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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해답이 아닌 질문을
선물하는 강연

변화를 위해 내면에
집중하는 시간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은 우리 각자의 15분에 다양한 의미를 새겨 준 강연 콘텐츠이다.
다채로운 강연은 우리의 삶에 질문을 남기고, 그 질문은 다음 걸음의 방향을 결정한다. 그렇게 변화가 찾아온다.

writing. 임산하 photography. 김범기

오래도록 의미를 남기는 세바시의 강연

15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15분 동안 ‘세상을 바꾸겠다’고 다짐한 이가 있었으니, 바로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이하 세바시)을 기획한 구범준 대표다. 그는 CBS TV 방송 프로그램으로 시작해서 2017년 독립적인 콘텐츠 기업으로 출범한 세바시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현재 유튜브 구독자는 143만 명(2021년 12월 30일 기준)이며, 연간 조회수가 8천만 회에 달할 정도로 상당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세바시가 처음으로 대중과 소통을 시작한 것은 2011년 5월의 일이다. “당시는 스마트폰이 천만 대를 넘어서는 시점이었습니다. 그런데 스마트폰 속 미디어가 드라마, 영화, 예능 등 교양 지식과 거리가 먼 콘텐츠밖에 없는 것이 눈에 띄었고, 새롭게 정의된 강의 프로그램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가 고안한 것은 대규모 시민 관객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콘서트 방식의 공개녹화 강연이었다. 누구나 강연자로 설 수 있도록 했으며, 또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을 고려해 짧은 길이로 제작하기로 했다.
세바시는 첫 공개녹화 강연을 시작으로 매달 2회씩 400석 이상의 대규모 공개 강연을 지속했다.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만 관객과 소통하고 있는 중이지만 세바시를 찾는 이들은 여전히 늘고 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세바시에는 롱테일 현상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강연은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녹슬지 않는다. 관객에게 던진 강연자의 질문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꾸준히 의미를 남기고 그 뜻을 되새기게 한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때로 지나간 강연을 찾아 듣기도 한다. 세바시의 무궁무진한 콘텐츠 안에는 누군가에게 방향키가 되어 주는 강연이 분명히 있다.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이 강연이 공공의 교육자료로도 활용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세바시의 역량과 가치는 무한하기 때문이다.

세바시가 가지고 있는 착한 콘텐츠의 정체성을 고민하다 보면 자연스레 미디어에서 조명하지 않았던 이들에게 눈길이 가게 됩니다. 그래서 세바시는 여성, 장애인, 청소년 등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노력합니다.

15분이라는 시간의 의미를 전복하다

세바시의 진가는 프로그램명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구범준 대표는 세상의 변화를 꿈꾼다. 그는 인권을 가장 중요한 가치에 두고, 마이크를 건네받지 못한 이들의 목소리를 담는 것에도 집중한다.
우리의 세상은 다채롭고 다양하다. 성별, 장애 여부, 사회적 지위 등에 따라 각자는 다른 세상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우리가 듣지 못했던 이야기를 듣고, 우리가 보지 못했던 상황을 통해 문제가 드러나야 한다고 구범준 대표는 말한다. “세바시가 가지고 있는 착한 콘텐츠의 정체성을 고민하다 보면 자연스레 미디어에서 조명하지 않았던 이들에게 눈길이 가게 됩니다. 그래서 세바시는 여성, 장애인, 청소년 등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노력합니다.”
세상의 변화에 집중하는 시간으로 ‘15분’을 정했던 까닭은 무엇일까. “많은 분들이 ‘세바시’ 하면 ‘15분’을 떠올리시더군요. 그러나 저희는 ‘15분’보다는 ‘시간’의 의미에 집중했습니다. 이를 명명하기 위해 시간의 의미를 양극단으로 나누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한쪽에는 하루를 살다 보면 우리가 허비했는지도 모르고 보내는 시간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내 삶을 바꾸는 시간이 있을 것입니다. 후자를 흔히 터닝 포인트라고 하죠. 우리의 변화는 찰나에서 시작됩니다. 양극단에 있는 시간의 의미를 조합하여 버려질 수 있던 시간이 내 인생을 바꾸는 시간으로 바뀔 수 있다는 의미를 담은 것입니다.”
시간의 의미를 융합하여 제작한 세바시. ‘15분’보다는 ‘시간’에 주목하기 때문에 세바시는 콘텐츠을 정확히 15분에 맞추지 않는다. 오히려 15분에 집착하는 것은 더 나은 메시지를 전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했다는 구범준 대표. 하지만 그에게 15분은, 짧지만 통찰력 있는 시간으로 그 의미를 전복하기에 적절한 수치였다. “세바시 기획 전에 우연히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우리가 미용실에서 잡지를 읽는 시간에 15분이 걸린다고 합니다. 버스를 놓쳤을 때 기다려야 하는 시간, 야식으로 라면을 끓여 먹는 시간 등 세 가지 상황으로써 버려지는 ‘15분’을 구체화한 셈입니다.” 세바시의 콘텐츠 중에는 ‘나머지 45분’도 있다. 이는 강연자를 다시 초대해 15분 강연에서 못 다한 나머지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이다. ‘시간’의 의미에 몰두했기에 세바시는 이처럼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세바시 기획 전에 우연히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우리가 미용실에서 잡지를 읽는 시간에 15분이 걸린다고 합니다. 버스를 놓쳤을 때 기다려야 하는 시간, 야식으로 라면을 끓여 먹는 시간 등 세 가지 상황으로써 버려지는 ‘15분’을 구체화한 셈입니다.

질문하고 배우며 마침내 변화하다

10년 이상의 시간 동안 강연 지식 콘텐츠로서 다양한 이들을 만나 온 세바시는 이제 어떤 변화를 꿈꾸고 있을까.
“세바시의 시작은 신선한 콘텐츠였지만 이제 10년이 됐으니 세바시는 전혀 새로운 콘텐츠가 아닙니다. 세바시 콘텐츠를 다시 정의해야 할 때입니다. 재정의의 시작은 세바시 강연의 의미를 톺아보는 것이었습니다. 세바시 강의는 우리 삶의 궁금증에 대한 답이 아닌, 질문입니다. 강연자의 이야기를 내 삶에 적용했을 때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질문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단순히 강연을 보고 끝내는 것이 아닌, 방향을 틀어 나의 내면을 향해 질문을 던지는 것. 이를 위해 세바시는 총 3권의 <세바시 인생질문> 책을 출간했다. 이 책은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먼저 소개되었는데, 당시 30분 만에 펀딩 목표 100%를 달성할 정도로 대단한 성과를 올렸다.
질문이 변화의 시작이라면, 배움은 변화의 길목으로 들어가는 과정이다.
“배움은 삶의 욕구와 에너지를 지속시킵니다. 우리는 뻔하지 않은 배움은 두려워하면서, 평범한 배움은 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대로 들여다보면 정확히 알지 못하면서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누구나 강사가 되고, 누구나 수강생이 될 수 있는 배움 커뮤니티 플랫폼 ‘세바시 랜드’를 개발하였습니다. 이 안에는 저희가 만든 배움 커뮤니티인 세바시 대학도 있습니다.”
우리는 때로 ‘선무당’이 된다. 스스로 배움의 영역을 제한하고, 내일의 걸음에 장벽을 세우며, 타인의 이야기를 재단하려 한다. 나의 변화를 방해하는 것이 결국 나 자신은 아닌지 생각해야 할 때다. 구범준 대표는 “우리는 익숙한 일만 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하며 내 삶의 맥락에서 ‘도전하지 않았던 것’, 그래서 ‘낯선 것’을 시도해야 한다고 말한다. 낯섦을 인지하고, 질문하며 배우고자 할 때 우리의 세상에는 비로소 변화가 찾아올 것이다.

배움은 삶의 욕구와 에너지를 지속시킵니다. 우리는 뻔하지 않은 배움은 두려워하면서, 평범한 배움은 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대로 들여다보면 정확히 알지 못하면서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누구나 강사가 되고, 누구나 수강생이 될 수 있는 배움 커뮤니티 플랫폼 ‘세바시 랜드’를 개발하였습니다. 이 안에는 저희가 만든 배움 커뮤니티인 세바시 대학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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