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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지난 5년간 저금리에 따른 유동성 증가는 전국적인 부동산 가격 상승을 가져왔다.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구입 수요억제를 위해 28차례에 걸친 부동산 가격 안정화 대책을 발표하였으나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새 정부가 출범하였다.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와 더불어 4가지 부분의 주요 정책을 살펴보고자 한다.writing. 최황수(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
윤석열 정부의 주요 부동산 정책
부동산 정책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해 보이지만 크게 4가지 부분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는 금융대책, 둘째는 조세정책, 셋째는 정비사업정책, 넷째는 공급정책이다. 새 정부는 부동산 시장기능 정상화를 정책의 기조로 삼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4가지 정책에 대한 평가와 제언을 진행해 보겠다.
① 금융대책 평가 및 제언
윤석열 정부는 주택 가격과 지역에 따라 LTV(주택담보인정비율) 6가지 구분을 2종류(생애 최초 구입은 80%, 나머지는 70%)로 단순화하였다. LTV는 완화 또는 확대하였으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규제는 그대로 두고 있다. 2022년 1월부터 총 2억 원이 넘는 대출에 DSR 40%가 적용되고 있는데 올해 7월부터는 총 1억 원 초과 대출까지 동일한 규제가 적용 예정이다. LTV는 늘리고 DSR 확대가 없으면 실제 서민들의 대출은 언감생심이다. 여기에 새 정부의 딜레마가 있다. 새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일부 지역이지만 집값이 추가로 들썩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규제 완화 일변도의 정책만을 펼치면 급격한 가계부채의 증가가 우려된다. 아울러 상당 기간 금리 인상이 예정되어 서민 이자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이 점을 고려한 절반의 금융규제 완화로 추측된다.
선진국의 경우에는 5%의 자금만으로 장기 모기지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도 있다. DSR을 적용하기는 하지만 소득기준과 함께 신용도 또한 중요한 대출 심사 항목으로 현재 우리의 시스템보다 더 정교한 기준으로 대출이 이루어진다. 금융정책 중 DSR의 추가적인 완화가 필요하다. 특히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청년세대를 위해 소득만의 기준이 아니라 미래소득에 대한 지표 등을 개발하여 소득활동 기한이 많이 남은 계층에 담보력과 상환가능 능력을 높게 인정해 주는 제도의 도입도 고민해 볼 만하다.
② 조세정책 평가 및 제언
보유세 중 종합부동산세 상한액을 1주택자 150%에서 50%로, 다주택자 300%에서 150%로 경감, 공정시장가액 비율은 작년 95%에서 동결할 예정이다.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1년간 유예 결정하였다. 양도소득세의 완화는 건설을 통한 공급보다 즉각적인 공급 증가 효과가 있다. 부동산을 보유한 소유자가 매물을 출회하는 부분도 일종의 공급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2년 유예를 예고했던 당초 공약과 달리 1년 만에 부동산 매물 출회 효과를 통한 가격 안정화가 가능할지 의문이다. 기한을 연장하는 검토도 필요하다. 양도세 중과 자체가 집값 폭등 시기에 임시적으로 운영된 제도이므로 좀 더 확실한 규제완화가 요구된다.
또한 보유세의 기준이 되는 공정시장가액 비율의 인하가 필요하다.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전제로 시행되는 가액상승은 하락기에 대처가 부족하다. 조세는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이 가장 중요하므로 실시간으로 변동되는 실거래가격과 공정시장 가액비율의 이격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취등록세의 경우 징벌성으로 부과되고 있는 규제지역 내 2주택 8%, 3주택 이상 12% 세율을 일반과세 기준인 4.6%로 개선이 필요하다. 과다한 규제는 오히려 거래절벽 현상을 불러와 가격불안 요인이 조성될 수 있다.
③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등) 정책 평가 및 제언
위헌 시비가 끊이지 않는 재건축 초과이익의 부담을 경감하는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는 이익의 발생시점 산정이 추진위원회 승인시점으로 규정되었다. 개정을 통해 산정기간 축소를 통한 초과이익 환수 부담금의 경감을 추진 중이다.재건축 안전진단 완화를 통해 도심 내 신규주택 공급 촉진을 위한 방안도 검토 중이다. 재건축 안전진단은 4가지의 기준 중 가장 가중치가 높은 50% 비중을 차지한다. 새 정부는 인수위 시절 1호 법안으로 안전진단 완화를 공언하였다. 법률인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와 달리 시행령 및 시행규칙이기 때문에 국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 시행이 가능하다. 안전진단 통과가 어려우면 도심 내 시의적절한 신규 공급이 어려워 주택 가격 안정화를 저해하는 요소가 되므로, 이는 도심의 안정적인 주택공급의 중요한 제도개선으로 평가할 수 있다.
안전진단 완화의 시그널은 즉각적으로 시장의 반응을 일으켰다. 다만 안전진단 완화는 2023년 상반기에 처리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재건축예정 단지에 대한 가격상승 흐름이 예사롭지 않다고 이해한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는 폐지하거나 최대 초과이익금 대비 최대 50% 이상 부과하는 환수금 비율을 절반 이하로 낮추는 개선도 고려할 만하다.
④ 공급정책 평가 및 제언
공급확대를 위해 총 250만 가구를 공급한다. 기존 3기 신도시 건설에 속도를 낸다. 공공 택지에 지은 아파트를 건설 원가 수준에 공급, 분양가 80%를 장기 대출로 제공해 수요자의 부담을 낮추는 방식인 청년원가주택을 30만 가구 공급한다. 또 재개발·재건축 또는 국·공유지가 기부한 땅에 아파트를 지어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시세의 반값 수준에 분양, 토지는 저렴하게 연간 임대료를 납부하는 방식의 역세권 첫 집을 20만 가구 계획했다. 모든 주택 가격 차이는 지역별 토지가격에서 비롯된다는 의미에서 좋은 위치에 좋은 주택을 공급한다는 취지이다. 그리고 1기 신도시에 리모델링 및 재건축 추진으로 10만 가구를 공급한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와 안전진단 완화와 연계된 공급이다. 다만 부족한 150만 가구는 결국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신규주택 공급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순증가분은 신규 재건축·재개발 물량에서 기존 조합원 수를 제외한 물량으로 공급의 기여분이 많지 않다.
선거를 앞두고 대규모의 주택공급을 공약했으나 실제 공급이 대폭 늘어나는 분야는 3기 신도시와 국·공유지 등 유휴 부지를 활용한 공급이다. 1기 신도시 재조정과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공급은 국가의 제도 개선과 추진 의지 및 민간에 대한 확실한 인센티브에 따라 시의적절한 공급이 이루어질 수 있다. 대규모 공급과 환경 파괴가 우려되는 신도시 집착보다는 직장과 주거가 밀접한 소위 직주근접성 있는 도심 재개발 재건축의 좀 더 파격적인 용적률 완화를 통한 공급에 힘쓰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부동산 거래량 상승반전의 두 가지 시각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매우 의욕적이고 시장 친화적이지만 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다. 부동산 정책의 시장기능 회복을 목적으로 추진되는 새 정부의 취지가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정교하게 부동산 정책을 다듬어야 할 필요가 있다. 국민들의 새 정부의 기대감을 유지하면서 서민들을 위한 주택 가격 안정 정책도 함께 살펴보아야 한다. 새 정부가 정책의 시의성과 내용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지혜와 추진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반적으로 새 정부의 정책은 국가주도 정책에서 시장기능 회복과 민간참여 확대 추진을 시사한다.
그런데 부동산 정책을 펼치는 정부의 어려움은 규제완화를 시행하면 부동산 시장이 들썩인다는 점이다. 한국부동산원의 통계는 최근의 부동산 거래량이 직전 5개월간의 감소세에서 상승반전을 보여 주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두 가지 시각이 존재한다.
첫째, 일부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규제완화로 인해 다시금 매수의 시그널이 왔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둘째,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유예로 인해 시장에 매물이 출회되고 있으나 보유 부동산 중 지역, 교통, 학군 등이 우수한 지역은 계속 보유하고 매도하는 부동산은 오히려 그보다 열위에 있는 부동산이므로, 부동산 차별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두 가지의 시각 중 두 번째 의견이 그나마 합리적인 의견처럼 보인다. 그동안 계속 회자된 똘똘한 한 채, 양극화가 강화된다는 생각이다. 이에 따라 핵심지역에 적극적인 투자도 나쁘지 않다고 강조한다.
매우 의욕적이고 시장 친화적이지만
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다. 부동산 정책의
시장기능 회복을 목적으로 추진되는
새 정부의 취지가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정교하게 부동산 정책을
다듬어야 할 필요가 있다.
국민들의 새 정부의 기대감을 유지하면서
서민들을 위한 주택 가격 안정 정책도
함께 살펴보아야 한다.
거시적인 변수에 영향을 받는 자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있다. 정권에 따라 바뀌는 부동산 정책이 부동산 시장과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것인가이다. 그렇게 이해하는 것이 마치 정설처럼 떠돈다. 세부적인 정책이 나올 때 마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것처럼 시장과 언론은 반응한다.
팩트는 부동산 정책보다 거시적인 변수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는 것이다. 부동산, 주식 등 모든 자산은 거시적인 변수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경제학, 경영학 등에서 형성된 이론과 현상은 금리, 원자재 가격, 물가 등은 자산시장에 역(逆)의 관계를 갖는다. 반면에 경제성장률, 소득, 고용 등은 자산시장에 정(定)의 관계를 가진다. 지난 정부에서 부동산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였다. 정말 이상한 일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활동이 봉쇄되고 소상공인 등 자영업이 붕괴 되고 불가피한 소득하락이 있는데 자산 가격만 폭등했다.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자산 가격과 역의 관계에 있는 금리가 역대급으로 낮았으며, 소비와 경제활동이 줄어 비자발적인 물가안정과 원자재 가격이 안정화된 결과이다. 물론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도 기여했다.
지금은 금리, 물가, 원자재 가격이 모두 급등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자산가격의 하락에 대해 상쇄 가능한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금리, 물가,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여도 경제성장률, 고용, 소득 증가가 더 크면 자산 가격이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지금 그러한 징후는 아직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이 이전 고점을 돌파하고 전반적인 시장에 훈풍을 불러오기란 쉽지 않다. 물론 지하철이나 GTX 개통예정지 또는 재건축 호재가 있는 개별지역의 차별화된 가격흐름이 존재할 수 있다.
우려되는 점은 새 정부의 규제완화를 새로운 부동산 매수의 시그널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정책이 아니라 너무나도 기본적인 거시적 경제 환경의 변화가 유일하고 신뢰성 높은 시그널이다.
결론적으로 부동산 보유자는 보유한 지역이나 물건이 시장 전체 평균보다 차별화된 가치가 있는지를 판단해서 매도여부를 판단하고, 매수예정자는 적어도 금리인상 등이 멈추거나 경제 성장률 등이 주목할 만한 상승이 이루어지기까지 당분간 관망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확률 높은 자산관리일 것이다.
4가지 부분으로 살펴보는
부동산 정책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금융대책, 조세정책, 정비사업 정책, 공급정책으로 나누어 검토해 보고자 한다.
첫째, LTV(주택담보인정비율)는 완화 또는 확대하였으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규제는 그대로 두고 있다. 대출 규제 완화는 LTV와 DSR을 함께 고려해야 효과가 있다. 둘째, 보유세 중 종합부동산세 상한액을 1주택자 150%에서 50%로, 다주택자 300%에서 150%로 경감, 공정시장가액 비율은 95%로 동결할 예정이다. 특히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1년 유예를 결정하였는데, 유예 기한 연장의 검토가 필요하다. 셋째, 재건축초과이익의 부담을 경감하는 제도 도입과 재건축 안전진단 완화를 통해 도심 내 신규주택 공급 촉진을 검토 중이다. 안전진단 기준 완화는 망설일 것 없이 추진을 제언한다. 넷째, 공급확대를 위해 총 250만 가구를 공급한다. 그런데 과반수가 넘는 공급물량이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공급으로 진행되어 순증가분의 기여가 어려워 보인다.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시장기능 회복과 민간참여 확대 추진을 시사한다. 다만 금리, 물가, 원자재 가격이 모두 급등하고 있는 지금, 최근 부동산 거래량의 상승반전이 거시적 경제 환경 변화에 의한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