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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트코인 ETF 출시
    투자자산으로서 주목을 받다

    • 글. 이태용 웨이브릿지 CGSO(글로벌전략총괄)
  • 미국증권시장에 출시된 비트코인 ETF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비트코인이 투자자산의 하나로 인정받고 있는 지금, 비트코인 ETF 출시가 갖는 의미를 알아 보고자 한다.
미국증권시장에 출시된 비트코인 ETF

최근 미국에서 비트코인 ETF가 출시되었다. 캐나다와 유럽의 증권 거래소들에서는 이미 비트코인을 비롯한 여러 가상자산 ETF, ETP 들이 거래되고 있었지만 미국시장에서 비트코인 ETF 출시는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특히 미국의 주식, ETF 들을 많이 거래하는 한국 개인투자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비트코인 투자에 앞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이 투자가치가 있는지는 스스로 질문해 보아야 한다. 주식, 채권, 부동산, 원자재 등 우리가 어떤 자산에 투자한다는 것은 그 자산가격의 상승 또는 보유자산으로부터 발생하는 수익을 기대하는 행위이며, 비트코인에 투자한다는 것은 이와 같은 효과를 기대한다는 의미이다. 현재 미국시장에서 구매할 수 있는 비트코인 ETF는 비트코인 선물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선물 계약은 일정 기간 후 만기가 도래하면 다음 만기로 교체해야 하는데(rollover·롤오버) 이에 따른 비용이 상당 부분 발생할 수도 있다. 즉 만기가 도래한 선물을 매도하고 다음 만기의 선물계약을 매수할 때 매수가격이 매도가격보다 높을 경우 해당 롤오버 거래는 비용, 즉 손실이 발생한다. 이를 콘탱고(Contango)라고 하며 선물계약을 기초로 하는 원유 등의 ETF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러한 잠재적 이슈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연방감독기관인 SEC로부터 감독, 관리를 받는 ETF라는 투자상품으로 비트코인을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의의가 상당하다.

비트코인 투자가 수월해진 한국의 투자자들

투자자산으로서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는 나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또한 투자상품, 방법 역시 다양하게 발전해 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해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직접 매매하거나 또는 증권 거래소에 상장된 가상자산 상품 즉, ETF를 매매할 수 있다. 모두 나름의 고려사항과 장단점이 존재한다. 예를 들면, 가상자산 거래소의 경우 24시간 거래 가능하지만 전통시장 대비 자산 보관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ETF와 같은 전통 증권 거래소 상장상품은 접근성과 안정성 등이 탁월하지만 간접 투자 형태이므로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ETF 운용 수수료, ETF 가격과 비트코인 가격 간 괴리 등).
한국 투자자들(개인과 기관 투자자 모두)은 미국의 증권 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는 다양한 주식과 ETF 들을 거래한다. 따라서 비트코인이 ETF로 미국증권시장에서 출시되었다는 것은 한국의 개인투자자들도 자신의 증권사 계좌를 통해 비트코인 투자를 수월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지금 미국의 주식과 ETF 들을 거래하는 것처럼 매매, 보관 등에서 특별한 이슈 없이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는 것이다.

투자자산의 하나로 인정받고 있는 비트코인

비트코인이 투자자산의 하나로 인정을 받으면서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에 비트코인을 포함하려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을 어느 정도나 투자해야 할까? 물론 정해진 답은 없다. 다만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들은 짧은 시간에 변동 폭이 너무 커질 수 있어 감당하기 힘든 위험이 있다. 그럼에도 투자를 결정할 경우, 분산투자, 장기투자라는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투자 원칙에 따라 전체 투자 중 5~10% 정도를 적정치로 본다. 한 가지분명한 것은 무엇에 투자를 하든 그 투자자산 가치의 변동이 심할 때 잠을 못 이룰 정도라면 그다지 잘하고 있는 투자는 아니라는 것이다.
비트코인이라는 새로운 투자자산이 다른 종류의 자산들과 (주식, 채권, 원자재, 부동산, 금 등) 어떤 연관성을 가지며 움직이는지(corre-lation) 아직은 과거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흔히 금을 안전자산, 인플레이션 헷지(Hedge·대비책) 수단이라고 하는데 비트코인은 금과 자주 비교되며 ‘디지털 골드’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최근 미국,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인플레이션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데 이에 따른 금리 상승세가 시작되면 비트코인의 가치가 어떻게 변화할지는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사다. 여러 의견이 있으나, 필자는 비트코인이 가진 희소성이 그 가치를 상승시켜 가리라고 생각한다. 비트코인의 희소성은 그 유통량이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의 최대 발행량은 2,100만 개로 한정되어 있으며 현재 약 1,875만 개 비트코인이 유통되고 있다. 모든 물건의 가격이 기본적으로 수요, 공급 원칙하에 결정되듯이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가 계속 증대하는 한 가격 역시 증가하게 될 것이다.

분산투자가 가능해진 가상자산

필자의 투자 포트폴리오 운용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미국시장의 ETF들을 활용하는 글로벌투자와 함께 필요한 것은 장기투자(10년 이상), 분산투자(다양한 자산 종류에 분산), 지속투자(매월 수만 원, 수십만 원 추가 투자)이다. 이제는 비트코인 ETF가 투자 포트폴리오에 추가된다.
투자자산과 투자방법은 진화를 거듭해 왔다. 오랜 기간 많은 전문가와 석학들은 최고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 해답을 찾고자 노력해 왔다. 다양한 투자자산을 연구하고 또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운용해 보는 수많은 시도 끝에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공감하는 투자의 원칙이 상당 부분 검증되고 확립되었다. 그중 하나가 분산투자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효율적으로 분산투자를 실행할 수 있는 투자수단이 ETF인데, 이제 비트코인이 ETF로 출시됨으로써 이 또한 적극 활용될 것이라 믿는다. 주식, 채권, 부동산, 원자재 등의 ETF들과 같이 가상자산에도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수단이 생긴 것이다.

뜨거운 감자, 가상자산의 투자가치

비트코인의 역사를 살펴보면, 2008년 10월 ‘사카시 나카모토’라는 아직 실체가 밝혀지지 않은 개인 또는 집단에 의해 ‘비트코인 백서(whitepaper)’가 발표되었고 직후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출범함으로써 세상에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백서에서 제안한 대로 비트코인이 만들어지고 유통되기 시작한 것이다. 약 13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비트코인을 포함한 모든 가상자산의 시장가치는 약 2.9 trillion US dol-lars로, 약 3천 4백 20조 원 정도의 규모이다 (CoinMarketCap, 2021년 11월 12일자 기준).
이렇게 폭발적인 시장가치 증대에도 불구하고 가상자산의 투자가치에 대해서는 여전히 뜨거운 논쟁이 진행 중이다. 명망 있는 경제, 금융의 석학들, 전문가들 중에도 가상자산은 버블이고 심지어는 ‘실체가 없으므로 결국은 0의 가치가 될 것’이라는 독설로 일관하는 이들도 있다. 반면, 전통 금융시장에서 명성과 업적을 이룬 여러 전문가들이 가상자산시장으로 옮겨 와 젊은 세대와 조화를 이루며 성장해 가는 추세도 뚜렷하다. 이들은 기존의 주식, 채권, 원자재, 부동산, 금 등과 동일한 이치로, 가상자산, 블록체인의 효용과 가능성을 믿으며 나아가 투자에 있어서도 반드시 필요한 자산 종류가 될 것이라 믿는다.

상호보완성이 구현된 비트코인 ETF

앞서 언급한 대로 비트코인 등의 가상자산은 새롭게 등장한 투자자산이다. 따라서 국가별로 가상자산을 대하는 시각에는 상당한 차이가 존재한다. 중국정부는 가상자산 투자 행위 금지를 선언하며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는 반면 미국은 연방은행 총재와 SEC 의장이 나서 가상자산을 금지할 의도가 없다고 선언하며 중국과 정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필자 개인 의견으로는 가상자산의 화폐, 지불 기능이 지나치게 조명을 받으며 논란이 되기도 하였는데 오히려 이들 각 가상자산이 가지고 있는 테크놀로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이 제도권의 감독 시스템 내에서 관리되고 해당 투자자들이 보호를 받는다는 것은 양면성을 가진다. ‘탈중앙화’를 기치로 기존의 금융시스템으로부터 완전한 독립을 지향하며 태동한 가상자산은 블록체인, 분산원장 등의 기술을 바탕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참가자와 투자자들이 적절한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장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은 건 사실이다. 다만 상반되는 양측의 시각과 접근에서도 상호보완의 접점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믿는다. 비트코인 ETF는 전통금융시스템과 가상자산의 상호보완성이 잘 구현된 예라고 할 수 있으며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이다.
항상 새로운 것에는 우려와 기대가 공존한다. 도전과 기회가 함께 주어지듯이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그리고 관련 테크놀로지가 지금껏 가 보지 않은 미지의 세계를 새로운 희망으로 채워 줄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