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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특별한 캔들 만들기
연말의 낭만을 가득 담다
- 글 지유리 사진 김범기
- 분위기를 잡아 주는 인테리어 소품이자 은은한 향기를 전하는 도구로서 캔들은 연말 필수품이다. 올해를 멋지게 마무리하기 위해 낭만을 가득 담은 캔들을 만들고자 IBK人들이 모였다. 그렇게 그들만의 연말 파티가 시작되었다. * <with IBK> 12월호에 관련된 모든 촬영은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하여 진행하였습니다.
설렘을 안고 공방의 문을 열다
여유로운 토요일 오후, 새어 나오는 은은한 향기를 따라 IBK人들이 찾아간 곳은 울산의 캔들 공방 ‘캔들바나나’. 문을 여니 ‘캔들에 반하다’라는 뜻처럼 다양한 캔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향기로운 향까지 머금고 있는 감미로운 공간에 팔짱을 낀 다정한 모녀가 들어온다. 내년 1월 결혼을 앞둔 녹산중앙지점 최윤희 대리와 그의 어머니다. 오늘의 캔들 체험은 결혼 전 어머니와의 멋진 추억을 만들고자 최윤희 대리가 마련한 자리다.
“경주에서 기차를 타고 왔는데 마치 소풍 가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딸이랑 같이 캔들 만들기를 할 생각에 설레기도 하고요. 오늘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어요.” 최윤희 대리의 어머니는 마치 여고 시절로 돌아간 여학생처럼 들떠 있는 모습이다. 미소 가득한 어머니를 바라보던 최윤희 대리는 “어머니가 평소 캔들 홀더를 수집하시는데, 홀더에 놓을 크리스마스 캔들을 만들고 싶다고 하세요. 저는 신혼집에 놓을 인테리어용 캔들을 만들 계획입니다.”라며 각오를 다진다. 모녀의 모습에서 씩씩한 여자 복식팀이 오버랩된다.
잠시 뒤 공방 문을 열고 들어온 다른 팀은 울산지점 박신영 과장과 울산송정지점 박선미 대리다. 현재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지점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오랫동안 인연을 이어 온 각별한 사이다. “2006년 울산북지점에서 서로가 신입사원일 때 처음 만났어요. 그 뒤로 직장에서는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해야 했지만, 직장 밖에서는 죽고 못 사는 자매처럼 지낸답니다.” 사회에서 만나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박신영 과장과 박선미 대리는 15년을 넘어 앞으로 꾸준히 이어갈 둘의 우정만큼이나 오래 태울 수 있는 캔들을 만들고 싶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캔들 만들기에 진심인 두 팀의 모습만으로도 오늘의 활약이 기대된다.
디자인 선택에 만전을 기하다
캔들 제작에 앞서 IBK人들이 가장 먼저 할 일은 캔들 디자인을 고르는 일이다. 캔들 제작을 도와 줄 이슬기 선생님은 캔들바나나 공방 SNS 게재 사진에서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선택하게 했다. 스마트폰 위에서 손과 눈이 바빠진 박신영 과장과 박선미 대리. “너무 다 예뻐서 못 고르겠어요.”라며 투정 아닌 투정을 하던 박선미 대리는 날개 달린 소년 디자인을 선택하고서도 “이것보다 큐브 디자인이 더 예쁜가?”라며 계속 고민하고, 박신영 과장은 “아이고 이것도 예쁘고 저것도 예쁘고 큰일 났다, 우리!”라며 호탕하게 웃어 보인다.
일상생활 용품을 작품으로 만드는 오브제 디자인에 맞춰 박신영 과장과 박선미 대리는 아기자기한 곰돌이와 전등을 선택한다. 최윤희 대리는 신혼집의 분위기를 살려 파스텔 톤의 인테리어 소품용 디자인을 고른다. 그러고는 어머니가 고른 트리 디자인과 어울릴 만한 색상을 하나씩 선별한다. 자상한 딸을 둔 어머니에게는 흐뭇한 미소가 번진다.
캔들의 개성을 만드는 향기
디자인이 정해지면 왁스에 첨가할 향을 선택한다. IBK人들 앞에 다양한 향료가 놓인다. 생화를 떠올리게 하는 ‘플라워룸’, 신선함과 달콤함이 알맞게 섞인 ‘블랙베리 앤 베이’, 이국적인 수목향의 ‘상탈 카르망’ 등 각양각색의 향기 앞에 IBK人들의 코는 쉴 틈이 없다. 박선미 대리는 손바닥과 소지품에 한 방울씩 향료를 떨어뜨려 향이 발산되는 느낌을 체험하기도 한다.
평소 캔들을 종종 사용해 왔다는 최윤희 대리는 향초의 향이 얼마나 오래가는지 질문을 던진다. 가장 일반적인 질문이지만 가장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라며 이슬기 선생님은 “향의 연소시간에 영향을 주는 변수가 다양하기 때문에 한마디로 정의 내리기 어려워요.”라고 답한다. 그도 그럴 것이 소이캔들의 심지와 향에 들어가는 오일에 따라 화력에 차이가 나고, 이에 더해 향을 태우는 공간의 크기, 공기의 순환 상태 등에 따라서도 향의 지속력은 달라진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향기로운 캔들이 쉽게 꺼지지 않고 오래 태워지길 바라는 마음은 모두 같다는 것이다.
흔들림 없는 정확한 집중력
캔들 만들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왁스를 녹이는 일이다. 천연 콩으로 만들어진 소이왁스는 온도에 따라 소이캔들의 표면 상태, 밀착력 등이 결정되기 때문에 정확한 온도를 맞추는 일이 중요하다. 대용량 왁스가 용해될 때를 기다리는 동안 IBK人들은 심지 작업을 진행한다. 적당한 길이로 자른 심지를 디자인 틀인 실리콘 몰드에 끼워 넣는 일이다.
심지를 만든 후 실리콘 몰드의 절개선을 테이프로 봉하면 대략 준비는 끝난다. 잠시 후 용해된 소이왁스가 도착하자 IBK人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와~”하며 환호한다. 박선미 대리는 스테인리스 비커에 담긴 소이왁스를 보며 “저 액체가 캔들이 될 거라니 벌써부터 신기해요.”라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다음은 계량이다. 계량 수치는 ‘왁스 무게+향료 무게’로 계산된다. 전자저울로 수치를 정확히 재야 하기에 IBK人들은 조금 긴장한 듯 보인다. 전자저울로 0.0점을 확인한 뒤 진행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잠깐 실수를 한 최윤희 대리의 어머니는 멋쩍게 웃는다. 그의 곁에서 최윤희 대리는 “괜찮아, 엄마.”라며 짐짓 어른스럽게 다독인다.
왁스 온도가 80℃가 되면 염료를 넣어 색상을 만든다. 이때 왁스의 온도를 정확히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스포이드로 염료를 왁스에 한두 방울 떨어뜨린 후 우드스틱으로 저어 주면 색상이 나오는데 저으면 저을수록 색상은 짙어진다. 골고루 잘 저어 주지 않으면 색상이 얼룩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특유의 집중력을 발휘해 IBK人들은 딱 75℃가 되었을 때 왁스를 몰드 안에 재빨리 붓는다. 열정으로 무장한 IBK人들. 이들이 함께 공유하는 온도는 어쩌면 왁스보다 뜨거운지도 모른다.
게다가 추억까지 함께 굳혔으니 이만한 선물이 어디 있을까.
공간을 환히 밝히는 소중한 존재
왁스가 굳기까지는 4~6시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왁스가 완전히 굳었을 때 몰드에서 꺼낸 뒤 심지를 정리해 주면 캔들이 완성된다. 캔들을 마주하기 위해서는 기다림이 필요하지만 IBK人들은 시간을 재촉하지 않는다. 소포로 받기로 한 최윤희 대리는 “오히려 더 설레는 것 같아요.”라며 즐거워한다. 박신영 과장과 박선미 대리는 함께 재방문하기로 약속한다. 기다림도 기쁨으로 승화시키는 IBK人의 미덕이 돋보이는 순간이다. 오늘 제작한 캔들은 IBK人들의 연말을 낭만으로 환히 밝힐 것이다. 게다가 추억까지 함께 굳혔으니 이만한 선물이 어디 있을까. 가느다란 심지로도 공간을 빛으로 가득 채우는 캔들과 함께 IBK人의 겨울이 따스함으로 가득 차길 바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