대적인 상승률은 여전히 높을 테지만 점차 둔화되는 상승률을 확인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지표의 움직임은 자연스럽게 시장 참여자들의 시선을 물가 우려에서경기 둔화 우려 쪽으로 옮겨 가게 한다. 또한 중앙은행의 시선 역시 경기 둔화 쪽의 비중을 점차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하면서 긴축의 속도 또는 매파적인 발언의 강도에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이는 채권시장에서 시장 금리의 추가 상승보다는 하락 압력을 높이는 이유로 작용할 것이다. 또 하나, 현재 채권시장이 하반기와 내년까지 매우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하고 있어 절대적인 시장 금리 수준이 높고 정책 당국이나 채권 투자자 모두 금리 수준에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도 금리가 지금보다 완만하지만 낮아질 수 있는 이유로 보인다.
주식 자산 내로 투자전략을 한정해 보면, 이 역시 보수적인 관점이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작용한다. 투자자들의 성향과 투자 기간별로 투자 유망 종목들은 다를 수밖에 없다. 보수적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식시장 상승 기대 폭이 크지 않고 국면 전환이 잦으며 높은 변동성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는 장세에서는 위험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단기 수익을 좇아 테마주를 따라다닐 경우 변동 폭이 확대되고 수익을 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동학개미가 활성화되었던 지난해의 기대 수익을 잊는다면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고 높은 배당을 주는 지주회사나 금융주들이 높은 변동성 자세에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