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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맥주의 대항마
    트렌드를 견인하는 하드셀처

    • 글. 임산하
  • 세계 주류 시장의 트렌드를 책임지는 동시에 밀레니얼 세대에게 주류(主流)로 떠오르는 술이 있다. 탄산수에 알코올을 주입한 하드셀처가 바로 그것이다. 맥주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는 하드셀처의 매력에 가볍게 취해 보자.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건강한 술

미국 주류 시장의 떠오르는 신흥 강자는 단연 하드셀처(Hard Seltzer)다. 단어 그대로로 보면 ‘독한 탄산수’라 할 수 있는데, 탄산수에 맥아와 사탕수수 등을 발효해 얻은 알코올을 넣고 각종 과일 향미를 첨가하여 제조한 술이다.
하드셀처는 밀레니얼 세대의 트렌드를 정확히 겨냥한다. 건강한 유희를 즐기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도수와 칼로리가 낮은 하드셀처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실제 하드셀처의 알코올 도수는 5% 미만이고 칼로리 함량은 355mL 기준 100Kcal 내외다. 또한 인위적인 당분이 포함되지 않을뿐더러 글루텐 프리 제품도 있어서 훨씬 가벼운 마음으로 마시는 게 가능하다.
미국에서는 2016년 즈음부터 하드셀처가 SNS의 해시태그를 점령하기 시작했는데, 꾸준한 관심 속에 2018년에서 2019년 사이 하드셀처의 판매량은 약 226% 증가했다. 실제로 2024년에는 시장 규모가 이보다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하드셀처는 한국 주류 시장의 문도 조금씩 두드리고 있다. 하드셀처의 젊고 활동적인 이미지가 한국의 소비자에게도 만족을 줄 것이라는 기대가 모인다.

술이 아닌 음료를 닮은 하드셀처

하드셀처가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은 아니다. 1993년 밀러쿠어스(MillerCoors)에서 ‘지마(ZIMA)’라는 이름의 하드셀처를 만든 적이 있다. 알코올 도수가 낮은 과일향 탄산음료라 볼 수 있는데, ‘가짜 술’이라는 놀림 속에 2008년에 단종되었다. 그 이후에도 ‘스파이크드 셀처(Spiked Seltzer)’라는 이름의 하드셀처가 등장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저조했다. 그런데 건강을 중시하는 주류 트렌드에 힘입어 술보다는 음료에 가까운 이미지의 하드셀처가 점점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자유로운 야외활동에 어울리는 데다 독자적이고 감각적인 패키지가 눈길을 끌어 많은 이들의 선택을 받게 되었다. 항간에는 하드셀처에 대한 이 같은 반응을 마케팅의 승리라고도 본다. 실제로 하드셀처의 선두주자라 할 수 있는 ‘화이트클로(White Claw)’는 미국식 ‘밈(meme·인터넷상에서 유행하는 콘텐츠)’에 자주 등장한다. 유명 주류회사들도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하드셀처를 내놓기 시작했다. 버드와이저 제조사 AB인베브(ABInBev)와 보드카 브랜드 스미노프(Smirnoff)도 하드셀처를 출시한 바 있다.
새로움과 건강함을 충족하는 하드셀처. 맥주의 대항마로 성장하고 있는 하드셀처가 내일은 어떤 신선함으로 우리에게 나타날지 그 모습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