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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떠나지 말고 감상해요 랜선 미술 여행

    • 편집실
  • 아름다움은 멀리서도 전해지기 마련이다. 세계의 미술관에 소장돼 있는 유명한 작품을 시기 순으로 살펴보며 감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오랜 기간 많은 이들의 가슴에 남은 작품들은 그 자체로 우리의 마음을 환히 물들일 것이다.
  • 이탈리아 우피치미술관
  •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 러시아 푸슈킨 미술관
  • 영국 내셔널 갤러리
  • 미국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정교하게 그려진 우아한 비너스를 마주하다 이탈리아 우피치 미술관의 <비너스의 탄생>

세계에서 가장 많은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우피치 미술관. 르네상스 예술을 주도하던 이탈리아 피렌체의 명성에 걸맞게 우피치 미술관에는 르네상스의 대표 회화 작품들이 많이 소장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수많은 이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작품은 산드로 보티첼리(Sandro Botticelli)의 <비너스의 탄생(The Birth of Venus)>이다. 1485년경 그려진 이 작품은 섬세한 곡선 묘사가 우아한 비너스의 모습과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우리는 이 작품을 보통 사진으로 많이 봐 왔기에 그 크기를 가늠하기 어려운데 실제 작품의 크기는 세로 약 180cm, 가로 약 280cm로 실물을 마주하면 진짜 비너스 신이 탄생한 것만 같은 웅장함에 매료된다.

희미하게 빠져드는 단단한 매력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의 대표 미술가로는 단연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를 꼽을 수 있다. 그의 걸작 중 하나로 꼽히는 <모나리자(Mona Lisa)>는 프랑스의 국립박물관인 루브르 박물관에서 관람객들이 줄을 서서 보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작품이 탄생한 지 500여 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모나리자를 찾는 이유는 여인의 신비한 분위기 때문이다. <모나리자>는 초상화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분명히 알 수 없는 것뿐 아니라, ‘스푸마토(sfumato, 흐릿한)’ 기법을 사용하여 미소를 짓는 것인지 아닌지 묘한 느낌을 자아내는 그림이다. 또한 여인 뒤의 풍경을 대기원근법으로 사용하여, 실제 위치에 따라 원근감을 주는 것이 아닌 회화 표현으로 공간감을 나타내 독특한 분위기를 배가시켰다.

빛에 개성을 담은 색채의 예술 러시아 푸슈킨 미술관의 <흰색 수련 연못>

러시아 푸슈킨 미술관은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유럽의 예술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개관 후 개축을 했던 때가 러시아의 시인 푸슈킨 사후 100년이 되던 해였는데, 그를 기리기 위해 푸슈킨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약 67만 점의 소장품이 있으며, 그중에서도 인상파 화가의 작품이 많다.
대표적인 인상파 화가인 클로드 모네(Claude Monet)는 화가로서 경제적으로 성공한 이후 개인 정원을 가꾸는 데 매진했다. 정원에 일본식 다리를 놓는 등 동양의 미에도 흠뻑 빠져 있었다. 푸슈킨 미술관의 <흰색 수련 연못(White Nenuphars)>은 이 다리를 주제로 하는 연작 중 하나이다. 그런데 모네는 이 작품을 그릴 당시 빛의 변화에만 집중하기보다는 그의 주관적인 색채를 정교하게 담았다. 실제 풍경과는 달리 가로줄 형태의 반복으로 연못에 거리감을 느끼게 표현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어렴풋한 풍경에서 강렬한 인상을 붙잡다 영국 내셔널 갤러리의 <삼나무가 있는 밀밭>

유럽의 회화 2,3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는 내셔널 갤러리는 1824년 개관한 영국의 미술관으로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 위치해 지역의 랜드마크이자 관광 명소로 꼽힌다. 유수의 작품들을 사들인 해상무역가 존 앵거스타인(John Julius Angerstein)에게서 영국 정부가 작품을 구매하면서 갤러리를 연 것이 내셔널 갤러리의 시작이었다. 이곳에는 후기 인상파 화가인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의 작품이 일부 소장돼 있는데, <삼나무가 있는 밀밭(A Wheatfield, with Cypresses)>은 그가 특히 애정을 담아 그렸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삼나무가 강렬한 노란색의 밀밭과 대비되면서 죽음의 이미지가 드리웠다고 분석하는 이도 있다. 고흐는 이 풍경 앞에서 여러 점의 그림을 그렸는데 또 다른 작품은 미국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내셔널 갤러리에는 이외에도 고흐의 <해바라기(Sunflowers)>, 르누아르의 <우산들(The Umbrellas)>등 대중에게 친숙한 작품이 많이 전시되어 있다.

색의 순수함으로 인간의 근원을 포착하다 미국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이아 오라나 마리아>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모르는 이가 있을까. 메트로폴리탄은 상당한 규모의 작품이 소장되어 있는데, 회화, 조각, 사진 등이 약 300만 점에 달한다. 이곳에는 고흐의 친구였던 폴 고갱(Paul Gauguin)의 작품 <이아 오라나 마리아(la Orana Maria)>가 소장되어 있다. 제목의 뜻은 “당신을 환영합니다 마리아”이다. 유럽을 떠나 타히티 섬에서 작품 활동을 했던 고갱은 인간의 근원적 감정을 찾고자 했다. 그는 스스로 이 그림을 타히티 섬에서 그린 작품 중 가장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하였으나, 당시 유럽에서는 야만의 그림이라 폄하하기도 하였다. 강렬한 색채를 담은 작품으로 현대미술에 강한 영향을 미친 그는 색을 그 자체의 순수함으로 사용한 화가였다. 시작은 후기 인상파였으나 차츰 그는 자신의 화풍을 ‘종합주의’로 분류했다.