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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2분기
    경제 및 금융시장 전망

    • IBK투자증권 투자분석부
  • 코로나19 백신 효과가 2분기 중 가시화될 것으로 보여 주식시장 역시 고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자산시장이 변곡점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자산에서 안전자산의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조정 이후 주식시장의 방향

국내 증시의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KOSPI는 1월 11일 신고점(3,266P)을 기록한 뒤 전고점을 뚫지 못한 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장기금리 급등과 연준의 조기 긴축 우려가 발단이었지만, 핵심은 결국 증시 과열에 대한 부담이라고 볼 수 있다. KOSPI 12개월 선행 PER은 IT버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지만, 주가가 이미 내년 이익 수준까지 끌어와 선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
조정을 거친 증시의 다음 방향은 상승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강세장이 재개되기 위해서는 올해와 내년의 이익 및 경제 펀더멘털의 기대치가 추가로 높아질 필요가 있다. 미국의 추가 부양책과 코로나19 백신이 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거론돼 주식시장에는 너무나 익숙한 재료들이지만, 추가 부양책과 백신 접종을 통한 펀더멘털 상방 압력의 크기와 시점을 가늠하기는 어렵다. 아직 각종 전망치에 기대 효과가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미국 코로나19 대응 재정정책의 경우 현재 진행 상황과 앞으로의 방향성 모두 긍정적이다. 1.9조 달러 규모의 부양책은 민주당 주도하에 예산조정절차를 통해 진행되고 있다. 세제와 지출 관련 정책에 한해서 의결정족수의 단순 과반만 요구하는 절차로, 지금과 같은 블루웨이브 상황에서는 상/하원에서 비교적 쉽게 법안 통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상원 일부의 이견으로 부양책 규모와 항목이 조정될 수 있지만, 바이든 정부의 올해 적극적인 재정정책 추진 기조 자체가 훼손되지는 않을 것이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기대효과도 우호적이다. 글로벌 전체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아직 1%대에 머물러 있지만 백신 접종이 선행된 지역의 사례를 보면 그 효과가 유의미하다. 대표적인 백신 선행지역은 접종률이 40%를 넘은 이스라엘인데,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이스라엘 내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감소된 것으로 확인된다. 여타 지역에서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가속화되면 경제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부양책과 코로나19 백신 효과는 2분기 중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주식시장 역시 2분기 중 고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미국 추가 부양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민주당은 기존의 실업수당 추가 지원이 종료되는 3월 중순 이전에 부양책을 통과 및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인프라투자를 비롯한 추가 정책도 잇따라 논의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증시 모멘텀을 뒷받침할 수 있는 요소다. 2분기에는 코로나19 상황도 훨씬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보건계량분석연구소에 따르면 2분기 글로벌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초기만큼 하향 안정될 것으로 추정된다. 봉쇄조치 강화 효과와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 그리고 북반구 동절기 종료라는 계절적 요인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신규 확진자가 축소되는 만큼 경제 활동 정상화와 경제지표 개선, 기업이익 추정치 상향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 미국 코로나19 부양책 발표, GDP 컨센서스 상향으로 연결 미국 코로나19 대응 재정정책(우) 미국 2021년 GDP 성장률 컨센서스(좌) 미국 2022년 GDP 성장률 컨센서스(좌) (십 억 달러) (%) 5.0 4.5 4.0 3.5 3.0 2.5 2.0 1.5 1.0 20.2 20.4 20.6 20.8 20.10 20.12 21.2 2.500 2.000 1.500 1.000 500 자료 : Bloomberg, IBK투자증권
  • 글로벌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추이 글로벌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좌) 이스라엘(우) (%) 1.2 1.0 0.8 0.6 0.4 0.2 0.0 12/13 12/27 1/10 1/24 2/7 (%) 50 45 40 35 30 25 20 15 10 5 0 자료 : Our World in Data, CEIC, IBK투자증권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때의 채권투자

1분기 금리는 미국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그 배경에는 바이든 취임 후 재정부양책 확대와 백신 보급에 따른 코로나19 확진 감소세, 일부 경제지표 호조 등이 혼재되어 있다. 특히 미국 물가 상승 가능성이 타진되면서 글로벌 장기금리는 상승세를 보였고, 그와 함께 BEI 역시 가파르게 상승했다.
BEI(Breakeven Inflation)란 시장 참가자들이 예상하는 기대 인플레이션을 나타내는 지표로서, 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제외한 것으로 산출된다. 통상적으로 한 국가의 10년 명목 국채금리에서 10년 물가연동국채(이하 물가채) 금리를 뺀 것을 의미한다. 만약 시장 참가자들이 인플레이션이 올 것이라고 전망한다면 물가수준을 반영해 투자금의 가치가 보장되는 물가채를 선호하면서 물가채 금리가 하락한다. 그러면 명목 국채금리의 변동이 없다고 하더라도 BEI가 상승하게 되므로 BEI 지표의 상승은 시장의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높아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2020년 9월부터 2월경까지 미국 국채금리보다 BEI 상승세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는데, 이는 시장 참가자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고용시장의 극심한 부진에 비해 소비활동의 타격이 각종 정책 덕분에 상대적으로 덜 했다. 백신 보급과 코로나19 확진자 수 감소, 현금 지급 등 정책의 효과로 인해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고, 그에 따라 고용 확대와 소비 개선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공격적인 정책이 추가로 출회될 수 있고, 코로나19 감소로 인한 경제활동 확대 시 이연된 수요가 발현되는 것도 인플레이션을 자극시킬 것이다. 더불어 지난해 팬데믹 발생 후 급락했던 국제유가와 물가지표 자체에서 발생하는 기저효과도 3~4월 이후 가시화되므로 미국 물가 상승은 수요와 공급 측 압력이 모두 존재해 기대에 그치지 않고 2분기에 실제로 나타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국제유가 및 헤드라인 물가의 기저효과가 크게 감소한다. 또한 정부지출을 통한 물가 상승은 다소 한시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지금의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정책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경제가 개선되어 선순환을 보여야만 한다. 즉, 현재의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른 금리 상승은 중장기적으로 소비와 고용이 개선되지 않는 한 이어지기 어렵다는 의미이다. 현재로서는 미국 물가가 꾸준히 올라가기보다는, 2분기에 고점을 보인 후 다소 꺾일 수 있으므로, 하반기에도 지금과 같은 BEI 상승과 명목금리 상승이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정책 효과와 이연된 소비 반영, 기저효과 등의 영향이 2분기까지는 강한 편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물가채의 투자 시점도 하반기보다는 2분기가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10년 명목금리와 BEI 상승 자료 : Bloomberg, IBK투자증권 미국채 10년 금리 미국 10년 BEI (%) 4.5 4.0 3.5 3.0 2.5 2.0 1.5 1.0 0.5 0.0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자산시장의 변곡점

2분기 자산시장은 변곡점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투자자산에서 위험자산 비중을 축소하고, 안전자산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제시한다.
2분기에 글로벌 코로나19 상황이 추가로 안정되고, 백신 보급이 더 확대될 것이라는 점은 위험자산 강세 요인이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유지와 정부들의 재정정책 지속, 작년 2분기 글로벌 코로나19 타격이 컸던 데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2분기 경제성장률은 크게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경제 펀더멘털을 앞서 반영한 금융시장은 2분기 중후반으로 가면서 하반기 펀더멘털 환경을 선반영하기 시작하면서 주식 등 위험자산의 투자매력이 약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제성장률은 상반기 고점을 찍고, 하반기에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저효과가 약화될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고 경제가 일정 수준 회복하면서 추가로 강한 경기부양책이 나오지도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추가 정책이 나오지 않는 가운데 시장은 자연스럽게 향후 정책의 되돌림 또는 정상화에 대한 논의에 주목하기 시작할 것이다. 수요 개선과 기저효과로 물가 상승률이 높아지는 것도 유동성 회수에 대한 우려를 부각시킬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 정책이 단행되지는 않더라도 그동안 자산시장의 주요 팩터가 코로나19와 정책, 유동성이었던 것을 감안했을 때 자산가격 방향에 변화를 주는 재료가 될 것이다.
리스크 요인들도 있다. 먼저 신용위험의 표면화 가능성이다. 코로나19 위기 발발 이후 투입된 유동성이 여러 신용 문제를 덮어 줬지만 정상화 과정에서 그 문제들이 표면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심각한 금융불균형도 불안 요인이다. 적극적인 정책과 유동성을 바탕으로 경제가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라고 기대해도 현재 자산가격과 실물경제의 괴리는 과도하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시중 유동성이 여전히 풍부할 것이라는 점에서 주식 등 위험자산 가격은 2분기 고점을 찍고 완만한 조정 흐름을 예상한다. 따라서 안정적인 수익을 원할 경우 채권 등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것을 추천한다. 만약 위험성이 더 크더라도 좀 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경우 원유 등 원자재 투자 매력도 여전하다는 판단이다. 과거 경제성장률이 고점을 찍고 낮아지는 상황에서도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은 주식시장보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보였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헤지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도 원자재의 투자 매력은 좀 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 한국과 미국의 분기 경제성장률 추이와 전망 (%,YoY) 한국 분기 GDP 성장률 한국 전망치 컨센서스 미국 분기 GDP 성장률 미국 전망치 컨센서스 15 10 5 0 -5 -10 18.1Q 18.3Q 19.1Q 19.3Q 20.1Q 20.3Q 21.1Q 21.3Q 자료 : Bloomberg, IBK투자증권
  • 글로벌 유동성 증가율과 이머징 주가지수 (%,YoY) 글로벌 유동성(좌) MSCI EM 지수(우) (P) 25 20 15 10 5 0 -507 08 0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1,600 1,400 1,200 1,000 800 600 400 200 주 : 글로벌 유동성은 미국, 유로, 일본, 중국의 분기 M2 합계
    자료 : Bloomberg, IBK투자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