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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버킷리스트 ①
자연 속에서
마주한
서로의
얼굴
추억을
각인하기 위해
떠난
글램핑
‘자연의 극치는 사랑이다. 사랑에 의해서만 사람은 자연에 접근할 수 있다’고 독일의 대문호 괴테는 말했다. 자연 속에서 서로에 대한 마음을 전하려는 IBK人들이 캠핑을 떠났다. 꽃과 물, 바람은 선선하게, 마음은 훈훈하게 남은 기억이었다.
*<with IBK> 5월호의 모든 촬영은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하여 진행했습니다.
writing. 임지영 photograph. 김범기
동료애로 가득한
수지지점
모처럼 만난 싱그러운 자연, 그 속의 화합
저 멀리 부드러운 능선으로 이어지는 산이 대지를 보호하듯 감싼 강원도 홍천에는 계절이 한가득이다. 흩어질 팀원들과 특별한 추억을 남기고 싶어 캠핑체험을 신청한 수지지점의 이강우 과장은 이들이 ‘인연’이라는 첫 단추를 꿰었던 계절도 꽃향기 날리는 봄이 아니었던가 조심스레 떠올려 본다. 새연리조트글램핑장이라는 조금은 낯선 장소에서, 익숙한 얼굴들을 바라보는 홍현정 차장과 김진석 과장, 이수진 대리와 서호준 대리, 김현구 대리도 같은 마음이다.
수지지점은 오는 7월 폐점을 앞두고 있다. 2년이라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속에서 이들은 누구보다 서로와 가깝고 친밀하게 호흡했다. 폐점 결정을 다들 이해하지만, 팬데믹으로 회식 한 번 변변히 못하고 퇴근 후 술잔을 기울이며 진솔한 얘기를 나누지 못한 게 아쉬움으로 남을 뿐이다.
“자, 롤링페이퍼에 서로에게 전하지 못한 마음의 소리를 전해 볼까요?” 팀의 맏언니 홍현정 차장의 제안에 팀원들은 돌아가며 서로에게 전할 마음의 소리를 차곡차곡 눌러 담는다. 예상되는 리액션에 자꾸만 웃음이 새어나온다. 처음의 기억은 싱그럽고 마지막의 기억은 깊고 진하다. 오래도록 남을 추억 주머니를 만들기 위해 여섯 명의 IBK人들은 오늘의 캠핑을 정성스레 준비했다.
“오는 길에 다 같이 마트에 들러 장을 봤어요. 횡성한우도 사고 소시지, 과자 그리고 와인, 매실주 같은 과일주도 샀어요. 함께 바구니를 나눠 들고 장을 보는 모습이 꼭 가족처럼 느껴지더라니까요.” 이수진 대리가 조금 전의 ‘마트 풍경’을 떠올리며 기분 좋은 미소를 짓는다. 김진석 과장과 김현구 대리는 정답게 나눠 먹을 고기와 소시지를 노릇노릇하게 그릴에 굽는다. 홍현정 차장이 포기김치를 먹기 좋은 크기로 싹둑 잘라 접시에 나눠 담는 동안, 이강우 과장과 서호준 대리는 냇가로 이어지는 걷기 좋은 길을 부지런히 탐색한다. 그 사이, 밝았던 스카이라인이 어느덧 붉은 기운으로 채워지더니 조금씩 먹빛으로 물들어간다. 모닥불이 피워지고, 풍성하게 차려진 밥상 위에 여백 없이 채워진 롤링페이퍼가 도착한다.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다짐한 시간
불이 피워진 야외 데크에 여섯 명이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그리고 돌아가며 롤링페이퍼를 읽는다. ‘언제나 누나 같은 차장님. 민원 접수가 많아 힘들었던 날, 팀원들을 위로하는 차장님을 보며 힘을 얻곤 했어요.’ 누군가 남긴 글을 읽은 홍현정 차장의 가슴이 일순 뜨거워진다. ‘우리 팀의 무드메이커, 해결사, 만능치트키!’ 기업의 외환업무를 담당하는 김진석 과장에게는 짧지만 임팩트 있는 찬사가 달렸다. ‘못하는게 없고 책임감 강한 솔선수범 리더. 언제 봐도 유쾌합니다~’ 자신에게 남긴 글을 읽던 이강우 과장의 얼굴이 붉어진다. 칭찬 덕인지, 술기운 탓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 어느 쪽인들 어떠랴. 오늘만큼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한껏 취해 볼 생각이다.
‘일과 가정을 모두 섭렵한 진정한 커리어 맘’ 이수진 대리에게는 코로나 확진으로 다른 직원들이 창구를 비웠을 때, 홀로 창구를 지켜 준 고마움에 누군가 ‘미소천사’라는 별명을 붙여 줬다. 아무리 복잡 다변한 상황에서도 업무 컨트롤에 능한 서호준 대리에게는 ‘일을 정말 잘하는 사람, 고객을 끈다는 게 무엇인지 잘 아는 사람’이라는 평가가, 팀의 막내이면서 가끔 본분을 잊고(!) 맏형 노릇을 하기도 하는 김현구 대리에게는 ‘언제나 솔선수범하는 김 대리, 막내 맞아? 민증 까 봐!’하는 농담조의 칭찬이 달렸다. 중년 고객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비결이 궁금하다는, ‘영업 기밀’을 묻는 댓글도 달렸다.
팬데믹, 비대면, 뉴노멀... 난생 처음 경험하는 상황과 달라지는 기준들은 이들을 혹독한 고난과 도전으로 몰아넣었다. 그 속에서 혹시 서로를 아프게 하거나 다치게 한 건 없었는지, 페이퍼를 읽기 전 조마조마했던 마음이 페이퍼를 읽은 후에는 더없이 훈훈해졌다. ‘롤링’된 건 페이퍼가 아니라 마음이다. 어둠이 짙어지고 모닥불은 깊어 간다.
“지점이 사라지더라도 가끔 만나 얼굴을 볼까요?” 김현구 대리의 제 안에 이강우 과장이 고개를 가로젓는다. “무슨 소리예요? 이건 끝이 아니에요, 새로운 시작이지. 지난 10년 동안 이렇게 단합이 잘 되고 에너지가 넘치는 팀은 없었어요. 우리는 다시 만나야 해요. 언젠가 다시 만나 다시 팀을 꾸리지 않을까요?” 유난히 ‘처음’과 ‘새로움’이 많았던 지난 2년, 마무리도 역시 ‘처음’과 ‘새로움’이다. 희망과 기대로 새로운 처음을 다짐하는 이들의 얼굴이 모닥불 사이로 해사하게 빛난다.
IBK버킷리스트 ②
마음 속 서랍에
간직하고픈 기억
추억을
푸른 숲, 맑은 개울에서 보낸
어느 봄날
*<with IBK> 5월호의 모든 촬영은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하여 진행했습니다.
함께 추억을 쌓은
강동구청역지점
정재웅 차장 가족
진짜 자연에서 즐기는 순도 200% 캠핑
모처럼 빌딩 숲을 벗어난 아이들에게서 활기가 느껴진다. 아빠를 따라 캠핑을 온 수안이와 유안이는 집채만 한 텐트보다 그 앞에 놓인 나무 그네에 시선을 집중한다. “유안아, 우리 같이 이거 탈까? 내가 밀어줄게.” 쌍둥이 남매이면서 9분 일찍 태어난 수안이가 오빠 노릇을 한다. 자연 속 그네에 작은 몸을 꼭 파묻은 수안이와 유안이는 맑은 기운을 드러낸 봄날의 새싹과 복숭아꽃 같다.
홍천까지 오는 내내 아이들과 씨름하느라 맥이 풀렸지만, 그럼에도 정재웅 차장은 혼자 텐트 안으로 들어가 가방에서 짐을 꺼내 정리한다. 기업은행에서 근무한 지 15년째인 그는 강동구청역지점에서 기업금융업무를 담당한다. 지난 2년여간은 팬데믹과의 싸움이자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기업은행 본연의 목적을 다하기 위해 그는 수많은 소상공인들과 면담했고 이들의 대출 업무에 신경을 쓰느라 정작 자기 자신은 챙기지 못했다.
“회색 빌딩숲에서 벗어나 초록색 자연 숲에서 힐링을 하고 싶었어요. 아이들에게도 야외 체험을 선물하고 싶었고요. 강원도는 오랜만인데 아까부터 들려오는 개울소리, 새소리에 시름이 사라지는 것 같네요.” 짐 정리를 마치고 텐트 밖으로 나온 정재웅 차장이 한숨을 돌리며 말한다. 한 달 전부터 아이들은 날씨가 풀리면 캠핑을 떠날 거란 사실에 들떠 오늘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코로나19로 인해 아이들에게는 학교와 집, 학원을 오가는 생활이 이어졌다. 어느덧 3년째 이어지고 있는 팬데믹 상황에 정재웅 차장은 마음껏 뛰놀 운동장을 잃은 채 앞만 보고 내달리는 아이들이 안타까웠다. 그런 아이들에게 오늘 글램핑은 아빠의 마음이 담긴 귀한 체험이다. “성장에는 자기만의 공간이 필수라죠? 아이들은 집에서도 텐트치고 자는 걸 좋아해요. 자신만의 아늑한 세계를 창조하는 거죠. 오늘은 진짜 캠핑이 무엇인지 보여 주려고 해요.”
푸른 기억은 그렇게 꿈을 지켜 주고
그네 놀이를 마친 아이들은 텐트 입구에서 신발을 벗으며 “이제 집 구경 해도 돼?” 하고 묻는다. 정재웅 차장이 고개를 끄덕이자 아이들은 텐트 안으로 들어가 반짝이는 눈으로 ‘가 보지 않은 세계’를 탐험한다. “우와, 텐트 안에 침대도 있어!” 아까부터 트램펄린을 찾던 유안이는 트램펄린 대신 침대 위를 깡충깡충 뛰며 날아다닌다. 수안이도 뒤따라 침대 위에서 공중부양을 한다. 닮은 듯 다른 아이들. 수안이가 활달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라면 유안이는 감성이 풍부하고 섬세한 아이다. “아이들을 통해 우주를 경험해요. 드넓고 끝없고 무한하죠.” 마당에 핀 꽃과 풀을 구경하고 목재 테이블에 둘러앉아 보드게임 젠가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동안 서서히 어둠이 내려온다. 정재웅 차장은 아이들에게 줄 맛있는 고기를 준비한다. 엄마가 해 주는 ‘집밥’도 맛있지만 아빠가 차려 주는 ‘자연밥’도 맛있다는 걸 보여 줄 생각이다. 모닥불을 피우며 그는 기억의 서랍 속에 정갈히 접어 둔 추억 한 조각을 꺼낸다. “수안이랑 유안이, 너희들이 세 살 때 IBK 아이(I)미래통장의 모델이었던 거 기억해? 아빤 그때 너희가 얼마나 자랑스러웠는지 몰라.” 수안이와 유안이는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언젠가 엄마가 보여주었던 사진을 떠올린다.
정재웅 차장이 꿈꾸는 미래의 전부였던 아이들이 어느덧 초등학생이 되었다. 모닥불 앞에서 손을 내밀고 온기에 몸을 내맡긴 아이들에게 아빠는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준다. 할아버지를 따라 그물망을 메고 낚시를 떠났던 기억, 냇가에 발을 담그는 순간 주변이 사라지고 수면 아래로 헤엄치는 물고기만 눈에 들어왔던 어린 시절. 그 시절의 푸른 기억이 있었기에 지금도 꿈을 꾸며 살아가는 것이라고 다정히 말해 준다. 아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진지하게 듣는 아이들이 제법 어른스럽다.
“어떤 아빠가 좋은 아빠일까 늘 생각해요. 힘이 되는 추억을 많이 남겨 주는 아빠가 좋은 아빠인 것 같아요. 저희 아버지처럼요. 앞으로 아이들과 함께 자연을 누릴 수 있는 시간이 많았으면 해요.” 정재웅 차장은 모닥불 앞에 앉은 아이들을 ‘찰칵!’ 찍어 마음속에 저장한다. 오늘이 지나면 가족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겠지만 어느 찬란한 봄날숲에서 캠핑을 했던 기억만큼은 두고두고 꺼내 보고픈 소중한 보물로 오랫동안 반짝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