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영역
몰입의 기술로
삶의 티어를 높이다
온라인 게임에 몰두하는 즐거움 속에서 다양한 삶의 가치를 발견해 온 개인디지털채널부 허종하 과장. 결코 단선으로 끝나지 않는 그의 몰입은 여러 방면을 향한 곧은 집중력으로 드러난다. *<with IBK> 5월호의 모든 촬영은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하여 진행했습니다.writing. 임산하 photograph. 김범기
- 개인디지털채널부
- 허종하 과장
- 겉이 아닌 속이 차 있을 때 우리는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이는 세상 모든 것에 적용되는데, 게임이 삶의 이치를 깨닫게 해 준 셈이다. 다른 양상의 격물치지다. 그리고 허종하 과장은 게임을 발판 삼아 많은 이들과 교류하며 더 큰 의미를 다져 가고 있다.
내실의 중요성을 알려 준 게임
게임이 하나의 문화로 인정받는 시대를 살고 있지만 여전히 사회적 입지는 그리 넓지 않다. 그것은 단지 ‘게임’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게임은 게임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게임은 정확하게 해결하는 판단력과 앞으로 나아가는 결단력을 키워 주는데, 이 모든 것은 오락적 즐거움이라는 기반 위에서 자라난다. 그래서 게임의 오락적 기능을 결코 폄하해서는 안 된다. 겉은 ‘오락’으로 보일지라도 속에는 그보다 깊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리고 여기, 게임을 통해 삶의 의미를 색다르게쌓아 가는 개인디지털채널부 허종하 과장이 있다.
“어릴 적부터 함께했으니 게임은 저의 또 다른 단짝이나 마찬가지예요. 저희는 이따금 친구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우잖아요. 게임도 제게 다양한 배움을 주었는데, 그중 하나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내면의 단단한 실력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게임을 통한 배움에 대해 진중하게 이야기하는 허종하 과장. 그가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까닭은 오랜 시간 온라인 게임에 집중해 왔기 때문이다. 그 안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며 몰입하는 집중으로 한층 더 깊은 공부를 하게 된 그다.
“흔히 과금이라고 하죠. 어릴 때에는 과시 목적으로 좋은 아이템을 구매하기도 했었어요.(웃음) 그런데 어느 순간 화려한 겉모습은 하나의 모양새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생각해 보면 프로게이머 페이커도 본인 실력으로 정상에 간 것이잖아요.”
겉이 아닌 속이 차 있을 때 우리는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이는 세상 모든 것에 적용되는데, 게임이 삶의 이치를 깨닫게 해 준 셈이다. 다른 양상의 격물치지다. 그리고 허종하 과장은 게임을 발판 삼아 많은 이들과 교류하며 더 큰 의미를 다져 가고 있다.
“게임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인식이 아직까지 좋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게임은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기도 해요. 직급과 상관없이 다양한 교류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때로는 팀의 단합력이 중요한 게임을 통해 친목을 쌓기도합니다.”
동일한 취미를 가진 사람과 대화가 잘 통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온라인 게임은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만남이 어려운 시기에도 만남을 이어갈 수 있는 창구가 되어 주었다. 게임을 바탕으로 소중한 인간관계를 만들어 온 그. 이는 함께하는 인연을 귀히 여기는 그의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방면으로 뻗는 근사한 집중력
허종하 과장이 온라인 게임 고수로 소개된 데에는 동료의 추천이 있었다. 이는 누구나 인정하는 실력을 갖췄다는 것을 증명하는데, 그는 실제로 배틀그라운드 세계 순위 293위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BANK-KOREA’라는 그의 아이디에 세계인이 주목했을 것이다.
“배틀그라운드는 시즌 초창기에 했던 게임이에요. 제가 하나의 게임에 한순간 몰입하는 경향이 있어요. 초임지가 격지였는데, 당시 배틀그라운드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PC 사양을 갖춘 곳이 주변에 없어서 주말에는 서울로 왔던 기억이 나요.”
그의 남다른 능력은 어떤 게임에서든 빛을 발한다. 지금은 ‘롤토체스’라 불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전략적 팀 전투’에 집중하고 있는 그. 이 게임에서도 그는 다이아아몬드 티어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리그오브 레전드’는 게임을 모르는 이들도 이름은 들어봤을 만큼 유명한데, 허종하 과장에게는 이 게임에서 그만의 정상을 찍은 경험이 있다.
“프로선수들이 거치는 최종 등급의 바로 앞까지 가 본 경험이 있습니다. 한 번 이기면 3점을 얻고 한 번 지면 10점을 잃기 때문에 계속 이겨야만 하는데, 최종 관문을 넘지는 못했지만 저는 저만의 ‘정상’에 닿았다고 생각합니다.”
이후에는 취업 준비에 집중하면서 해당 등급을 유지하지 못했다고 하지만 그는 거기까지 간 것으로도 자부심을 느낀다고 덤덤하게 말한다.
“신기하게도 아쉽지는 않습니다. 만약 그 당시 저만의 정상이 아닌 그보다 더 높은 정상을 찍었더라면 IBK人이 되지 못했을 테니까요.(웃음) 무언가에 몰두하며 노력했던 시간이 결과보다 더 값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허종하 과장은 IBK人으로서도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현재는 정보대학원에서 AI와 빅데이터에 대한 공부를 하며, 빅데이터분석기사 자격증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영업점에서 근무하는 동안 대출의 디지털화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위험성을 줄여 주는 동시에 안전성을 높이는 방법을 찾아 이에 대한 기획을 해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빅데이터분석기사는 파이썬(Python)과 R언어를 공부하는 중인 제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서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내면의 단단한 실력’을 업무에도 차곡차곡 쌓아 가고 있는 그. 그는 실제로 여러 자격증을 취득하며 그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CDCS(국제공인신용장전문가), CAMS(국제자금세탁방지전문가) 그리고 빅데이터 관련 자격증 SQLD(SQL 개발자), ADsP(데이터분석 준전문가)까지. IBK人이라는 그의 ‘본캐’는 온라인 게임의 고수라는 ‘부캐’보다 훨씬 더 화려하고 압도적이다.
남다른 탐구력으로 다진 오늘
누구에게나 시작이 있다. 허종하 과장이 온라인 게임을 만나게 된 것은 아버지 덕택이었다. 당시 이공계 분야에서 근무하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또래들보다 일찍 컴퓨터를 갖게 되었고, 자연스레 새로운 게임을 많이 접하게 되었다. 어쩌면 그에게 현실을 넘어선 세계인 메타버스는 너무나도 익숙한 모습이었을지 모른다.
“가상세계가 담긴 게임은 오래 전에도 많았어요. 실례로 ‘조이시티’라는 게임이 있었는데, 행복한 도시 안에 독특한 요소가 많았던 것은 아니지만 하나의 아바타를 꾸미면서 재미있게 즐겼던 것 같아요.”
단순히 가상현실이 아닌 그 안에서 다양한 상호작용을 하고 아바타를 통해 교류하는 플랫폼이 메타버스이다. 메타버스에도 관심이 많다는 허종하 과장은 기업은행 내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메타버스를 상상해보는 중이다.
“지금의 현실을 넘어서는 다른 현실을 보여 주는 것이야말로 메타버스의 의미일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VR HMD(머리 착용디스플레이)를 착용하여 기업은행에 들어가 손쉽게 상담을 받거나 본점에서 가상으로 면접을 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생각해 보곤 했습니다.”
온라인게임은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만남이 어려운 시기에도 만남을 이어갈 수 있는 창구가 되어 주었다. 게임을 바탕으로 소중한 인간관계를 만들어 온 그. 이는 함께하는 인연을 귀히 여기는 그의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떤 일에서든 깊이 탐구하는 습관이 박혀 있는 허종하 과장. 그가 온라인 게임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이는 까닭은 이와 같은 열정이 있기때문이다. 그리고 한 가지를 더 꼽는다면, 그것은 바로 그만의 경험으로 만들어 온 장비에 대한 노하우 덕분이다.
“물론 모니터, 마우스, 키보드 등 필요한 제품들은 많습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의자입니다. 게임을 오래 하면 실력은 높아지지만 그와 비례하게 허리는 나빠집니다.(웃음) 건강을 생각한다면 좋은 의자를 구비하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다른 어떤 장비보다도 의자의 중요성을 힘주어 말하는 그에게 진실된 고수의 향기가 느껴진다. 앞으로 롤토체스에서 다이아몬드를 넘어 마스터 등급까지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는 그. 이어서 그가 차분히 말한다.
“지금은 4차산업혁명 시대를 열어 가는 중입니다. 이제는 컴퓨터가 없으면 돌아가지 않는 시대죠. 컴퓨터와 가까워지는 방법은 다양할테지만, 게임도 그중 하나입니다. 이는 4차산업혁명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될 수도 있어요. 그리고 게임을 통해 삶의 또 다른 영역에서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것도 특별한 기쁨이라고 생각합니다.”
몰입을 통한 즐거움을 아는 허종하 과장. 구심력과 원심력을 통해 자신을 탄탄하게 다져 온 그는 이미 ‘마스터’를 넘어선 오늘을 살아가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