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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가 가져온
    부동산 시장의
    트렌드 변화

    • 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
  • 코로나19가 우리 삶의 곳곳을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우리와 밀접한 거주 환경, 즉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큰 틀에서 이 흐름을 미리 알고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2019년 발생한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는 많은 변화를 겪는 중이다. 바이러스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산업에서는 언택트, 즉 직원과 소비자 간 접촉 없이 구매하는 행위가 일반화되었고, 우리 경제는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떠오르는 기준인 뉴노멀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우리 몸에 있는 적혈구보다도 작고 미세먼지 입자보다도 작은 코로나바이러스의 힘은 막강하다. 전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이에 그치지 않고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풍토병이 되거나 더 독한 전염병으로 창궐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코로나19로 집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집의 기능에 대한 욕구가 다변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쉬는 공간에서 일, 공부, 쇼핑, 운동, 취미, 오락 등 융복합 공간으로 집의 경계가 확대되면서 전반적인 주거공간의 변화가 요구되는 것이다. 김난도 교수는 집의 기능이 다층적으로 변화하는 현상을 ‘레이어드 홈’ 이라는 트렌드로 정의했다. 주거라는 기본적인 기능에 좀 더 다양한 기능이 추가된 것이다.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하듯 최근 방송가에서도 집을 보여 주는 방송, 이른바 ‘집방’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우리의 생활 패턴이 ‘집’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집’은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됐다.
코로나19가 우리의 주거형태와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몇 가지로 요약해 보고자 한다.

코로나19로 집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집의 기능에 대한 욕구가
다변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집이 쉴 수 있는 공간에서
일, 공부, 쇼핑, 운동, 취미, 오락 등 융복합 공간으로 경계가 확대되면서
전반적인 주거공간의 변화가 요구되는 것이다.

다시 인기를 얻고 있는 중대형 아파트

코로나19 이전 부동산 시장에서는 1~2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함에 따라 전용면적 59㎡ 이하의 소형 아파트 인기가 점점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부동산 투자자들도 전용면적 84㎡ 이상의 중대형 아파트보다는 소형 아파트에 주로 투자를 하곤 했으나,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업무 형태의 새로운 기준이 되면서 더욱 넓은 공간을 필요로 하게 됐다. 맞벌이 부부가 동시에 재택근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대형 이상 아파트의 인기가 높아질 전망이다. 외식하기가 힘드니 집에서 요리를 해 먹을 공간이 필요하고 스포츠 센터에 가지 못하니 운동 시설도 필요하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인해 ‘집콕(집에 틀어박힌다는 의미)’을 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가정에서 체류하는 시간이 증가하고 있다. 이로써 좀 더 넓고 쾌적한 중대형 아파트의 수요 증가는 일견 당연해 보인다. 또한 낡은 구축 아파트보다는 수납공간이 많고 공간 활용도가 높은 신축 아파트 수요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세컨드 하우스가 떠오르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국내 여행객이 급증하고 있다. 이를 방증하듯 남해 국가대표급 정원인 태화강을 품은 울산은 이미 천만 관광객 유치를 목전에 두고 있다. 코로나19는 여가 산업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단연 언택트 수요 증가로 나타난다. 국내 숙박업체 조사에 의하면 타인의 접촉 가능성이 낮은 펜션의 이용자 수는 2020년 대비 무려 105% 증가했고 독채형 펜션의 이용자 수도 93% 증가했다. 실제로 강원도에 있는 독채형 펜션의 경우 2021년 상반기까지 대부분 예약이 완료된 상태다.
이러한 현상은 예약하지 않아도 언제든 이용 가능한 휴양지 중심의 주거상품을 구매하도록 자산가들을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른바 ‘세컨드 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더욱 증가할 것이다.

단독주택이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새로운 신조어도 등장했다. 직장과 가까운 집을 의미하는 ‘직주근접’을 넘어 주거 공간과 직장 비즈니스 공간이 하나로 합쳐지는 ‘직주일치’라는 단어다. 재택근무가 시행되고 대기업은 전체의 73.2%가 집에서 업무를 하고 있다. 온라인 수업으로 아이들은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감 때문에 현관문 손잡이를 만지는 것도, 엘리베이터를 타인과 동승하는 것도 불편해졌다. 이로 인해 현관 출입구, 주차장을 나 혼자 사용할 수 있는 주거 형태를 선호하게 될 것이다. 엘리베이터, 주차장, 현관 등을 이웃과 공동으로 사용하지 않는 단독 형태의 주택 선호도가 증가하며, 수도권 외곽의 단독주택이나 타운하우스 등이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 쇼핑의 활성화로 물류창고가 떠오른다

물류창고 또한 코로나19 여파로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부동산 상품이다. 비대면, 비접촉으로 인해 온라인 쇼핑이 보편화되면서 재고 물품을 보관할 창고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물류창고는 대형 차량의 접근이 용이하고 이동이 편리한 곳에 위치해야 한다. 도심에서는 장소 마련이 어려워 대개 서울과 가까운 경기도나 인천 등 수도권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최근 민원 등의 문제로 인허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수요는 증가하는데 인허가가 나지 않으면 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설명이다.

사무실의 탈중심화 거점 오피스가 부상한다

오피스 위치에 대한 기존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역세권 초도심에 위치한 오피스의 선호도가 가장 높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인식이 바뀌는 추세다. 한 취업 포털사이트의 ‘재택근무 현황’ 설문조사에 의하면, 직장인 543명 중 54.5%가 재택근무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그중 76.4%가 매우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그러나 재택근무의 한계로 인하여 다시 오피스로 출근하는 업종도 증가 중이다. 향후에는 거점 오피스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사무실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거점 오피스란 각 지역마다 거점을 두고 분산하여 일할 수 있게 한 사무실이다. 출퇴근하는 중 바이러스 감염 위험을 감소시키고, 통근 거리를 단축하는 효과도 있다. 공유 오피스 시장이 코로나19로 인해 큰 충격을 받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홈 인테리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인테리어의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서울은 새 아파트가 부족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주거 트렌드 변화 등으로 이사를 포기하고 인테리어에 나서는 가구가 증가 중이다. 실제로 가구업체인 이케아와 한샘, 현대 리바트 등 기업의 매출이 증가하고 더불어 전자제품 관련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이제는 집에서도 워라밸을 찾아야 하는 시대다. 이에 알파룸, 펜트리, 테라스와 같이 변화하는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구조와 공간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설계가 적용된 집이 더욱 각광받을 것이며, 또한 세대의 특성에 부합하도록 개조 가능한 아파트도 더욱 인기를 끌 것이다. 과거에는 확장을 통하여 공간을 없앴던 발코니와 베란다가 화초 가꾸기를 위한 공간으로 쓰이는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될 것이다.

아파트 분양시장의 변화

향후 아파트 분양시장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주거 기능이 확대된 만큼 과거처럼 획일화된 건축 공급 방식에서 탈피해 다양한 목적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건설될 것이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더 많아지는 만큼 좀 더 쾌적한 공간 수요로 인해 층간 소음을 줄이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해야 하는 아파트 입구나 엘리베이터 등에는 방역 관련한 장치 등을 설치해야 할 것이다. 빛과 그림자처럼 기존에 수익성 부동산 중 하나였던 상가의 경우 공실이 늘어날 확률이 높다. 배달 위주의 업종이 잘되기 때문에 상가는 대형화된 공간이 필요 없게 되어 공간이 재배치될 확률이 높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