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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이 만개한 태백산
절경의 눈부심에 반하다

태백산의 눈꽃은 지금이 절정이다. 수수하지만 풍성하게 피어나는 눈꽃을 만끽하러 IBK人들이 모였다. 백두대간의 세찬 바람을 뚫고 거뜬히 정상에 오른 이들. 이들이 그곳에서 마주한 풍광은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with IBK> 2월호의 모든 촬영은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하여 진행했습니다.

writing. 임산하 photograph. 참여 직원 제공

주목 군락지의 상고대
즐거움을 공유하며 하나 된 산행

모두가 잠든 고요한 아침 6시. 해도 눈 뜨기 전인 이 시간에 함께 모여 태백산을 향해 기운차게 달려온 네 명의 IBK人들. 이들은 배관희 교수, 정동원 교수, 김종건 교수 그리고 퇴직연금부의 허은영 팀장이다.
유일사 탐방안내소에서 시작해 장군봉과 천제단을 거쳐 부쇠봉, 문수봉을 지나 당골광장으로 내려오는 약 10km의 코스를 계획한 이들은 하산 마지막 지점이 될 당골광장 주차장에 차를 대고 시작점인 유일사 탐방안내소로 이동해 왔다. 이 같은 지혜를 발휘한 것은 등산에 대해서만큼은 잔뼈가 굵은 까닭이다. IBK기업은행 임직원들 간의 소통과 화합을 위해 탄생해 햇수로 50년이 된 IBK산악회에서 회장, 고문, 산악대장을 맡으며 정기 산행을 이끌어 온 이들. 비록 코로나19로 인해 2년 이상 산악회 활동을 중단해야 했지만, 산을 향한 애정은 여전히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
“오래도록 산행을 하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함께할 수 있어서 더없이 기쁩니다.”라고 말하는 배관희 교수. 곁에서 이야기를 듣던 정동원 교수는 “당골광장에 내렸더니 바람이 거세더라고요. 초속 5m라고 하는데, 오늘 제대로 맛보겠다 싶어 기대가 됩니다.”라며 입구를 바라 본다.
등산 전문가들답게 단단히 배낭을 채워 온 이들은 그 무게에도 아랑곳없이 오르막길로 발을 내디딘다. 물론 모든 산은 다 각각의 난도가 있지만, 태백산(해발 1,567m)은 우리나라에서 일곱 번째 높은 산으로 결코 쉬운 산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들이 함께 공유하는 감정은 단연 즐거움이다. 다음 걸음이 자신을 어디로 안내할지 아는 사람들처럼 기대로 가득하다.

시작 지점 유일사탐방로
태백산 능선 길
시간이 주는 고매함으로 빛나는 산

유일사 탐방안내소에서 유일사를 지나고 나면 곧 능선이 시작된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눈을 뗄 수 없는 아름다움으로 채색된 주목 군락지를 만날 수 있다. ‘살아서 천 년, 죽어서 천 년’ 간다는 주목이 피운 상고대. 찬 겨울에도 기꺼이 자신의 몸을 내어 만개한 서리꽃에, 주목은 그 어떤 나무보다 강건해 보인다.
허은영 팀장은 “아직 장군봉까지는 조금 더 올라야 하지만, 역시 이 맛에 겨울 산행을 하나 봅니다.”라며 미소 짓는다. 김종건 교수도 “3년 만에 태백산에 왔는데, 언제나처럼 주목이 우리를 반겨 주니 고맙고 즐거울 따름입니다.”라며 기쁜 마음을 드러낸다.
항상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넉넉하게 만물을 품는 산. 변화무쌍한 날씨와 불가피한 재해 속에서도 변함없는 모습으로 서 있는 산. 산에게 있어 유일한 변화라면 시간이 지날수록 고매해진다는 것이 아닐까. 산은 그렇게 말없이 우리의 스승이 된다.
그런데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다. 적당히 땀을 흘렸으니 가볍게 배를 채워야 할 때! 때마침 허은영 팀장이 맛있는 음료수(를 가장한 막걸리)를 꺼낸다. 체험키트를 이용해 그가 직접 빚은 막걸리로 진한 누룩향이 일품이다. 배관희 교수가 “절대 막걸리는 아닙니다.”라며 웃어 보이지만 누가 봐도 ‘막걸리’다. 실은 좀 전에 우연히 만난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에게서 가벼운 한 잔 정도는 괜찮다는 허락을 받았다.
“꼭대기에서 거나하게 마시는 건 안 되지만 중간에 한 잔 정도는 괜찮다고 하시더라고요. 기념하는 재미니까요. 다만 두 잔을 부르는 한 잔은 안 됩니다.”
허은영 팀장이 서로에게 다짐을 두듯 말한다.
가붓하게 배를 채우고는 다시 가방을 메고 차분히 산행에 집중하는 이들. 금세 태백산의 정상 장군봉에 도착해 기념사진을 찍으며 꼭대기에 오른 기분을 만끽한다.

능선 길의 눈꽃
천제단에서 직원들의 평안을 축원하다

장군봉에서 능선을 따라 조금 더 이동하면 ‘太白山’이라 적힌 정상석을 만날 수 있다. 그 뒤에는 태백산의 명성을 책임지는 천제단이 있다. 이곳에 있는 ‘한배검(단군을 높여 부르는 말)’ 비석 앞에서는 개천절마다 제를 지내며 나라의 안녕을 기원한다.
정동원 교수는 어느새 자리를 잡고 술을 올린다. 그러고는 축문을 읊는다.
“유세차(維歲次). 2022년 임인년 검은호랑이해 우리 IBK기업은행 직원들 건강하고 무탈하시기를 태백산 산신께 기도드리옵니다. 이 한 잔을 올리오니 산신께서 흠향하여 주시기를 바라옵니다. 상향(尙饗).”
이 자리를 빌려 IBK기업은행 직원들의 평안을 기도한 정동원 교수. 그를 따라 한마음으로 발원한 이들의 백두대간만큼 드넓은 정성은 분명 저 높은 하늘에서도 눈에 띄었을것이다.
이제 이들에게는 하산에 앞서 든든하게 배를 채울 점심이 남았다. 등산 전문가들답게 곧바로 비닐텐트를 치며 식사를 준비한다. “산악인에게는 따뜻한 호텔같은 텐트”라며 엄지를 치켜세우는 배관희 교수. 땀 흘려 꼭대기를 밟았다는 성취감이 감미료가 되어 주기 때문일까, 하산 길에 먹는 밥은 그 자체로 꿀맛이다. 그런데 동료들과 근사한 풍광 속에서 즐기는 식사 시간이라니 꿀도 못 따라올 달콤함이다.

  • 장군봉에서 천제단으로 가는 길
  • 태백산 최고봉 장군봉
천제단에서 바라본 전망

“유세차(維歲次).
2022년 임인년 검은호랑이해
우리 IBK기업은행 직원들
건강하고 무탈하시기를
태백산 산신께 기도드리옵니다.
이 한 잔을 올리오니
산신께서 흠향하여
주시기를 바라옵니다.
상향(尙饗).”

태백산이 주는 끝없는 선물

함께하는 자리가 오랜만이었던지라 비닐텐트의 아늑함 속에서 한껏 이야기꽃을 피워낸 이들. 자리를 깨끗이 정리하고 다시 하산할 준비를 한다. 그렇게 몇 걸음 내려갔을까.
앞서가던 배관희 교수가 돌아오더니 발자국 하나 없는 눈밭 위에 등을 대고 눕는다. 그의 얼굴에 싱글벙글 미소가 가득하다. 그 모습을 본 허은영 팀장이 “산은 누구든 동심으로 보내 주는 것 같아요.”라며 밝게 웃는다. 순간 장난기가 발동한 배관희 교수. 다시 일어나려니 못 일어나겠다며 동료를 향해 잡아 달라고 말한다. 그 말에 김종건 교수가선뜻 손을 내밀었는데, 배관희 교수는 그 손을 잡아당겨 버린다. 잠시 눈밭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게 된 두 사람. 티끌 하나 없이 새파란 하늘 아래 있었다는 것이 새삼스러워지고 만다.
설원에 누워 보는 재미를 준 태백산의 선물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다양한 수종 사이로우람하게 자란 참나무가 이들을 반긴다. “수령이 500년 이상은 된 것 같네요.”라며 감탄하는 정동원 교수 옆에서 김종건 교수가 “지름이 1m가 넘는 참나무는 진짜 보기 힘든데 말예요.”라며 놀랍다는 듯 말한다. 나무는 언제나 조용히 자라난다. 자신의 성장을 티 내는 법이 없다. 그것이 진짜 성장인지 모른다.

태백산 천제단
  • 태백산 문수봉
  • 장군봉에서 바라본 전경
산행의 즐거움을 나누는 시간

해가 뉘엿뉘엿하며 저물 준비를 하는 때, 그림자는 길어지고 설원은 점점 사라진다. 하산 지점인 당골광장에 가까워졌다는 뜻이다. 이들은 아이젠을 끼웠던 등산화를 다시 정비하며 마지막까지 힘을 낸다. 산은 언제나 쉽지 않다. 등산 초보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들과 같은 전문가도 산이 내어 주는 길을 가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단 한 번도 쉬운 산행은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산행을 마무리할 때는 언제나 뿌듯한 것 같습니다. 오늘도 마찬가지예요. 예상한 것보다 더 쌀쌀한 날씨였지만 멋진 풍광 덕에 기쁘게 산행을 했습니다.” 허은영 팀장의 말이다. 그는 “저 같은 초보자도 안전 산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산행을 함께하면 좋겠습니다.”라며 겸손한 자세로 등산의 즐거움을 알리는 데 앞장선다. IBK산악회를 이끄는 배관희 교수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기에 오늘도 행복한 산행이었습니다.”라며 환히 웃는다.
태백산의 정기와 선물을 한 몸에 받은 이들 넷. 이들이 함께 오를 다음 산은 어딜까. 그곳이 어디든 산의 마음에 동화되어 힘차게 걸어갈 것은 분명해 보인다.

도착 지점 당골탐방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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