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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년 1분기
    경제 및 금융시장 전망

    • 글. IBK투자증권 투자분석부
  •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금융시장은 2022년 1/4분기에도 크게 개선된 흐름을 보이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한다. 2021년 4/4분기 주식시장이 부진했기 때문에 반등에 대한 기대를 품는 심리도 있겠지만 2022년 초 역시 상승의 기회를 포착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주가 하락 압력과 높아진 변동성 위험에 대비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된다.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한 이유, 정책 정상화에 따른 성장률 둔화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금융시장은 2022년 1/4분기에도 크게 개선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한다. 2021년 4/4분기 주식시장 부진으로 반등에 대한 기대도 있겠지만 2022년에는 상승 기회를 포착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높아진 변동성에 대비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된다.
금융시장 전망에 대해 여전히 보수적인 견해를 갖는 이유는 유동성 여건이 정상화 쪽으로 가속되고 있고 경제환경이 변곡점을 지나 점차 둔화되는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동성 환경이 정상화되고 있다는 것은 한국은행 인상과 연준의 테이퍼링 등 주요 중앙은행들이 코로나19 불황에 대응하기 위해 시행한 조치를 제자리로 돌리는 일련의 조치들을 말한다. 낮아진 금리 부담과 넓어진 자금 조달 통로는 투자자들이 훨씬 더 공격적인 투자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주가를 상승시켰으나 금리 인상은 비용 부담을 증가시키고 있고 금융감독 당국의 대출 규제는 자금 조달 통로를 좁히고 있어 점점 투자자들의 운신 폭을 좁힌다.
또 다른 이유는 경기가 점차 둔화될 것이라는 불안이다. 2021년 2분기 말과 3분기 초 등장하기 시작한 우려는 경제 지표로 뒷받침된다. 기업의 체감 지표들은 대부분의 경제권에서 2021년 상반기를 고점으로 둔화되고 소비자 기대지수도 여름을 고비로 하락하였다. 심리 지표들의 뚜렷한 반락은 생산이나 투자와 같은 실물 지표들에 대한 하락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물론 ‘위드 코로나’ 시행에 따른 일상 회복이 내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일부 업종에 국한될 뿐 전반적인 투자 환경을 돌려 놓기는 어려울 것이다. 2022년 성장률 전망에는 치료제 보급과 조금 더 진전된 일상 회복이 전제되어 있다. 그럼에도 전망 수치가 둔화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경기 활성화를 위해 제공되었던 저금리와 여러 자금 조달 프로그램들이 하나둘씩 종료되며 정상화되고 있다는 점과 2021년 하반기 이후 경기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재정정책도 점차 둔화되고 있다는 점들 때문이다.
이런 정책 정상화를 반영해 주요 국가들의 성장률에 대한 예측기관들의 전망치 컨센서스를 보면 올해를 고점으로 점차 하락한다. 2021년 4분기 금융시장 부진은 테이퍼링이나 중국 문제 등의 요인이 있지만, 투자자들이 2022년의 경제성장률을 올해보다 낮을 것이라 전망한 결과가 기저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한국 2021년과 2022년 경제성장률 전망 흐름 주: 전망은 Bloomberg 컨센서스 기준 / 자료: Bloomberg, IBK투자증권 한국 GDP GDP 예상치 변화 2021년 예상치 2022년 예상치 2023년 예상치 14 12 10 8 6 4 2 0 -2 -4 00 01 02 03 04 05 06 07 08 0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을 (%) 한국 주식시장 기업 영업이익 추이와 전망 주 : Fn-guide, IBK투자증권 1Q15 1Q16 1Q17 1Q18 1Q19 1Q20 1Q21 1Q22 0 -60 -40 -20 0 20 40 60 80 100 120 140 (%,YoY) 10 20 30 40 50 60 70 80 (조 원) 영업이익변화율(우) 코스피+코스닥 영업이익(좌)
기업실적 불확실성 증가, 인내심과 기회를 넓히는 다양화가 필요한 국면

투자환경이 불안한 세 번째 이유는 기업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금융시장 여건과 경제환경의 변화 전망은 당연히 기업실적 전망에 반영된다. 금리가 오르고 여러가지 자금 조달 통로가 닫히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 상승으로 나타난다. 최근 대두되고 있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나 물류비용 상승 등 다른 비용 상승 요인도 반영할 수 있다. 또한 주요국 성장률의 둔화나 우리나라 소비자 기대지수의 하락 등은 수출과 소비 둔화를 통해 기업 매출의 하락으로 이어진다.이를 반영해 기업이익에 대한 컨센서스를 보면 2021년 2분기와 3분기를 고점으로 2021년 4분기는 둔화될 전망이다.
투자환경이 불안하고 변곡점을 돌고 있다는 것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투자의 성공확률이 점차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투자 자세도 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익을 극대화하는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지키는 데 주안점을 둔 보수적인 자세가 더 유리하고 이를 위해서는 인내심과 유연함이 필요하다. 이제는 이전처럼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싼 주식이 거의 없고 투자 기회도 점차 줄어들 것이다.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회를 남발하기보다는 결정적인 순간을 기다릴 필요가 있다. 인내심이 필요한 이유다. 투자자산의 선택에 있어서도 수익률을 기준으로 주도주를 쫓아가는 직선적인 투자보다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수익률을 방어하고 기회를 넓히는 다양화가 필요한 국면이다. 유연성을 강조하는 이유다.

  • 2021년 10월, 주요 운송비용은 고점을 찍고 하락하기 시작 상하이-Rotterdam 상하이-뉴욕 상하이-LA ($/40ft box) 0 2,000 4,000 6,000 8,000 10,000 12,000 14,000 16,000 18,000 12 14 13 16 15 18 17 20 19 21 자료 : Bloomberg, IBK투자증권
  • 미국 소매판매와 소비자심리지수 간 괴리 (%, MoM) -20 -16 -12 -8 -4 0 4 8 12 16 20 110 65 70 75 80 85 90 95 100 105 60 (P) 18 19 20 21 자료 : Bloomberg, IBK투자증권
2022년 채권시장, 새로운 듯 새롭지 않은

사람들은 흔히 경험해 보지 못한 것에 대한 호기심과 함께 두려움이 공존한다. 금융시장은 투자자들의 감정의 복합체이므로 새로운 이슈에 대한 민감도가 매우 높지만, 과거와 유사한 경험이 있거나 시간이 지나면 이내 안정을 되찾게 된다.
2022년의 화두는 코로나19 위기 직후 도래한 ‘인플레이션’과 ‘긴축’이다. 이례 없는 보건위기를 겪으면서 나타났던 경제/사회적 현상과 그 과정에서 진행된 많은 정책들은 지난 2년간 금융시장을 혼란스럽게 했다. 2022년은 이런 것들이 정상적으로 되돌아가는 원년으로서, 금융시장은 새로운 듯 새롭지 않은 경험들을 앞두고 있다. 최근에 보지 못했던 숫자들이 금융시장을 당황하게 만들겠지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미 겪었던 일들(인플레이션, 긴축)이 오랜만에 찾아왔을 뿐이다. 우리는 2022년이 채권투자의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금리가 하반기로 갈수록 하향 안정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인플레이션은 항상 중요한 주제다. 코로나19 전에는 물가가 너무 낮아서 걱정이었다면, 지금은 물가가 너무 높을까 봐 걱정이다. 최근 물가 상승은 공급망 병목 현상에서 촉발되었다. 공급망 차질은 경기 회복 국면에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으로, 기존 불경기를 반영해 줄어들었던 공급(재고)과 원활하지 못한 제품 운송이 향후 경기 회복 기대로 인해 늘어난 수요에 못 미치면서 발생하는 괴리를 뜻한다. 이 과정에서 운송 비용 및 생산자물가 등이 상승하게 되고, 본 상황이 장기화되면 소비자물가로 가격 부담이 전가되어 내수에 영향을 주게 된다.
여기에 전염병 특성상 국가 간 이동이 제약되면서 각종 항공 및 해운 등 운송시스템이 축소됐고, 주요 인력의 교육이나 연수 등이 취소되어 운송 관련 인력도 대거 부족해지면서 공급망 차질이 가속화됐다. 실제 운송 관련 비용은 올해 들어 가파르게 상승했다. 2021년 4분기 글로벌 금리 급등과 그로 인한 금융시장의 혼란도 결국 인플레이션에서 촉발된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의 긴축 속도를 빠르게 할 것이라는 공포로 연결되면서 금리 급등이 전개된 것이다. 그렇다면 2022년도 2021년 후반부와 마찬가지로 인플레이션의 공포가 이어지며, 더 나아가 이로 인해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가 도래할까?
필자는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한다.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인플레이션 이슈와 금리 상승이 내년 1분기경 대체적으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우선 공급망 병목 현상이 소비자물가에 전가되는 가장 큰 이유는 운송비용이다. 수요가 늘어난다고 해도 운송 수단이 많아지고, 인력이 늘어나면 운송비용은 시간이 갈수록 제자리를 찾아가게 된다. 최근 상하이를 기준으로 로테르담과 뉴욕, LA 등 주요 지역으로 운송하는 운임비용은 2021년 10월을 고점으로 서서히 하락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선박 발주 현황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선박 발주량은 지난해 1년 치를 상회해 이미 공급망 차질에 서서히 대비하고 있음을 알려 준다. 선박은 글로벌 제품 운송의 70%를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운송수단이다.
두 번째,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가 2022년 내내 계속될지도 짚어 볼 필요가 있다. 내년 경기는 긍정적이겠지만 고점을 지나 점차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공장인 중국의 각종 지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고, 미국의 체감경기는 2021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소매판매는 개선되고 있지만 그에 비해 향후 소비를 점치는 소비자심리는 장기 평균을 크게 밑돌고 있다. 한국 역시 수출 등 각종 지표 개선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업황은 부정적이다. 현재를 나타내는 실물 지표는 좋지만, 미래를 대변하는 심리 지표는 부진하다고 정리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심리 지표가 실물 지표에 비해 대략 6개월 선행한다는 점에서 2022년 1분기경부터 실물 지표는 하방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
또한 위드 코로나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구글 이동성 지수에 따르면 한국의 외부 활동은 이미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한 상태이다. 특히 소매업 및 여가시설과 관련된 활동은 2020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미국에 비교해 뚜렷하게 회복된 상황이므로 상대적으로 개선의 업사이드가 크지 않다고 해석할 수 있다.
마지막은 긴축에 대한 두려움이다. 11월 연준 테이퍼링을 시작으로 2022년은 긴축이 시작되는 해다. 미국이 당장 금리를 인상하지는 않겠으나 한국은행의 적극적인 인상과 유로존, 영국 등 선진국의 긴축 전환 시그널은 필연적으로 경기에 부담이 되는 요인이다. 금리는 경제 비용을 대변하므로 정상적인 경제 사이클 내에서 꾸준히 상승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더군다나 금리는 일정 수준 상승하면 오히려 그 자체가 경기 회복을 저해하게 되면서, 다시 금리가 하락하는 순환적 구조에 놓인다. 통상적으로 경기 회복 후반부에 시행되는 긴축은 초반에는 금리에 상승 충격으로 다가오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으로 금리 하락 요인으로 전환된다.
인플레이션과 중앙은행의 긴축으로 지금은 2022년 채권투자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다. 두 요인이 채권시장에 비우호적인 것은 맞으나, 금융시장이 처음 겪는 현상들은 아니다. 물론 무섭고 새롭지만, 하나하나 따져 보면 이미 익숙한 초행길이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2022년이 채권투자에 있어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금리가 하반기로 갈수록 하향 안정될 것이라고 본다. 앞서 기술했듯이 두려움을 촉발하는 각종 요인들이 해소될 수 있는 시그널이 발견되고 있고, 수요가 마냥 증가하기에는 선행 지표들이 썩 좋지 않다. 또한 인플레이션과 긴축이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이라면, 2022년은 위험자산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기도 어려운 해일 수 있다. 강해지는 글로벌 긴축으로 경기에도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결정적으로 지금 현재 금리는 201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캐리를 얻고 중장기적으로 금리 하락을 기대하며 채권을 저렴하게 담기에 매우 적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